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혁, 오재현, 박성재 그리고 다음은 김선우?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8 0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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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믿고 쓰는 한양대 가드 계보 제가 이어가겠습니다.”

1라운드 10순위로 창원 LG에 지명된 김선우는 172.8cm로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 중 최단신에 해당한다. 180cm도 아니고 175cm에도 못 미치는 단신 선수가 1라운드 지명을 받아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떠오르는 선수는 2006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에 지명된 이현민(172.8cm) 정도다. 반대로 보면, 그만큼 신장을 상쇄할만한 무기를 갖췄다는 의미다.

LG가 최단신 선수를 드래프트에서 가장 첫 번째 선수로 뽑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김선우는 공 가진 선수를 막는 건 대학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다수의 KBL 관계자는 신인 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코트에 투입돼 5분, 10분을 버티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가장 기본은 ‘수비’다. 한양대 선배인 최원혁, 오재현, 박성재가 그걸 보여줬다.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선수도 자신만의 무기가 필요하다. 김선우의 최고 무기는 ‘볼 핸들러 수비’였다. 그리고 프로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1라운드 지명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지도자의 역할도 중요했다. 정재훈 한양대 감독은 김선우의 무기가 프로 무대에서 더 빛날 수 있게 4년 간 공을 들였다. 정재훈 감독의 지도 방향은 확고했다. 오래 전부터 정 감독은 “성적에는 큰 욕심이 없다. 프로에 필요한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선수가 성장하면 성적은 따라온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선수들에게 프로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걸 더 많이 강조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져야 된다고 봐요. 허웅, 허훈급 공격 재능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공격에서 롤은 크게 주어지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수비는 기본이고, 슈팅이면 슈팅, 리바운드면 리바운드, 어시스트면 어시스트 등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근휘부터 (오)재현이, (박)성재 다 마찬가지예요. 연고대급 재능은 아니지만 우리 학교에 오는 선수들도 장점 하나 씩은 갖고 있을 거란 말이예요. 그 선수의 특장점을 4년 동안 극대화시켜 프로에서 최대한 써먹을 수 있는 선수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또 그것이 지도자로서 제가 해야 될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정재훈 감독의 말이다.

정 감독은 다시 김선우의 이야기로 돌아와 “어쨌든 프로는 외국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데 대학교에서 매 경기 30점 씩 넣는 선수가 프로에서도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U리그에서 (김)선우한테 공격 몰빵을 했다고 칩시다. 그 공격력이 프로에서도 통할 까요? 쉽지 않을 거라 봐요. 그러면 다른 쪽에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프로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빠르게 캐치해서 방향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덧붙여 정 감독은 “선우한테도 아시아쿼터 필리핀 선수들이 너보다 득점력이나 개인 기량은 훨씬 더 좋지만 너가 그 선수들과 매치업이 됐을 때, 수비에서 한번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얘기해줬어요. 선우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그런 식으로 전문성을 가져야 된다고 계속 강조해요”라고 말했다.


대학농구 현장에서 김선우의 플레이를 본 한 프로 팀 스카우트는 “신장은 작지만 장점은 확실하다. 작은 신장을 상쇄할만한 무기를 갖췄다”라고 평하는가 하면, 한 농구인은 “지도자가 좋아할만한 스타일이다. 일단 코트 곳곳을 많이 뛰어다니지 않나. 수비와 궂은일도 정말 착실하게 잘한다”라고 김선우를 칭찬했다.

정재훈 감독 역시 김선우의 마인드셋이라면 충분히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도 높을 거라고 보고 있다. 


“선우도 (오)재현이처럼 농구에 참 미친 놈이에요. 외박이나 휴가를 줘도 집에 가지 않고 학교에 남아 미친 듯이 연습하는 걸 많이 봤어요. 어느 지도자가 안 예뻐할 수 있겠나 싶어요. 그래서 프로에 가서도 대학교에서도 했던 것처럼 남들보다 30분이든, 1시간이든 먼저 체육관에 나가서 개인 연습을 하고, 또 코트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벤치에서 계속 팀 분위기 올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해요. 저런 모습을 프로에 가서도 계속 보여준다면 LG에서도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사이즈가 곧 경쟁력인 농구라는 스포츠에서 또 하나의 단신가드가 높은 평가를 받으며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김선우의 컴패리즌은 악착같은 수비력을 갖춘 정성우다. 리그 최고의 가드 수비수와 이름이 함께 언급된다는 것만으로도 김선우가 어떤 수비력을 보여주고있는지 새삼 짐작할만하다.

김선우는 드래프트 단상에 올라 소감을 밝힐 때 “믿고 쓰는 한양대 가드 계보 제가 이어가겠습니다”라는 당찬 포부를 건넸다.

프로에서 “앞선 수비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하고, 코트에서는 누구보다 많이 뛰어다니고, 궂은일도 제일 많이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선우.

그의 포부대로 믿쓰한가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또 신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단신가드들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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