
[점프볼=이규빈 기자]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역행한 클리퍼스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LA 클리퍼스는 시즌 전 전문가의 예상에서 높은 순위로 평가됐다. 근거는 명확했다. 기존 제임스 하든과 카와이 레너드, 이비차 주바치의 빅3가 건재하고, 여기에 존 콜린스와 브래들리 빌, 크리스 폴, 브룩 로페즈 등 전력 보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처참했다. 22일(한국시간) 기준으로 클리퍼스는 4승 11패를 기록하며 서부 컨퍼런스 12위에 위치했다. 성적뿐만 아니라 경기력도 심각하다. 공격은 하든에 의존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수비는 시즌 내내 엉망이다.
지난 시즌 클리퍼스는 50승 32패로 서부 컨퍼런스 5위를 기록한 강팀이었다. 후반기 경기력은 최고였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훌륭한 경기력으로 명승부를 펼치며 7차전 승부 끝에 아쉽게 탈락했다.
그랬던 클리퍼스가 불과 6개월 만에 망가졌다. 가장 큰 원인은 수비의 붕괴다. 지난 시즌 클리퍼스 호성적의 원인은 수비였다. 평균 108.2점(전체 4위) 실점했고, 수비 레이팅은 110.3(전체 3위)였다. 공격 지표는 대부분 중위권이었으나, 수비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반면 이번 시즌에는 평균 116.3점(전체 17위) 실점했고, 수비 레이팅은 119(전체 23위)가 됐다. 공격 지표마저 중위권에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수치로 보면 클리퍼스의 부진은 당연한 결과다.
선수 구성의 큰 변화가 없는 클리퍼스가 이렇게 망가진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오프시즌 영입이 문제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 클리퍼스는 오프시즌에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폴, 빌, 로페즈, 콜린스 등 이름값은 엄청나다. 문제는 콜린스를 제외하면 노장 반열에 접어든 지 오래된 선수들이다.
'노장 리스크'가 제대로 터졌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선수들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심지어 폴, 빌, 로페즈는 이미 지난 시즌 급격한 하향세를 보인 선수들이다. 클리퍼스에서는 더 심각해졌다. 에너지와 활동량이 전무하다. 수비에서 도움은 커녕, 짐이 되는 수준이고, 이는 클리퍼스의 단단했던 수비를 붕괴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NBA 트렌드는 '활동량, 에너지'로 요약할 수 있다. 예전처럼 다수의 슈퍼스타가 힘을 합쳐 재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농구가 아닌, 주전부터 후보까지 모든 선수가 많은 활동량과 에너지로 승부하는 농구가 추세다.
대표적으로 2025 NBA 파이널에서 맞붙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그랬다. 두 팀은 보유한 슈퍼스타가 다수는 아니지만, 주전부터 벤치까지 활동량이 넘쳤고, 에너지로 상대를 압도했다.
클리퍼스는 이런 트렌드를 역행했다. 젊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아닌, 노장을 다수 영입하며 팀을 꾸렸다. 시즌 시작 전 클리퍼스의 평균 연령은 30세로 NBA 압도적 1위였다. (2위 골든스테이트 28.7세, 3위 새크라멘토 28.3세) 주전 5명의 평균 연령은 32세로 역시 1위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노인정' 클리퍼스는 1989년생 36세 노장 하든의 원맨팀이 됐다. 지난 시즌 3년 만에 다시 올스타에 선정되며 부활을 알린 하든은 이번 시즌에는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평균 26.5점 8.6어시스트 6.2리바운드로 이런 페이스라면 올스타는 당연하고, 올-NBA 팀도 유력하다.
클리퍼스의 최근 경기를 보면, 하든이 활약하면 접전을 펼치고, 하든이 부진하면 무기력하게 대패하는 경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뚜렷한 반전의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파웰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빌은 6경기 만에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고, 최근에는 핵심 3&D 데릭 존스 주니어까지 이탈했다. 복귀를 앞둔 레너드가 유일한 희망이지만, 레너드는 언제 다시 부상을 당할지 모르는 선수다.
시즌 초반부터 클리퍼스에 대형 위기가 찾아왔다. 과연 트렌드를 역행하는 로스터를 꾸린 클리퍼스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클리퍼스 영입생 성적
폴(40세) 2.5점 3.3어시스트
로페즈(37세) 6.4점 2.1리바운드
빌(32세) 8.2점 1.7어시스트 *6경기 만에 시즌 아웃
콜린스(28세) 11.7점 4.7리바운드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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