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도 역시 ‘관희타임’ 인터뷰실이 웃음 바다된 이유 “해병대 캠프라도 가야되나?”

잠실학생/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1 20: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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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잠실학생/정다윤 기자] 이관희(37, 189cm)가 팀도, 인터뷰실도 웃게 만들었다.

이번 삼성의 겨울은 길었다. 패 그리고 또 패였다. 쌓이고 쌓여 8연패였다.

삼성은 3라운드 서울 SK와 마지막 접전을 치르고 1점 차(73-74)로 고개를 숙인 뒤부터 연패의 늪으로 미끄러졌다. 그 시간 동안 팀 안팎으로 잡음도 잦았다. 바람이 거셌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그만큼 이기고 싶었다는 뜻이다.

그 겨울의 끝자락에서 베테랑이 칼자루를 쥐었다. 이관희는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서울 SK와의 네 번째 맞대결에서 승리(92-89)를 견인했다.


이관희에게도 부담은 분명했다. 팀의 중심이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안고 같은 장소에서 SK를 만났다. 상대는 자밀 워니라는 거대한 벽이었다. 여기에 이원석의 부상 이탈과 앤드류 니콜슨의 징계성 결장이 겹치며 삼성의 코트는 얇아졌다. 얇아진 전력은 보통 주저함을 부르지만 이날 삼성은 반대로 선택을 또렷하게 했다.

삼성이 꺼낸 무기는 장점인 3점슛이었다. 승부가 마지막 4쿼터로 흘러들어가자 클러치는 늘 그렇듯 가장 냉정한 얼굴로 선수를 시험했다. 특히 1점 차(86-87)로 뒤지던 종료 1분 18초. 이관희의 역전 3점슛이 림을 갈랐다. 이는 삼성의 8연패 고리를 끊어낸 묵직한 가위와도 같았다.

이관희의 역할은 슛에만 머물지 않았다. 리바운드에 가담했고 동료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유기적인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팀은 서로를 찾았다. 기록도 그 변화를 숨기지 못했다. 이관희는 14점(3점슛 4개) 8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코트를 채웠다.

경기 후 이관희는 “연패가 7연패인지 8연패인지도 모르고 시간 흘려보냈다. 감독님과 식사하면서 팀에 끼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11일) 니콜슨의 결장으로 분위기가 다운되긴 했었다. 승리를 계기로 연승해서 브레이크 기간을 맞고 싶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관희는 최고참으로서 무엇을 놓쳤는지부터 돌아봤다. 그 중심은 완장을 찬 사람만의 몫이 아니다. 이관희는 스스로를 향해 답을 내렸다.

그는 “되든 안 되든 내가 경기 안팎에서 중심을 잡았어야 했다.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코트에서의 자리를 비우는 시간에 그 부분을 노력했어야 했다. 주장은 (최)현민이지만 그 역할을 내가 했어야 했다. 그게 연패로 이어진 부분”이라며 자책했다.

이어 “그 기간동안 정신적으로 힘든 걸 스스로 놔버린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을 어떻게 끌어올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책임지고 코트 안에서 리더 역할을 하려고 생각했다”며 덧붙였다. 

이관희가 먼저 꺼낸 단어는 ‘에너지’였다. 어느 팀이나 젊은 선수, 그리고 코트의 공기를 끌어올릴 줄 아는 선수를 예뻐하는 이유도 거기에 닿아 있다.

경기가 매번 뜻대로 풀릴 리 없다. 슛은 어느 날 갑자기 림을 외면하고 흐름은 예고 없이 비틀린다. 승부의 세계는 그렇다. 그래서 더 중요한 건 팀의 온도다. 연패의 시간에는 그 온도가 더 절실하다. 한 번 식은 공기는 전술로만 데우기 어렵다. 결국 누군가가 텐션을 끌어올려 코트의 숨을 다시 붙여야 한다.

이에 대해 이관희는 “삼성의 문제는 젊은 선수들의 파이팅이 부족하다는 거다. DB에 있을 때 (박)인웅이나 김훈이 파이팅이 넘쳐서 고참들이 안 해도 분위기를 스스로 조성한다. 우리는 말도 안 하고... 그 역할을 (이)원석이나 (이)근휘가 해줘야 한다. 착해서 문제다. 나를 포함해 다같이 '해병대 캠프'를 가서 진흙탕에서 굴러야 독기가 올라오지 않을까(웃음)”라고 하며 이관희다운 농담을 던졌다.

이어 “선수들에게 얘기도 많이 했다. 나는 주로 몸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코트에서 열심히 수비하면서 에너지를 쏟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 ‘너희 안 할거야?’라며 말이다(웃음). 내가 경기 전에 상대 주요 공격수를 막겠다고 먼저 얘기하는 편이다. 선수들한테 화내기도 달래기도 했지만 결국 답은 해병대 캠프다”고 웃었다.

그런가하면 이관희의 이름에는 소란이 따라붙는다는 시선이 있다. 사정을 듣지 않고 말이다. 최근 니콜슨과의 벤치 충돌도 비슷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의 의견 충돌은 때로 팀이 이기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골목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충돌 이후다. 

이관희는 “나는 팀마다 항상 문제가 있었다. 양홍석(LG)이랑 싸운 적도 있고, 오누아쿠(전 DB)도 그렇고 트러블이 있었다. 팀의 방향과 분위기가 깨지는 상황에서, 고참이자 리더가 그런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다면 위계질서가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니콜슨에게도 장문의 문자로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미안하다고 얘기도 했다. 내가 트러블도 내지만 화해하는 것도 전문이다(웃음)”고 말했다.

이번 니콜슨의 분풀이에 대해선 “잘되기 위해서 벌어진 일이다. 아무 생각없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낫다. 다음 경기에서 니콜슨이 보여줄 거라 믿는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니콜슨을 격려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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