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손대범 객원기자] LA 레이커스 피규어를 바라보는 이승준의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 선수들의 피규어를 좋아했다는 그였기에, 피규어와 농구가 한데 어우러진 아트토이 전시회는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이승준은 지난 4일, 개장을 앞두고 있던 '이어지다! #손끝으로' 전시회 현장을 찾았다.
서울 성수동 커먼그라운드에 마련된 이 전시회는 한식 브랜드 비비고가 레이커스와의 파트너십을 기념하기 위해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 작가와 마련했다. 전시회장에 들어서자, 순간적으로 그의 화보 촬영회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승준은 여전히 출중한 외모와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점프볼이 그를 만나 근황을 들어보았다.
○ 저는 레이커스 대 보스턴 세대였죠
이승준은 이날 커먼그라운드에서 아트토이 전시회를 배경으로 촬영을 가졌다. 외모만 보면 MZ 세대처럼 느껴질 정도로 동안이지만, 'LA 레이커스 대 보스턴 셀틱스 라이벌리' 시대를 언급하며 NBA 이야기를 시작하니 곧 나이가 느껴졌다. "매직 존슨, 래리 버드 그런 선수들 좋아했죠. TV에 두 팀 경기를 많이 해줬죠. 레이커스 팬은 아니었지만 매직 존슨을 좋아했습니다." 이처럼 어린 시절부터 NBA와 농구가 생활과도 같았던 그였기에 레이커스 게임저지에 부착된 한식 브랜드 로고가 남다르게 느껴졌을 것 같다. 이승준은 "되게 좋아하는 브랜드에요. 되게 맛있어요(웃음). 스폰서십을 통해 우리를 더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 이제야 감독님들 마음 알 것 같습니다
"국제학교에서 아이도 가르치고, 와이프(김소니아, 우리은행) 경기도 보러다니고, 농구도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이승준에게 근황을 묻자 "재밌게 살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자신의 활동을 술술 읊는데 예사롭지가 않다. 말그대로 1인 다역이다. 그런데 그 모든 활동의 중심에선 농구가 빠지지 않았다. 화보를 촬영한 이날도 그는 일을 마치자마자 강원도 인제로 향한다고 했다. KB국민은행 LIIV 3x3 코리아투어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며 말이다. 마흔을 넘겼음에도 불구, 그는 5대5 이상으로 많은 체력과 힘을 요구하는 3x3 무대에서의 경쟁이 즐겁다고 말했다. 필자가 "힘들진 않나요?"라고 묻자 이승준은 "힘들죠. 정말 힘들어요"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아직도 재밌어요. 몸 아직도 괜찮고요. 뛸 수 있을 때까지는 뛰어야죠!"라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그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있었다. "선수 입장과 코치 입장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예전에 감독, 코치님이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이제 조금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웃음). 선수 때는 아예 몰랐거든요. 그래도 재밌습니다. 농구 좋아하는 어린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정말 즐겁습니다. 귀엽기도 하고요."

○ 아내는 정말 대단한 농구선수
요즘 이승준을 웃게 만드는 일은 또 있다. 바로 아내 김소니아의 경기를 '직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프로농구는 한동안 관중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채 무관중 경기를 치러오다 지난 11월 11일부터 유관중으로 전환했다. 한동안 TV로만 아내 경기를 봐야했던 그는 아산, 청주 할 것 없이 우리은행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있다. "오늘은 청라에서 경기가 있어요. 거기는 아직 못 들어가잖아요. 너무 아쉬워요"라며 애틋함(?)을 전하기도 했던 이승준은 "팬들도 그러시겠지만, 저도 경기장에서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좋아요"라며 직관의 즐거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소니아는 올 시즌 16.3득점 8.1리바운드로 맹활약 중이다. 기록 자체는 지난 시즌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팀에 끼치는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기습적으로 시도하는 딥 쓰리(deep three)는 종종 대미언 릴라드를 생각나게 할 정도다.
그렇다면 남편이자 농구선배로서 바라보는 김소니아는 어떤 선수일까. "위성우 감독님이나 팀내 선배들이 정말 잘 챙겨주신 덕분이기도 하지만, 정말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많이 좋아졌어요. 볼 때마다 진짜 기분 좋아요. 여름에 정말 연습 많이 했어요. 특히 3x3는 2점과 1점 차이가 크잖아요. 그때 3점슛 연습도 많이 했어요. 덕분에 많이 좋아졌지요. 농구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에요. 그러니 실력도 좋아지죠. 단순히 직업으로만 생각했다면 그렇게 좋아지지 않았을거라 생각해요."
이승준을 인터뷰 하던 날 우리은행은 하나원큐를 대파하고 연승을 이어갔다. 시즌 초 주춤했던 경기력은 마치 옛날 일 같이 느껴질 정도. 이에 이승준은 "부상도 많았고, 주축선수들이 대표팀도 다녀오다보니 같이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케미스트리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팀 목표가 우승인 만큼 갈수록 좋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흐뭇해했다. "같이 있을 때도 농구 이야기만 한다"는 이승준. "경기 끝나면 다시 경기를 봐요. 다음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이야기하고요.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아요"라 말하는 그의 눈빛과 말투에서는 아내 김소니아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 이현중 정말 멋있지 않나요?
NBA, KBL, WKBL, 유로리그까지 가리지 않고 본다는 이승준. 그가 아내를 제외하고 요즘 가장 열심히 응원하는 선수는 바로 이현중이다. 데이비슨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이현중은 한국 농구의 미래이자, NBA 기대주다. 현지에서도 가상 드래프트(mock draft)에서 꾸준히 언급되고 있을 정도. 20대 시절, 그러니까 '에릭 산드린'이란 이름으로 미국 대학에서 플레이하고, 프로무대에도 도전했던 입장에서 본 후배 이현중은 어떤 선수일까.
"달라요. 저는 그냥 몸만 컸던 선수에요. 슛도 좋고, 영리하죠. 플레이가 남달라요. 좋은 농구 DNA도 갖고 있는 선수고요. 정말로 다른 선수들과는 달라요. 개인적으로는 이현중 선수가 지난 여름에 국가대표팀에 다녀오면서 더 좋아진 것 같아요. 특히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겨룬 상대 중에는 도만타스 사보니스처럼 NBA 올스타 레벨의 선수도 있었잖아요. 그런 선수들과 직접 겨루다보니 자신감도 얻은 것 같고요. 요즘 정말 잘 하잖아요? 득점도 그렇고 리바운드도 많이 잡아내고 있고요. NBA에 꼭 갔으면 좋겠어요. 한국 농구의 미래잖아요! 잘 될 거라 생각해요."
코로나19로 인해 예년에 비해 대회가 확 줄었지만, 이승준은 기회가 닿는 한 계속해서 대회에 출전하고 팬들과 함께 농구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 역시 체육관에서의 농구에 갈증을 느껴왔던 터. 마지막으로 그는 코로나19를 잘 이겨내고, 농구 마니아들과 코트에서 자주 만날 날을 기다린다며 독자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빨리 코로나19가 호전되어서 농구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즐기고 싶습니다. 농구하는 걸 좋아하는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농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분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같이 농구했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출처= CJ제일제당 비비고,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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