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천에 쓰여진 유도훈이란 농구역사 “끝까지, 한결같이, 최선을 다해”

김용호 / 기사승인 : 2020-12-24 15:24:5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편집부] 농구팬들은 이번 2020-2021시즌을 끝으로 하나의 팀을 떠나보내야 한다. 인천 전자랜드가 모기업의 결정에 따라 농구단 운영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 시즌을 더 치열하게 보내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이제는 전자랜드의 상징 그 자체가 된 유도훈 감독이다. 아직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했다는 건 그들만의 무언가가 있기 때문 아니었을까. 과연 전자랜드의 마지막 시즌은 어떤 스토리를 써내려가게 될까. 그 궁금증을 유도훈 감독을 직접 만나 풀어봤다.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된 글이며, 인터뷰는 11월 중순에 진행됐음을 알립니다.

영광의 선수 시절, 나는 운이 좋았다
용산고–연세대-대전 현대. 한국농구의 역사를 아는 팬들이라면 앞서 말한 농구팀들은 모두 ‘명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전통의 강호다. 유도훈 감독은 선수 시절 이렇게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그리고 우승도 숱하게 경험했다. 현실적으로 173cm라는 작은 신장이 주는 어려움도 있었을 테지만, 그는 이를 극복해내며 영광의 현역 시절을 보냈다. 하나, 유도훈 감독은 이 시절에 대해 “운이 좋았다”라고 말한다.

민준구_ 유도훈 감독의 선수 시절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호평이었다. 엘리트 라인을 거쳐 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항상 각급 말년에 우승을 많이 했다. 대방국민학교 6학년 때 전관왕을 했고, 용산중 3학년 시절에도 휘문중과 우승을 나눠 가졌다. 용산고 3학년, 연세대 4학년 때도 전관왕을 차지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현대에 입단해서도 정규리그 세 번, 챔피언결정전 두 번을 우승하지 않았나. 항상 좋은 후배들 덕분에 이런 우승의 순간들이 다 기억에 남는다. KCC 코치 때도 우승을 한 번 했다. 그래도 그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학창시절보다 프로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때는 정말 좋은 후배들이 많았던 덕분에 그런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

김용호_ 선수 생활에서 단신이라는 신체 조건이 불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스스로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농구라는 건 결국 단체 스포츠이지 않나. 우승을 하면 내 이력에는 한 줄 남지만, 그 우승까지 가기 위해서는 팀 전체가 다 잘 돌아가야 한다. 앞서 말했듯 나는 그런 면에서 운 좋게 좋은 후배들을 많이 만났다. 연세대 시절에는 나를 비롯해 정재근, 이상범, 강양택, 오성식 이렇게 베스트5였다. 그런 후배들이랑 우승을 일구는 데에 있어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경기 운영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지금같이 득점력 좋은 가드가 아니라 리딩가드가 있던 시절이었다. 앞선부터 경기 운영을 하면서 압박 수비를 하고, 팀을 이끌어야 했는데, 내가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좀 있었던 것 같다. 프로에 와서는 식스맨으로서 이겨낼 부분들이 있었는데, 조성원이나 이상민 쪽에 문제가 생기면 교체를 해주면서 수비와 리딩에 힘이 됐던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정통 포인트가드로서 악착같은 플레이를 하며 극복을 했다.

민준구_ 영광의 순간이 많긴 했지만, 실업팀 현대전자 시절에는 강팀들이 워낙 많았고, 프로에선 현대 왕조의 일원이었지만 그 시간이 워낙 짧았다. 이때를 다시 돌아본다면 어떤가.
프로 원년에 8개 팀이 참가했는데 우리 현대가 7위, 삼성이 8위를 했다. 그때는 무조건 현대와 삼성은 라이벌이었다. 농구 실력 이외의 정신력이 필요할 정도의 경기였으니 말이다. 첫 시즌에는 21경기만 치러 기아가 우승을 했고, 우리 팀은 이상민, 조성원 등을 모두 군대에 보냈을 때다. 그 친구들이 제대하고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우승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999-2000시즌까지 정규리그 3연패를 하고 은퇴를 했다. 정말 복 받은 시간이었다. 좋은 후배들 덕에 우승팀의 주장이었다는 이력이 남지 않았나. 지금 전자랜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농구팀은 한 사람이 잘해서 뭐가 되는 게 아니다. 마이클 조던이 위닝샷을 넣으려면 옆에서 데니스 로드맨이 리바운드를 잡아야 한다. 그렇게 내 역량을 조금이나마 발휘할 수 있는 공간에 있었다는 게 행복했다.

강현지_ 플레잉코치를 했던 1999-2000시즌 이후 바로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사실 그때 여자농구팀을 포함해 코치 제의가 여럿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1년 정도를 더 뛰고 싶기도 했다. 마지막 시즌에 현대에서 플레잉코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대에 남자는 생각이 제일 강했다. 결국, 그렇게 은퇴를 결정하고 북한에 다녀오던 배에서 은퇴식을 했다. 남북농구대회를 위해 비행기, 판문점 육로, 배까지 이렇게 매번 다른 방법으로 북한을 3번을 다녀왔다. 덕분에 옥류관 냉면도 먹어봤다(웃음). 그때 그렇게 배에서 은퇴식을 하는데 행복하더라. 다만, 은퇴할 때 하나 아쉬운 게 있었다면 마지막 시즌에 청주 SK에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내줬던 거다. 그 시즌에 우리는 로렌조 홀과 조니 맥도웰이 뛰었고, SK는 서장훈, 황성인, 조상현에 재키 존스와 로데릭 하니발이 뛰었을 거다. 1,2차전을 우리가 이겼는데 이후 내리 4경기를 모두 졌다. 그 아쉬움은 조금 남는다. 반지를 3개 꼈으면 좋았을 텐데….

감사한 마음 가득한 제2의 인생
유도훈 감독은 농구인으로서 쉬어간 시간이 거의 없다. 현역 은퇴 이후 곧장 코치 생활을 시작했고, 그렇게 부지런히 달리다 보니 어느덧 전자랜드에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낸 장수 감독이 됐다. 남들이 보기에는 탄탄대로라고 할 수도 있는 그의 지도자 인생. 하지만 유도훈 감독은 자신이 걸어온 제2의 인생에 감사함이 가득하다는 말을 연발하곤 한다. ‘지도자’ 유도훈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긴 세월을 보내왔을까.

민준구_ 은퇴와 동시에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지도자로의 전환이 굉장히 빨랐던 이유가 있을까.
그렇게 바로 코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고, 정말 좋은 기회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30대가 될 때까지 은퇴하고 나면 쉰다는 생각을 조금도 한 적이 없었다. 그저 코치 제의를 받은 상황이 생겼음에 감사하게 생각했다. 또, 선수로서는 태릉선수촌 밥을 먹어보지 못했으니,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꼭 대표팀에 가보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으니까.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도 있는 거 아니겠나.

민준구_ 2007-2008시즌에는 KT&G(현 KGC인삼공사)의 감독으로서 팀을 정규리그 4위, 플레이오프 4강까지 올려놨다. 이후 1년을 쉬어간 뒤 지금의 전자랜드와 인연이 시작되기도 했는데.
LG에서 코치를 하다가 KT&G로 갔는데, 솔직히 그때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할 줄 알았다. 런&건을 팀컬러로 잡으면서 예상보다 높이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이후 전자랜드에 박종천 감독님이 부임하시면서 나에게 연락했다. 코치 한 번 해보겠냐며 말이다. 내가 현대에 선수로 있을 때 박 감독님이 코치였다. KT&G 감독 생활이 끝나고 절에 다니고 산에 다닐 때인데 감사하게도 연락을 주셔서 전자랜드에 오게 된 거다.

김용호_ 이후 감독대행의 시절까지 찾아왔다. 2009-2010시즌 12연패와 함께 정규리그를 마감했는데, 그럼에도 감독 승격 제의를 받았을 때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감독으로 모셨던 분이 시즌 중에 팀을 떠나시게 되고, 나는 팀의 새로운 사람으로서 그분을 보좌하고 있지 않았나. 그래서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구단이 나를 믿고 감독 자리를 제의해주신 건 감사했지만, 처음에는 고사했다. 그런데 박종천 감독님이 ‘너라도 팀을 잘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 마음속으로는 정말 힘들었다. 이겨도 같이 이기고, 져도 같이 지는 건데, 감독을 보좌했던 코치로서 마음고생이 많았다.

김용호_ 힘듦도 있었지만, 정식 부임 첫해에는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문태종을 선발, 서태힐(서장훈-문태종-허버트 힐)의 시대를 열었다. 첫 시즌에 정규리그 2위와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성과를 남겼는데, 이때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KT&G에 이어 감독 생활은 두 번째이지 않았나. 하지만 그때와 팀 구성이 완전히 달랐다. KT&G 시절에는 성장세에 있는 선수들로 런앤건 스타일을 추구했다면, 전자랜드에서는 서장훈이 이미 정상을 찍고 조금씩 내려가고 있을 시기였다. 선수 관리에 있어 여러 가지 공부가 됐던 시즌이지 않나 한다. 그때 장훈이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승부욕을 배웠던 것 같다. 솔직히 그 당시만 해도 외부에서 보는 장훈이의 이미지는 마냥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팀 내부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장훈이는 본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면 확실하게 고치는 스타일이다. 그때도 내가 장훈이를 보며 수석코치급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정당한 건 정당하게 요구하면서 농구를 알고 했던 그런 선수였다.

민준구_ 2009년에 처음 이곳에 와 벌써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전자랜드에 이렇게 오래 있을 거라고 예상을 했나.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솔직하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우승을 한 번도 만들어주지 못한 감독이지 않나. 그럼에도 나를 계속 믿으며 맡겨주는 구단이 정말 감사하다. 사실 최근에도 ‘300승’이라는 단어가 자꾸 들리길래 처음에는 ‘300승이 지난 지가 언젠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전자랜드에서만 300승을 말하는 거더라. 이건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게 아니라 선수와 구단에 감사해야 할 일이다. 또, 인천 팬들에게도 말이다. 그래서 이번 단일팀 300승을 기록했을 때는 미안한 감정이 더 컸던 것 같다. 구단에서는 내가 1억짜리 선수를 5억짜리 선수로 만들겠다고 목표를 세우면 그렇게 해보라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줬다. 이런 상황에 정말 감사하다.

강현지_ 그렇게 오랜 세월 속에 김승환 코치와 변영재 통역은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유도훈 감독에게 어떤 존재인가.
감독은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방향성에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스태프들이 당연히 필요하다. 감독이 혼자서 맨날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는 건 아니다. 보통 회사의 조직도와 우리 팀의 조직도는 다르다. 구단 바로 밑에는 선수가 자리한다. 그다음 트레이너, 매니저, 전력분석, 코치, 수석코치 순이다. 감독은 가장 밑에 자리한다. 나무로 생각하면 감독은 땅에서 양분을 올려주는 뿌리 같은 존재다. 그리고 그 양분으로 열매를 잘 맺을 수 있도록 스태프들이 선수들에게 전달을 해줘야 한다. 감독이 열 받는다고 양분을 안 주면 코치들이 힘들어진다. 또 선수들하고 가장 친한 건 사실 트레이너들이다. 난 성격이 모난 편이라 그런지 선수들과 그렇게 친한 편은 아닌 것 같다.

 

강현지_ 사실 기자들 입장에서는 인터뷰마다 아이컨택을 하는 유도훈 감독이 스윗한 사람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모났다고 표현한 걸까.
경기를 보면 알지 않나. 어딘가에서는 ‘버럭 감독’이라고도 하더라(웃음). 사실 경기 중에 버럭 하는 건 기본이 무너졌을 때다. 항상 말하는 거지만, 기본이 지켜진 다음에 화려함이 나올 수 있는 거다. 내가 선수들에게 질책을 할 때 말을 들어보면 기본에 대한 지적만 한다. 왜 슛을 못 넣고 기술을 부리냐고 지적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리바운드를 잡으려면 그 전에 박스아웃이라는 과정이 있다. 박스아웃을 하려면 스텝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리바운드만 잡겠다고 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실 아이컨택을 하는 건 내 철칙 중 하나다.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 눈을 바라보지 않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너무 눈을 빤히 쳐다본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하. 아이컨택은 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다.

유도훈, 그는 이미 전자랜드의 팀 컬러였다
보통 한 팀의 이미지를 생각할 때 감독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하지만 한국농구 팬들은 전자랜드라는 이름을 들으면 유도훈 감독을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만큼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에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며 많은 업적을 쌓았다. 유 감독을 말을 빌어 우승을 만들어주지는 못한 감독이지만, 그에 충분히 견줄만한 팀 컬러와 성과를 정착시키고 쌓아왔다. 전자랜드만의 훈련법부터 팀 시스템까지. 전자랜드라는 팀의 운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는 유도훈 감독도 마찬가지. 과연 유도훈 감독과 전자랜드는 현재,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펼쳐나가게 될까.

김용호_ 다시 팀 얘기로 돌아오면, 전자랜드에는 그들만의 특별한 훈련법이 많은 것 같다. 역도 훈련부터 납조끼를 입는 것까지 말이다. 어떻게 이런 훈련들을 하게 됐나.
내가 어떤 선수를 지명했을 때 그 선수도 꿈을 갖지 않겠나.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 선수를 뽑아서 어떤 선수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는다. 전자랜드는 ‘성장’이라는 키워드의 팀 운영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프로라면 매년 하나씩 기술 개발을 하며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래서 강상재를 봤을 때는 속근육부터 키워야 했다. 선수들이 각기 체형이 다른데 상재는 섣불리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이 갈라지지도 않고 오히려 부상이 생기는 케이스였다. 그래서 속근육부터 잡아 순발력과 코어의 파워를 키우고자 했는데, 이 부분은 역도 선수들이 가장 좋기 때문에 훈련을 제안하게 된 거다. 차바위의 경우에는 대학 시절 파워포워드를 볼 정도로 몸이 불어 있었다. 하나, 전자랜드에 왔을 때는 슈팅가드까지 내려오게 하겠다는 내 목표가 있었다. 그래야 정효근과 강상재가 포워드라인에 설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납조끼를 입히게 됐다. 나도 선수 때 해본 훈련이라 시켰던 거다. 내가 안 해본 훈련을 선수들에게 시키지는 않는다. 무게는 점점 늘려갔는데, 심지어 그 납조끼를 입은 채로 연습경기를 뛰기도 했다. 그걸 견뎌준 차바위가 대단한 거다.

강현지_ 이현호, 리카르도 포웰, 정효근, 정영삼 등 유도훈 감독과 진한 브로맨스를 보였던 선수들이 많다. 여기에 또 개인적으로 특별하게 느껴지는 선수가 있을까.
지금 정영삼과 박찬희가 고참으로서 팀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고 있는데, 현재 최우선 목표는 김낙현, 이대헌, 전현우를 어떻게 키우느냐다. 첫째로 김낙현이 어느 선까지는 성장해줘야 전자랜드의 멤버 구성상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다음 이대헌이 신장대비 인사이드에서 김종규, 오세근, 함지훈 등을 상대로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올 시즌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비전을 위해 성적도 중요한 시간이다. 사실 이현호나 포웰 같은 선수들은 다른 면에서 잘해줬던 선수들이고, 김낙현이나 이대헌은 공격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다. 또, 더 나아가 김낙현이 상대 수비를 흔들 때 다른 국내선수들도 터져야 한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버티고 있을 때 그 옆에 문태종이나 문태영이 있기 때문에 퍼즐이 맞았던 거 아닌가. 그런 면에서 전현우는 팀의 주포 중 하나로 커야 하는데, 그 전에 수비나 리바운드 같은 기본을 갖춰야 조건에 부합할 수 있다.

강현지_ 팀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감독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렇게 긴 세월을 돌아보면 과거 구단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도, 올해 운영 종료 선언이 있었을 때도 결국 전자랜드의 선택은 재차 유도훈 감독이었다. 전자랜드와 유도훈 감독 사이에는 어떤 끈끈함이 있는 걸까.
처음 감독 생활을 시작할 때는 선수만 잘 가르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선수를 만들어서 성적을 잘 내는 건 결과뿐이지 않나. 감독은 결국 ‘운영’을 해야 한다. 그리고 농구계가 내 현역 시절에 비해 많이 어려워졌다. 이건 감독이 아니라 농구인으로서 느끼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나도 팀 운영에 대해 더 이해하면서 노력을 하고, 구단과 이해관계를 맞춰가면서 지금 이 상황에 얼마나 고마운 상황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이미 늦었을 수도 있지만, 그걸 인지했을 때가 오히려 늦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때다. 솔직하게 말하면 2018-2019시즌에는 꼭 우승을 해야 했다. 그러지 못한 게 한으로 남을 거고, 결국 이런 운영 종료 상황이 왔다는 게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선수들이 알고 있다. 그래도 지금은 우리가 전자랜드맨으로서 끝까지 달려나가야 할 때다. 선수들도 질책받으며 운동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나. 그럼에도 내 설명에 따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키워주고 싶다. 내가 선수들한테 ‘나는 감독이 아니라 농구인 선배니까 이렇게까지 한다’라며 설득을 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나를 이해해주고 뭔가 해보려 하는 선수들이 고맙다.

민준구_ 아직 전자랜드의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자랜드라는 이름은 사실상 마지막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 인천 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도 있을 텐데.
인천 팬분들을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해왔다. 그리고 올 시즌 남은 시간에도, 더 멀리 앞으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할 거다. 감독으로서 우리 선수들과 팀이 얼마나 비전이 있는지를 홍보할 역할도 있는데, 이런 목표들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 지금은 인천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만 갖자며 선수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항상 보내주시는 지지에 정말 감사하다.

강현지_ 마지막으로 고마운 분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한다.
고맙다는 말에는 항상 미안하다는 말도 포함되어 있다. 언제가 되든지 마지막 순간까지 한결같이 노력할 거다. 미안하다고 안주하고 있으면 안 되지 않나. 내 역량과 팀의 자원을 가지고 최대한 시너지를 발휘해서 비전을 만들려고 노력할 거다. 그중 한 가지로 많은 공부를 통해 외국선수 조합도 잘 맞춰나가야 하는데, 여기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 시즌을 통해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꼭 더 밝은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유도훈 감독 프로필_
1967년 4월 28일생, 대방초-용산중-용산고-연세대
1989~1997 현대전자 선수
1997~2000 대전 현대 선수
2000~2005 전주 KCC 코치
2005~2007.1 창원 LG 코치
2007.1~2008.9 안양 KT&G 감독
2009.5~2010.3 인천 전자랜드 코치/감독대행
2010~현재 인천 전자랜드 감독

# 인터뷰_ 강현지, 민준구, 김용호 기자
# 정리_ 김용호 기자
# 사진_ 홍기웅 기자, KBL 제공

점프볼 / 김용호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호 김용호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