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 부진’ 프레임에 가려진 허웅의 부진, 롤 플레이어에 만족할 것인가?

민준구 / 기사승인 : 2020-11-12 03: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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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잠실실내/민준구 기자] DB가 11연패 늪에 빠졌다.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허웅 역시 보이지 않는다.

원주 DB는 지난 10월 17일부터 11월 11일까지 무려 11연패를 당하고 있다. 그들의 단일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은 14연패로 2013-2014시즌에 얻은 불명예다.

현재 상태로는 구단 최다 연패인 14연패도 가능해 보인다. 부진의 첫 번째 원인인 외국선수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2주의 격리 기간을 감안하면 당장 오늘 새로운 외국선수가 온다 하더라도 2020-2021시즌 재개 시점에 정상 컨디션이 아닐 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디온테 버튼의 복귀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시즌 중후반에 올 가능성이 높다.

DB의 11연패 원인 중 외국선수의 부진은 분명 일리 있는 부분이다. 저스틴 녹스와 타이릭 존스는 KBL 내에 있는 외국선수들 중 가장 수준이 떨어진다. 그나마 녹스가 주득점원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그에게 승리까지 이어지는 영향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DB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외국선수가 아니다. 윤호영, 김종규, 김현호 등 국내 선수들의 계속된 부상,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두경민 등 국내선수들의 존재감이 전과 다르게 저조하다.

그들 중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허웅이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저 그런 선수도 아니다. 현재 DB에 있어 에이스 롤을 받고 뛰어야 하는 선수가 롤 플레이어에 불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허웅은 2020-2021시즌, 14경기 출전해 평균 10.2득점 3,2리바운드 2.0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국내 전력이 전멸한 DB에서 허웅에게 기대하는 부분과는 거리가 멀다.

11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허웅의 공격 시도는 단 9회에 불과했다. 전반에는 아예 무득점이기도 했다. 후반 들어 3점슛을 가동하며 9득점을 기록했지만 영양가는 없었다.

좋은 외국선수, 그리고 국내선수들 사이에서 진정 자신의 빛을 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풀 한 포기 없는 팀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보통 후자의 경우 에이스로서 성장하며 팀 성적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게 된다. 허웅이 그런 상황이다.

DB는 위기라고 할 수 있지만 허웅에게는 아니다. 현재 전력상 가장 많은 슈팅, 가장 많은 패스, 가장 많은 볼 소유를 해야 하는 것이 바로 허웅이다. 누군가는 ‘스찌(스탯 찌질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허웅에게는 그런 평가를 들을 만큼 많은 역할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모습은 그렇지 않다.

허웅은 프로 입단 후 단 한 번도 정상급 가드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핵심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만큼의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 때문에 많은 출전시간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그는 1993년생으로 아직 젊고 잔부상이 많은 몸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아니다.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홀로 빛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음에도 허웅은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이 주인공이어야 할 무대에서 조연이 된다면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있을까. 현재의 허웅은 주연이 될 수 있는 조건 속에서 스스로 조연이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DB는 끈끈한 팀이다. 그동안 누구 한 명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김종규, 부상을 안고 뛰는 두경민 등 그들에게 많은 걸 바랄 수는 없다. 이제 KBL에 적응하기 시작한 나카무라 타이치에게 더 많은 걸 보여달라는 건 욕심이다. 이제는 허웅이 해야 한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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