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얼리엔트리 선언을 한 선수 외에 추가로 얼리엔트리에 대열에 합류한 선수들의 이름이 눈이 띄었다. 동국대 WISE 캠퍼스(경주)에 재학 중인 3학년 백승혁(185cm,G)도 그 중 한 명이다.
백승혁은 사연 있는 선수다. 아마 대학농구를 자주 보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단대부중, 휘문고를 졸업한 백승혁은 본래 동국대 서울캠퍼스로 입학했다가, 지난 해 말 경주 동국대 WISE 캠퍼스로 편입했다.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농구가 너무 하고 싶어서였다.
백승혁은 “서울캠퍼스에서 경주캠퍼스로 가는 사례가 거의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경주에 내려간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백승혁은 1학년과 2학년, 대학농구리그에서 각각 6경기에 출전해 평균 7분 40초, 4분 45초를 출전했다.)
“동국대에 입학한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동계 훈련을 한 번도 못 치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경쟁에서 밀렸고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내가 못해서 자리잡지 못한 건 알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더 뛰면서 농구 선수의 꿈을 이어가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 이 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결정을 내렸다. 처음에는 일본 쪽으로 진로를 모색해봤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은사님이셨던 동국대 WISE 캠퍼스 농구부 송태영 감독님께서 경주로 내려와서 운동하면 어떻겠냐고 먼저 말씀해주셨다. 비록, 2부 대학이지만 연습경기, MBC배, 종별 대회 등을 치르면서 같이 해보자고 얘기해주셨다. 이호근 감독님과 김기정 코치님께서도 내가 농구에 대한 절실함이 큰 거를 아니까 경주에 내려올 수 있도록 도움주셨다.”
경주로 내려와 2부 대학 선수로 신분이 바뀐 그는 송태영 감독의 믿음 아래 팀의 에이스 롤을 부여받았고, 지난 7월 말 전남 영광에서 열린 제80회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백승혁은 종별 대회 4경기에 나서 매 경기 풀 타임을 소화, 평균 26.2점을 기록했다.
간절함은 코트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백승혁은 코트 위를 뛰고, 뛰고, 또 뛰었다. 체력적으로 바닥난 상황에서도 동료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기 위해 모든 힘을 다 쏟았다. 순간적으로 쥐가 날 정도였다. 당시 경기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혼신을 다해 한골을 넣겠다는 열망이 참으로 눈물겹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백승혁은 “개인적으로는 종별 대회에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부상에 대한 의구심도 지울 수 있었고, 1부 대학 선수들과 맞붙었을 때 한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물론, 절실함, 간절함 만으로 꿈이 이뤄질 수는 없는 법이다. 자신의 강점을 어필해달라고 묻자 “스피드와 운동신경 만큼은 대학에서도 순위권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이건 드래프트 컴바인 때 꼭 보여줄 것”이라며 “농구적인 부분에선 저돌적인 돌파, 1대1 수비, 강한 체력이 장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평일에 학교에서 본 운동을 하고 있고, 주말에도 평소에 다니던 운동 센터에 다니면서 몸을 만드는 중이다. 9월 말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도카이대, 다이치고교와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일본 팀들과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는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를 세웠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백승혁은 그렇게 자신의 계획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자신감과 확신을 무기로 앞세워서 말이다.
“나는 아직 보여준 게 없고 검증되지 않은 선수다. 농구 관계자들이 보시면 아마 모르시는 분이 많을 거다. 그러나 이번 드래프트를 도전하면서 관계자들에게 ‘아 저런 선수도 있구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고, 백승혁이란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싶다. 농구적인 측면에서도 시원시원하게 득점하고, 투지 넘치게 뛰는 가드라는 걸 어필하고 싶다. 혹여나 드래프트에서 낙방하더라도 상심하지 않을 것이다. 절실함을 무기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거다”라는 백승혁의 다짐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백승혁은 언제 어디에서라도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얘기한다. 농구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말이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백승혁이다. 그의 간절함 꿈이 이뤄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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