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중 기존 2옵션 마커스 데릭슨의 대체자로 선정돼 한국 땅을 밟은 서울 삼성 글렌 로빈슨 3세(31, 198cm)의 면면은 화려하다.
NBA 올스타 출신 포워드인 아버지 글렌 로빈슨의 재능을 물려받아 NBA에서 7시즌을 보냈다. 이 기간동안 로빈슨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새크라멘토 킹스 6팀을 거쳤다. 특히 2017년에는 NBA 올스타게임 덩크슛 챔피언이라는 굵직한 타이틀도 따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기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의 성격적인 면모였다.
김효범 감독은 5일 서울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로빈슨에 관해 "기량적으로도 그렇지만, 평소에도 선수들에게 너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나 코피(코번)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코피가 로빈슨에게 의지를 많이 한다. 코피는 로빈슨이 왜 NBA에서 오랜 시간 뛴 선수인지 존경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8일 원주 DB와의 경기 전 로빈슨과 간단한 대화를 나눴는데, 김효범 감독의 칭찬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삼성에서의 5번째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그는 근황을 묻자 "팀원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고 있다. 가장 큰 점은 내가 환영받는 기분을 느끼는 거다. 첫 날부터 모든 팀원들이 나를 반겨줬고, 내가 시즌 처음부터 있었던 것 처럼 대해준다. 우리가 몇 경기를 지기는 했지만 내가 상황을 반전시키는 에너지를 불어넣으려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 승리도 챙기면 좋겠다"고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KBL에 관해서도 로빈슨은 만족감을 표했다.
2024년 매그놀리아 핫샷즈 소속으로 필리핀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로빈슨은 "내가 필리핀 리그에 있었던 적이 있는데, KBL이 훨씬 좋은 것 같다. 필리핀 리그를 저격하는 것은 아니지만(웃음), 한국은 팬들도 재미있고 경기장도 예쁘다. 오늘이 두 번째 원정 경기인데, 경기장이 모두 좋은 것 같다"고 KBL을 설명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선배로서 선수들과는 어떤 대화를 나눌까.
"나는 NBA에서 7년을 뛰었다. 그래서 코번을 포함한 모든 선수들을 격려하려고 노력한다. 경기에서 쓸 수 있는 내가 아는 팁들을 최대한 알려주고 있다"고 한 로빈슨은 코번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코번은 일리노이 대학에 갔고, 나는 인디애나 출신이라 우리는 바로 옆에 있었다. 같은 컨퍼런스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에 이미 관계가 좀 있었던 거다"고 코번과의 인연을 소개한 그는 "그런데 나는 31살이고 코번은 아직 어려서 내가 형이 되어주려 하고, 코번도 삼성에서 두 번째 시즌이기 때문에 나를 많이 도와준다. 우리 관계는 이런 식이다. 코번과 농담하는 것도 좋아하고 재밌게 노는데, 둘 다 필요할 땐 진지해 진다"고 웃었다.
농구적인 조언에 관해서는 "코번에게는 늘 최대한 강하게 플레이하라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코번이 그의 덩치와 재능만큼이나, 언젠가 NBA에도 갈 수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공격적으로 꾸준히 플레이 하면 코번은 경기를 지배할 수 있고, 이러한 내 생각을 코번과 나누려 한다"고 코번의 능력을 높이 사는 답변을 들려줬다.
"나는 정말 운 좋게도 케빈 가넷, 블레이크 그리핀 등의 선수와도 함께 뛸 기회가 있었다. 나는 코번에게 '너도 이들 혹은 내가 함께 뛸 수 있었던 선수처럼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고도 덧붙였다.
NBA라는 꿈의 무대에서 7년을 보낸 만큼 그의 이러한 구체적인 조언에는 신빙성이 실리고, 듣는 이에게 동기부여도 될 듯했다. 긍정적인 태도와 동료를 인정해주는 자세 또한 빅 리거의 덕목에 포함 된다고 느껴졌다.
'해외파' 김효범 감독이 영어가 능통한 것도 외국 선수 입장에서는 팀 내 소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자 그는 "물론이다. 브라이언(김 감독의 영어이름)이 영어를 할 수 있어 정말 좋다. 사실 여기 오기 전에 줌 통화를 했는데, 거기서 감독님이 나를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많이 느껴서 이 팀에 오게 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또, "선수 중 몇명도 영어를 할 줄 알더라. 그래서 나도 한국어를 좀 배우고 있는데, 아직 '감사합니다'밖에 할 줄 모른다. 인터뷰를 해 줘서 '감사합니다'"라며 유쾌한 한국 적응기와 함께 짧은 한국어도 선보였다.
끝으로 로빈슨은 합류 이후 꾸준히 언급되었던 이원석과의 조합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코번과 달리 외곽 플레이가 가능한 로빈슨과 토종 빅맨 이원석이 같이 뛰면 스페이싱 등에 있어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
"이원석은 분명 재능이 있다. 이미 한국에서 국가대표로도 뛰고 있다. 나는 항상 자신감을 심어주는 큰 형이 되어주고, 이원석은 남동생처럼 나를 대한다. 경기의 많은 부분이 결국 '케미'에 관한 것이다. 아직 내가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서서히 맞가아고 있다. 남은 경기들에서 더 시너지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로빈슨도 바람을 드러냈다.
이미 경력에서 알 수 있듯 실력적인 검증을 끝낸 로빈슨에게 가장 우려되는 점은 '실전 감각'이었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6개월간 코트를 밟지 않았던 로빈슨은 27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러나 로빈슨은 5경기 평균 9.2점을 올리며 서서히 몸이 풀려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이 5연패를 끊은 8일 경기에서도 12점(3점슛 2개) 3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특히나 4쿼터에 팀 내 최다 7점을 올리며 DB의 득점 행진에 제동을 걸어줬다.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본인의 긍정적 영향을 제대로 뿜어내고 있는 로빈슨. 이대로라면 시간이 지날 수록 코치진과 선수단의 신임은 더욱 두터워질 듯 하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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