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학자’ 강을준 감독은 ‘수학자’로 변신 중

김호중 / 기사승인 : 2020-11-08 23: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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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김호중 인터넷기자] “수학적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고양 오리온 강을준 감독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경기가 잘 풀린 날이면 선수들이 경기를 수학적으로 잘 풀었다고 얘기한다.

이는 농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무섭게 번지는 중이다. 본의 아니게 유행어를 창시한 강을준 감독은 8일 고양 오리온과 창원 LG와의 경기 전 “수학적으로 하라는 내 말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한껏 진지해진 강 감독은 “수학적으로 하라는 의미는 확률적으로 하라는 의미다. 경기가 엉키면 이를 푼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교육을 받으면서 수학은 ‘풀린다’는 개념이 있다. 하지만 농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농구도 수학처럼 풀린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다”라고 얘기했다.

강 감독은 ‘수학적’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저희 때는 ‘산수’였다. 그래서 산수 아는 선수에게 손울 들어보라고 하면 드는 선수가 있고 안 드는 선수가 있다. (허)일영이 세대 까지는 산수를 아는데…”며 허탈하게 웃은 강 감독은 “ 분위기 쇄신을 하려고 ‘수학’이라는 용어를 도입한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지금 세대는 ‘산수’가 아니라 ‘수학’ 아닌가”며 세대 차이에 씁쓸해한(?) 강 감독은 “수학에서 더하기, 빼기로 문제를 풀듯이, 농구에서도 문제가 안 풀리면 흐름을 늦춘다든지, 패턴을 지시한다든지, 우리가 최고의 오페스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수학처럼) 찾아나가야 한다 ”라고 밝혔다.

과거 작전타임에서 했던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강을준 감독은 농구팬들에게 ‘성리(승리)학자’로 통한다. 이런 그가 이제는 ‘수학자’가 되어가는 중이다.

7일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오리온은 3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00-80으로 승리했다. 강 감독이 “수학적으로 잘 풀었다”며 만족한 경기.

8일 LG와의 경기에서는 4쿼터에 주포 허일영이 이탈, 1옵션 외국선수 제프 위디의 2득점 심각한 부진 속에서 80-86으로 근소하게 패했다. 그럼에도 이대성(15득점), 한호빈(14득점), 이승현(18득점 10리바운드)까지 어느 한 선수가 독점하지 않고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지헤롭게, 수학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수학적인 농구’, 겉보기에는 한없이 유쾌하다. 하지만 그 이면을 조금만 보면 강 감독의 농구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용어 설정부터 내면의 뜻까지 그 의미를 곱씹으면 상당히 깊은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_한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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