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그래프] (13) 고려대 최성현 "힘들었던 대학 4년, 그 마저도 소중해"

조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2-07-13 11: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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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하고 뽑아 주세요" 2022 KBL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완생을 꿈꾸는 대학 졸업반 미생들의 농구 인생을 조명해본다.


 

[점프볼=조형호 인터넷기자] 열세 번째 미생은 고려대 최성현(G, 189cm)이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날아오를 준비 중인 최성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축구보다 즐거웠던 농구, 최성현의 인생이 시작되다
어릴 적 운동을 좋아했던 최성현은 축구선수를 꿈꿨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전북 현대 유스팀에서 활약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축구부가 있는 중학교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그의 아버지는 축구가 아닌 농구를 권유했다. 또래에 비해 좋은 신체조건을 가졌던 최성현은 아버지의 설득에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농구공을 잡았다.

최성현은 농구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코를 심각하게 다치며 1년 유급을 하기도 했다. 3개월 이상 휴식을 취했다. 그럼에도 그는 짧은 시간에 두각을 나타냈고, 양홍석(현 KT), 박진철(현 데이원) 등 고등학생 선배들과 훈련하며 기량을 쌓았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농구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 채로 열심히만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축구를 그만두고 농구를 시작하자마자 큰 부상을 당해 후회를 하기도 했거든요. 그럼에도 뛰어난 형들과 함께 훈련하며 많이 배우고 인정받으니 기분이 좋았죠. 돌이켜 보면 중학교 때 팀 성적도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최성현은 중학교 3학년 때 전국 대회를 휩쓸며 본인의 이름을 알렸다. 시즌 중반부터 4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전주남중 김학섭 코치의 부임 후 첫 제자였던 최성현은 큰 성장세를 이뤘고, 중학교 3학년 생활을 본인의 농구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떠올리기도 했다.

#빅맨과의 찰떡궁합을 원했던 최성현, 그가 고려대를 선택한 이유

전주남중의 전성기를 이끈 최성현의 활약은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이어졌다. 최성현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신입생 중 홀로 호주 NBA 캠프에 선발됐다. 오재현(현 SK), 하윤기(현 KT), 이용우(현 DB) 등 당시 최고 유망주들과 함께 선진 시스템을 경험하며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1, 2학년 당시 선배들의 부재로 경험치를 쌓은 최성현은 전주고 3학년이 된 후 팀에 3번의 우승을 선물했다. 팀의 에이스였던 그는 장신 가드로서 폭발적인 돌파와 패싱 센스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최고의 학창 시절을 보낸 최성현은 고등학교 졸업 후 고려대로 입학을 결정했다.

“중학교 때는 이기는 농구만 하다가 고등학교 때는 초반에 고학년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고등학생 때는 정승권 감독님께 투맨 게임이나 리딩도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좋은 빅맨과 합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당시 고려대에는 서정현, 박정현, 하윤기 등 좋은 선배들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고려대를 선택했죠”.

#포지션과 역할의 변화, 슬럼프로 다가오다

중, 고등학교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최성현이지만 대학 무대의 벽은 높았다. 이우석(현 현대모비스)이나 정호영(현 DB) 등 동포지션의 경쟁자들에 밀려 코트를 밟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선배들의 부상으로 기회를 받긴 했으나 팀 사정상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가져가야 했다. 열심히 훈련하며 기회를 기다렸음에도 공을 오래 쥐고 경기 흐름을 읽는 최성현의 특성상 볼 소유가 줄어들면서 자신감도 함께 하락했다.

“저한테 가장 잘 맞는 옷은 1번이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왔을 때 제가 못 보여준 것도 있고, 다른 포지션으로 나서는 상황이 많아지니까 혼란이 왔던 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4년 내내 정말 힘들었어요. 감독님께서는 제가 포지션에 비해 신체 조건이 좋으니까 전문 수비수로 뛰길 바라셨어요. 근데 저는 수비를 잘한다고 느낀 적이 없어서 제 농구 스타일에 혼란을 느꼈죠”.

시간이 흐르면서 최성현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특히 올 시즌 U-리그 단국대전과 중앙대전의 저조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의 경기 내용과 태도에 주희정 감독은 물론 대중들도 좋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제가 어리석었죠.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시위였던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 보면 어렸던 제 잘못이죠. 단국대전부터 휩쓸려서 계속 슬럼프가 이어졌어요. 동기부여도 사라지고 훈련도 제대로 못했거든요. 턴오버 하나에도 눈치가 보였고 자신감도 완전히 떨어졌죠”.

그는 이어 “마지막 두 경기를 너무 무책임하게 뛰어서 자책도 했고, 제 자신한테 화가 많이 났어요. 이번 MBC배나 왕중왕전에서 조금이라도 기회를 잡아 만회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시즌이 끝나고 잠시 쉬면서 고향에 다녀왔는데 개인 운동을 통해 몸을 끌어올렸어요. 기회가 찾아온다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라며 포부를 밝혔다.

#“100점 중의 10점” 대학 무대에서의 부진을 뒤로하고 남은 90점을 위해 달린다.

남부럽지 않은 중,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최성현은 누구보다 힘든 대학 생활을 경험했다. 특히 코트에서의 퍼포먼스가 점점 줄어들면서 그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 더 이상의 부진 없이 반전을 모색해야 프로 진출의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대학 생활은 100점 만점 중 10점이라고 생각해요. 프로에 진출한다면 지금까지 가치가 떨어지고 눈초리 받아왔던 것들을 만회하고 싶어요. 원래 이런 선수가 아니라는 것도 증명하고 싶고 제가 잘할 수 있는 농구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에요. 팀에서 언제 어디서든 활력소 같은 활약을 펼치는 게 목표입니다. 제가 보여드렸던 모습에 대해 반성하고 바뀌기 위해 노력해야 성장할 수 있겠죠(웃음)”.

“중, 고등학교 때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선수 생활을 했다면 대학교에 와서는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런 경험들마저도 소중해요. 지금 당장 프로행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토대로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싶을 뿐입니다. 올 시즌 단국대전과 중앙대전이 제 농구 인생에 가장 좋지 않은 경기였을 거라고 믿고 절치부심해야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앞날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믿어주시고 좋게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슬럼프에 빠지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최성현이지만 절치부심해 남은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과연 그가 예전의 폼을 회복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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