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절친 양동근과 김도수를 만나다 ①

강현지 / 기사승인 : 2020-05-03 07: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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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바람의 파이터’이자 유망주들의 ‘영원한 롤 모델’ 양동근이 은퇴를 선언했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쓸쓸한 은퇴에 점프볼 취재진은 물론이고, 팬들 모두가 아쉬워했다. 2004-2005시즌 데뷔해 챔피언이 결정되던 해에는 가장 많이 표지를 장식했던 레전드의 ‘현역 마지막’ 인터뷰만큼은 가장 편한 분위기에서 진행하고 싶었다. 오리온 코치 김도수를 초대한 이유다. 김도수는 양동근과 초등학교 시절부터 농구인생을 함께 걸어온 농구계 대표 절친. 30년 간 동료이자 전우로, 때로는 적으로 마주하며 지내온 김도수는 은퇴 후 지도자를 준비하는 양동근에게 어떤 덕담을 건넸을까.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5월호에 개재된 기사입니다.

 

1QTR : 첫 만남, 양동근의 설득
두 사람의 만남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뤄졌다. 농구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양동근이 초등부 실력자들이 모인 대방초로 전학을 왔고, 김도수와 짝꿍이 됐다. 당시 양동근의 키는 135cm. 허재, 강동희, 이상민의 모습에 반해 농구를 시작하게 된 양동근은 그때부터 짝꿍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우리 같이 농구하자”고.

 

Q. 서로 첫인상은 어땠나요.
동근
 전 농구를 하러 (대방초로)전학을 갔는데, 그때 도수는 일반학생으로 다니고 있었어요. 사실 첫 인상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농구를 하기 전부터 친구였고, 농구를 안 했어도 친하게 지낼 친구였어요.

 

도수  첫 인상은 제가 기억이 나는데. (동근 : 똑같지 지금이랑?) 까불까불 거렸어요. 활발하고요. 사실 동근이가 ‘농구하자’라고만 말했다면 안 했을 거 같은데, 너무 귀찮게 굴었어요. 안 한다고 했으면 매일 저희 집에 찾아왔을 정도로요. 그런데 동근이랑 같이 농구를 하다 보니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아요. 주말이면 불러내서 어디에 농구하러 가자 부르곤 했거든요. 정말 부지런하기도 했던 거 같아요.

 

Q. 당시 두 분의 실력은 어땠나요?
동근
  초등학교 때는 실력차가 안 났어요. 잘 하지도 못했고요. 학교가 잘했던 거였지, 우리가 잘한 게 아니었거든요(웃음).

 

도수  전국에서 바닥 1%였어요. 경기도 못 뛰고, 주전자 들고 다니고 그랬죠.


동근 근데 가장 오래 하는 사람이 됐네요. 그때 못 뛰어서 그런가 봐요. 못 뛰었던 거까지 다 뛰려고 울분을 토한거죠. 그때 지도해주신 선생님이 김인훈, 김병채 이렇게 두 분이었는데, 같이 했던 선수가 (김)일두였어요. 일두는 키가 175cm정도 됐는데, 형인줄 알았어요(웃음). 정말 컸죠.

 

Q. 김도수 코치는 농구하는 동안 친구 말 들은 걸 후회한 적은 없었는지요?
도수
 농구선수로 성공을 했는지, 못했는지는 늘 생각해요. 열심히 한 건 맞지만요. 농구를 안 하고, 다른 걸 할 수도 있었겠지만, 양동근만 안 만났더라면 농구를 안 했을 것 같아요. 근데 뭘 해도 열심히 했을 거 같아요. 사업을 해도 그랬을 거고요.

 

동근 뭘 해도 잘했을 친구예요. 사업은 망했을 거예요(웃음). 도수가 너무 순하고, 사람이 좋거든요. 그래서 도수의 형이 잘 도와줬어요. 도수와는 스타일이 좀 다른데, 사회생활이나 그런 부분에서 잘 도와줬어요. 그래서 다른 일을 해도 성공했을 것 같아요.


도수 형이 간 길을 따라간 거 같아요. 형은 아니면 아닌 걸 잘 짚어줬어요.

 

Q. 앙동근 선수는 다시 돌아간다면 농구를 안 한다고 하셨는데요.
동근
 이제는 돌아가고 싶지도 않아요. 하하. 지금이 너무 좋거든요. 다시 돌아가도 힘들 건데.

2QTR : 긴 시간 우정의 비결은?
잠시 어렸을 때 사진을 보자. 두 사람 모두 지금 모습과 똑같다. 양동근 인터뷰 직후 개인 SNS에 농구 시작을 같이 한 친구라며 #우리마음은언제나초딩 #변한건머리숱뿐 이라고 사진을 업데이트했다. 시간을 돌려보면 둘은 대방초에서 농구를 시작한 이후 프로 무대에서 단 한 번도 같은 팀에서 뛰지 못했다. 대방초를 졸업한 양동근은 삼선중-용산고-한양대를 거쳤고, 김도수 코치는 구로중-구로고-경희대를 졸업한 뒤 프로로 향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만난 건 군대였다. 2007년 5월 14일, 상무에 동반 입대한 것. 초등학교 이후 군 생활 외에는 교집합이 크게 없었던 이들이 어떻게 긴 시간 동안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Q. 초등학교 이후로는 함께 한 적이 없어요. 상무에서 함께 하긴 했지만요. 두 분은 어떻게 우정을 이어오셨나요?
도수
 서로 바라는 게 없었던 거 같아요. 제가 동근이가 돈을 많이 번다 그래서 ‘내 친구가 양동근이야’ 그러지 않았고요.

 

동근  이용해도 괜찮았는데. 하하. 이용을 했어야지. ‘FA 때 동근이 우리 팀에 데려오고 싶습니다’라고 했어야지.

 

도수  그렇게 했으면 유재학 감독님께 혼나지 않았을까(웃음).

Q. 아무래도 상무에서 다시 만나면서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났을 것 같아요.
도수
 그때가 사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봤을 때인 것 같아요. 밖에서 보던 거랑 하는 거랑은 또 달랐던 것 같아요. 저도 신기성 형이랑 같이 해봤잖아요? 그때랑은 또 다르게 편하고, 재밌었던 것 같아요.

 

동근 어렸을 때는 그냥 놀았다면 그때는 인생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 이런 거요. 저는 그때 결혼을 하고 들어갔으니, 이야기도 많이 해줬던 기억이나요. 도수는 (함)지훈인데, 3점슛을 쏘는 지훈이였어요. 장난도 많이 치고, 밑에 동생들이랑 도수 놀려먹기도 하고, 다른 종목 선수들과도 잘 지내고 했던 것 같아요.

 

Q. 계속 상대로 만나왔을 거 같은데, 적으로 만났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도수
 우리 팀이 잘할 때도 있었고, 못할 때도 있었지만, 현대모비스는 저희보다 한 수 위였어요. 그런데 우리 팀이 지더라도 상대팀은 동근이가 잘해서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동근  진짜 착하지 않아요? 저는 도수가 잘해서 이겼다면 더 분할 것 같거든요. 성격이 다른 거죠(웃음). 그래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욱하면 도수가 한 번 참아주고, 억눌러주거든요. 끝나면 친구지만, 경기에서 그랬다면 제 성격상 더 짜증났을 것 같아요.

 

Q. 싸우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은 없었나요?
동근
 싸울 일이 없었어요. 도수가 봐주니까.

 

도수  제가 한 세 번 정도 이야기를 하면 들어주는 스타일이거든요. 예를 들면 동근이가 라면 먹자라고 하면 ‘싫어~ ’하다가 두 번 물으면 ‘아, 안 먹는다고’ 하는데 세 번째면 ‘아우, 그래 먹자, 먹어!’라고 해요(웃음).

 

동근  정말 이런 스타일이에요. 도수가 잘 맞춰줘서. 얘는 몸 관리해야 한다고 하지만, 전 배가 고프면 못 참으니까. 하하.

 

도수  상무에서 전역할 때 10kg를 쪄서 나왔다니까요. 매일 야식을 먹어서요. 당시 전창진 감독님이 계셨을 땐데, 빼느라고 고생을 엄청했어요.

 

2편에서 계속됩니다.

 

#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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