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임 때만 해도 선수가 3명뿐"…부산성남초는 어떻게 '최강'이 됐나? [초등농구 결산 ②]

송현일 / 기사승인 : 2025-11-22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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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송현일 기자] 부산성남초의 올 한 해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28년 만에 소년체전 금메달을 되찾았고, 6개 가운데 4개 대회 트로피를 휩쓸며 최다관왕 왕관을 썼다. 창단 후 최고 성적이다.

무관에 그친 지난해를 떠올리면 더 눈에 띄는 성장이다. 2020년대 이후 꾸준히 전국대회 4강권을 노크한 부산성남초지만 올해 행보는 분명 특별했다. 무엇이 달랐을까.

허진성 부산성남초 코치는 초등 무대에선 보기 드문 토탈 농구 성향 지도자다. 초등농구에선 일반적으로 에이스 중심의 전술이 성적을 내는 데 더 유리하지만, 그는 늘 팀 플레이를 우선해 왔다. 2015년 팀에 박정환(現 울산 현대모비스)이라는 걸출한 재능이 있을 때도 그랬으니 말은 다 했다.

"성적이 다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농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란 걸 꼭 가르치고 싶었다."

허 코치의 이 같은 뚝심과 함께 부산성남초는 매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13년 그가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만 해도 선수가 3명뿐인 열악한 팀이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특히 2021시즌 2관왕을 차지한 이후로는 확실하게 강팀 이미지를 굳혔다.

그러다 올해 초등농구가 FIBA 성인 룰을 처음 도입하면서 부산성남초는 또 한 번 발돋움을 했다. 3점 슛이 생기면서 경기 흐름이 한층 다원화했고, 그로 인해 에이스 한 명 영향력보다 팀 전체 조직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것이 이들 팀 컬러와도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부산성남초는 올 시즌 내내 한 수 위 경기력을 뽐냈다.

올해 유독 선수 수급이 잘된 점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팀 성적이 가파르게 오르자 입부 문의하는 학생이 크게 늘었고, 그 결과 부산성남초는 올 시즌 6학년만 7명을 보유했다. "정원이 꽉 차 일부 돌려보낸 학생도 있다"는 것이 허 코치 설명.

단순히 선수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허 코치는 "평균 전력으로 따지면 올해가 부임 후 최고였다"면서 "센터 전우혁, 가드 김서진 도진수 김태운, 포워드 조민준 박경무 양태인 모두 기억에 남을 제자"라고 전했다. 부산성남초 특유의 끈끈한 팀 조직력에 선수 개개인 기량이 덧입혀지면서 이 같은 성과가 났다는 것이다.

"성적은 결국 선수들이 내는 거다. 지도자는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존재일 뿐, 올해 4관왕의 공은 내가 아니라 선수들이 모두 나눠 갖는 게 마땅하다." 

 

 

앞서 언급했듯 부산성남초가 지금처럼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위상을 되찾은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2010년대만 해도 선수 수급에 큰 난항을 겪었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인 클럽 팀 붐이 일면서는 상황이 더 어려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현재 부산성남초가 명맥을 유지하는 배경 역시 지역 내 클럽 팀들 덕분이라고. 허 코치는 "처음에는 실제로 클럽 팀에 선수를 많이 뺏기기도 했다. 그런데 상황을 다르게 인식하려고 하니 활로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라"면서 "2010년대 후반 들어 인근 클럽 팀들과 의도적으로 연습 경기를 많이 잡기 시작했다. 클럽 팀 학부모들에게 자연스럽게 우리 학교를 노출한 거다. 또 그 과정에 클럽 팀 원장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특히 노력했다. 그 덕에 클럽에서 엘리트 전향 의사가 있는 학생들을 많이 소개받으면서 선수 수급 문제가 일부 해결됐다"고 밝혔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허 코치는 그러면서 "이 모든 게 학교와 학부모님들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든 학교가 우리처럼 연습 경기를 자주 치를 수 있는 게 아니다. 비용 문제부터 해서 고려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감사했다.

허 코치는 다만 내년 팀 전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팀에 5학년 선수가 두 명뿐"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매년 선수 수급 문제로 고민이 많다. 주변 클럽 팀에서도 많이 도와 주고 있지만 항상 올해 같을 순 없다. 또 팀 성적이 좋으면 선수를 모집할 때 좀 더 유리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항상 그런 건 아니다. 특히 우리처럼 지방 팀의 경우에는 전학과 이사 문제가 함께 껴 있기 때문에 선수 수급이 더 불안정한 편"이라고 구체적으로 덧붙였다.

그럼에도 허 코치는 담담하게 웃었다.

"올해가 유난히 선수 복이 많았던 거지 우리는 늘 아쉬운 환경에서 운동해 왔다. 이것저것 핑계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부산성남초는 인원이 많든 적든 늘 기대 이상 성적을 낸 팀이라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외부 환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튼튼한 내실을 바탕으로 꾸준히 존재감을 보이는 팀을 만들고 싶다."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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