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역대 FA 결과 요약
1997시즌부터 출발한 KBL은 5시즌을 치른 2001년 처음으로 FA 시장을 열었다. 이로부터 올해까지 20년이 지났다. 지난 20년 동안 736명(2012년 문태영, 이승준, 전태풍은 공식적으로 FA가 아니지만 첫 번째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FA로 반영)이 FA 자격을 얻었고, 462명이 계약했다.
계약한 FA 중 109명이 이적했고, 이 가운데 보상 FA는 11명이다. 사인앤드트레이드 방식으로 이적한 선수도 42명이 나왔다. FA 시장에서 이적한 비율은 32.7%다. 여기에 보상 선수로 팀을 옮긴 선수도 9명(보상 FA 11명 중 2명은 현금 보상)이 있다. FA 영향으로 이적한 선수는 160명이다.
2019년 가장 많은 56명의 FA 대상자가 나왔고, 이들 중 39명이 계약했다. 이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반대로 2004년엔 FA 대상자가 22명으로 가장 적었다. 2009년에는 가장 적은 인원이 FA 계약을 체결했는데 14명이었다. 첫 번째 FA 이적 선수는 이지승(KCC→오리온)이며, 매년 최소 1명 이상 FA 이적 선수가 나왔다.
KBL은 올해부터 원 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을 폐지해 선수들이 원하는 구단과 계약할 수 있도록 FA 제도를 손질했다. 이 덕분에 가장 많은 15명(사인앤드트레이드 이적 2명 포함하면 17명)의 FA가 이적을 택했다.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 열린 2001년 FA 시장에서 최대어는 김영만이었다. 물론 이름값에서는 허재, 강동희가 앞서지만, 이들은 은퇴를 앞둔 시점이었다. 김영만은 애초에 연봉 3억원을 요구했으나 한 발 물러서 2억 7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강동희의 2억 5000만원, 허재의 2억 원보다 많았다.
1998-1999시즌 데뷔할 때부터 최고 연봉을 받았던 서장훈이 2002년 FA 시장에 등장했다. 서장훈의 전 시즌 연봉은 3억 3000만원. 서장훈은 4억 3000만원을 제시한 원 소속 구단 SK의 제의를 뿌리치고 4억 3100만원을 받고 삼성으로 이적했다. 서장훈은 KBL 최초로 연봉 4억원 시대를 열었다.
FA 연봉 1위 자리를 지키던 서장훈의 아성을 넘어선 선수는 김주성이다. 김주성은 이미 2005-2006시즌(4억 2000만원)과 2006-2007시즌(4억 7000만원) 서장훈과 함께 연봉 공동 1위였다. 이런 김주성이 2007년 FA 시장에 나왔다. 당시에는 한 선수의 연봉이 샐러리캡 40%(2009-2010시즌부터 30%로 줄어든 뒤 2013-2014시즌부터 없어짐)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다.
김주성은 샐러리캡 17억원의 40%인 6억 8000만원에 계약했다. 만약 지금처럼 연봉 제한 규정이 없었다면 김주성의 연봉은 이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김주성은 그 이후 시즌에도 차례로 연봉 7억 1000만원, 6억 9000만원, 6억 9000만원, 7억원을 받았다. FA가 아님에도 FA 때보다 더 많았다.
김종규는 2019-2020시즌 샐러리캡 25억원의 51.0%인 12억 7600만원에 계약했다. 김주성은 KBL 규정만 아니었다면 김종규보다 12년 전인 2007년 샐러리캡 50% 이상 계약도 가능한 분위기였다. 김주성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던 2012년에도 6억원에 계약해 연봉 1위 자리를 지켰다. 주요 선수들이 데뷔할 때나 FA 계약을 맺을 때 계약기간은 보통 5년이다. 이 때문에 김주성 이전까지 FA 연봉 1위 자리는 매년 새로운 선수들로 채워졌다. 김주성은 최초로 2번이나 FA 연봉 1위를 기록했다.
2013년 FA 시장에선 연봉 1위 선수의 계약 기간에 변화가 나타났다. 자유계약 외국선수 제도에서도 영입 대상이었던 문태종이 2013년 FA 자격을 얻었고, LG는 문태종의 나이를 고려해 계약기간 1년, 연봉 6억 8000만원을 안겼다.
문태종 이전까지 FA 연봉 1위의 계약기간은 모두 5년이었다. 이후 고참 선수들인 문태영과 양동근은 2년과 3년 계약에 합의했다. 이대성은 올해 첫 번째 FA임에도 특이하게 계약기간을 3년으로 합의했다.
문태종은 전자랜드에서 보여준 기량을 감안할 때 최소 계약기간 2년을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문태종은 이를 증명하듯 2014년 FA 시장에서도 최고인 6억 6000만원으로 LG와 재계약 했다. 문태종은 최초이자 유일하게 2년 연속 FA 연봉 1위를 기록한 선수다.
양동근도 2011년에 이어 2016년에도 FA 중 연봉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김종규는 2019년 앞서 언급했듯이 역대 최초로 샐러리캡 50% 이상인 12억 7600만원에 계약했다.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 중 최초로 2018-2019시즌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었던 이대성은 또 하나의 기록을 썼다. 올해 FA 선수 중 연봉 1위에 올랐다. 이 역시 2라운드 출신 중에서는 최초다. 기존 드래프트에서 가장 늦게 뽑힌 선수는 2005년 FA 연봉 1위였던 신기성이다. 신기성은 1998년 드래프트 7순위에 지명되었다. 신기성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은 최소한 로터리픽(1~4순위) 출신이다.

FA 연봉 1위의 전체 연봉 순위
FA 선수 중에서 연봉 1위라고 해도 해당 시즌 전체 선수 중 연봉 1위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FA 연봉 1위의 해당 시즌 연봉 순위를 살펴보면 전체 1위는 9회, 3위 이내는 7번이다. 특히,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FA 연봉 1위가 전체 선수 연봉 1위였다. FA 시장에서 연봉 1위 대우를 받으면 해당 시즌 1위 가능성이 45.0%(9/20), 최소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80.0%(16/20)이다.
처음으로 전체 연봉 순위 3위 밖이었던 선수는 김병철이다. 2003년 FA 자격을 얻은 김병철은 전체 4위인 2억 8000만원에 계약했다. 2004년 FA 연봉 1위였던 조우현의 2억 5000만원은 전체 선수 중 공동 9위에 해당한다. 이들은 연봉이 적은 대신 다년 계약을 맺어 계약기간 동안 동일 연봉을 보장받았다.
당시에는 연봉을 매년 갱신하는 단년과 일정 기간 연봉을 보장 받는 다년 계약이 가능했다. 즉, 김병철과 조우현은 계약기간 5시즌 내내 2억 8000만원과 2억 5000만원을 받았다. 다년 계약을 체결하면 프로야구처럼 연봉 총액 14억원, 12억 5000만원 등을 사용 가능하다. 이 제도가 2007년 없어졌다는 건 선수에게 유리하고, 구단에게 불리하다는 걸 의미다.
2008년과 2009년 FA 연봉 1위 전형수와 박지현은 각각 2억 6500만원과 2억 8000만원에 계약했다. 이들의 시즌 연봉 순위는 14위와 13위. 드래프트 기준으로 따지면 2008년과 2009년에는 김승현과 김주성이 FA 시장에 나올 시기였다. 이들이 군 면제 혜택을 받아 2년 빨리 FA 혜택을 누렸고, 결국 어느 해보다 대어가 부족했던 시기다.
FA 보수 1위 소속팀의 성적
프로는 연봉이 곧 실력이다. FA 시장에서 최고 대우를 받았다면 그만큼 기량도 뛰어난 선수다. FA 연봉 1위 선수와 계약한 팀 중에서 플레이오프 진출과 탈락은 15회와 4회로 나뉜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 중 정규경기 우승까지 차지한 건 3회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8회, 챔프전 진출은 2회, 챔피언 등극은 1회다.
올해 FA 연봉 1위인 이대성을 영입한 오리온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 78.9%(15/19)를 바라볼 수 있다. 다만, 원 소속 구단과 재계약한 FA와 이적한 FA의 사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FA 연봉 1위 선수를 영입한 8팀 중 7팀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오리온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87.5%로 더 올라간다. 유일하게 FA 연봉 1위를 영입하고도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팀은 2010년 SK다. SK는 김효범과 5억 1300만원에 계약한 2010-2011시즌 7위에 머물렀다.


FA 대박을 친 선수답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누구 뭐라고 해도 2007-2008시즌 김주성이다. 김주성은 KBL 최초로 올스타전과 정규경기, 플레이오프까지 MVP를 휩쓸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당연히 팀을 통합우승 시켰다.
문태종도 빼놓을 수 없다. 문태종은 2013-2014시즌 LG를 창단 첫 정규경기 우승으로 이끌며 정규경기 MVP에 선정되었다. 김종규는 지난 시즌 워낙 많은 연봉을 받아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DB는 최소한 무리를 해서라도 김종규를 영입한 이유를 성적으로 증명했다. 김주성이 은퇴하자마자 2018-2019시즌 8위로 추락했던 DB는 김종규를 영입한 지난 시즌 공동 1위로 복귀했다. 김주성은 최고 연봉을 안기며 잘 붙잡은 사례이며, 문태종과 김종규는 전력 보강을 위해 FA를 잘 영입한 예시다.
서장훈은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최고였다. 2002-2003시즌 54경기 평균 38분 27초 출전해 23.76점 10.98리바운드로 평균 20-10을 기록했다. 서장훈과 비슷한 기록을 남길 FA는 앞으로 없을 것이다. 지난 시즌 외국선수상을 수상한 자밀 워니는 20.4점 10.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당시 외국선수처럼 활약했던 서장훈은 2003-2004시즌과 2004-2005시즌에도 평균 22.09점과 22.07점을 올렸다.
김효범은 SK로 이적한 2010-2011시즌 54경기 평균 33분 31초 출전해 15.19점 3점슛 2.04개를 성공했다. SK는 플레이오프에 탈락했으나 김효범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최고의 시즌이었다. 6억 5000만원에 계약해 모두를 놀라게 했던 최진수도 FA 계약을 맺었던 2018-2019시즌에는 평균 13.57득점 했다. 자신의 데뷔 시즌(2011-2012) 14.35점 이후 최고다.
이와 달리 FA 대박에도 부진한 선수도 있다. 김영만은 2000-2001시즌 평균 22.76점을 기록했으나 FA 계약을 맺었던 2001-2002시즌에는 14.41점에 그쳤고, 2002-2003시즌을 앞두고 SK로 이적했다. 유일한 신인상과 정규경기 MVP 동시 수상자인 김승현은 FA 계약 이후 결장 경기가 많았다. FA 계약을 맺기 전까지 5시즌 동안 12경기 밖에 빠지지 않았지만, FA 계약을 맺은 2006-2007시즌부터 18경기에 결장했고, 2007-2008시즌에는 절반 이상인 33경기 동안 코트를 비웠다. 김승현은 이후 40경기 이상 출전한 적이 없다.
전형수는 FA 계약 직전 시즌 평균 33분 42초 출전해 9.97점을 기록했으나, 2008-2009시즌에는 출전시간이 13분 47초로 뚝 떨어져 4.19점에 그쳤다. 출전시간 13분 47초는 FA 연봉 1위 선수 중에선 가장 적은 출전시간이다. 박지현은 FA 계약을 맺은 뒤 곧바로 동부(현 DB)로 팀을 옮겼다. 양동근과 김주성은 두 번째 FA 연봉 1위에 올랐을 때 각각 33경기와 21경기만 출전했다.

BONUS ONE SHOT | 계약 기간 내 우승 경험한 FA 연봉 1위
우승은 FA 혼자서 잘 한다고 가능한 게 아니다.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팀에서도 고참 선수를 제외한다면 한 시즌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최대 5시즌 동안 함께 하려고 FA와 계약한다. FA 연봉 1위 계약을 체결한 시즌에 챔피언에 등극한 사례는 김주성뿐이다. 그렇지만, FA 계약 기간으로 범위를 넓히면 서장훈과 양동근도 챔피언의 기쁨을 누렸다. 서장훈은 2005-2006시즌 삼성의 두 번째 우승 멤버다. 양동근은 첫 FA 계약을 맺은 뒤 KBL 최초의 챔피언 3연패 주역으로 활약했다. 두 번째 FA 계약 후에도 2018-2019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KBL 제공
점프볼 / 이재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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