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체전] ‘16년 만의 금메달’ 연세대 윤호진 감독, 어떻게 침체기를 극복하려 했을까

부산/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3 23: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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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산/서호민 기자] "원래 그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지 않나. 그동안 더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내가 끄집어 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함이 크다. 선수들도 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이겨내 기특하고 고맙다."


연세대는 23일 부산대 경암체육관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남자일반부 결승전에서 국군체육부대를 95-73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연세대는 이날 승리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상무의 체전 9연패를 저지해냈다. 동시에 2009년 이후 무려 16년 만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만큼 연세대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재능의 합'은 단연 돋보였고, 또 리그에서 연패 기간과는 달리 공수 에너지 레벨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몰라보게 높아진 모습이었다.

한 동안 침체되어 있던 공격은 내외곽 어디 하나 가리지 않고 시종일관 불을 뿜었고 가지각색의 공격옵션으로 다채로운 농구를 선보였다. 그 결과 중앙대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상무를 꺾는 대이변을 완성했다.

대어 중의 대어를 낚는데 성공한 연세대 윤호진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원래 그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들인데 그동안 더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내가 끄집어 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함이 크다. 선수들도 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이겨내 기특하고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다음은 윤호진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__ 먼저 16년 만의 체전 우승 축하한다. 상무를 이긴 것도 이긴 건데 큰 점수차로 이겼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원래 그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지 않나. 그동안 더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내가 끄집어 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함이 크다. 연패로 인해 분위기가 침체됐을 때는 ‘감독 때문에 선수들이 성장하지 못한다’라는 등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 자존심이 상하는 것보다는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미안함이 컸다. 선수들도 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이겨내 기특하고 고맙다.

Q__4강전 중앙대 전이 고비였다. 고비를 잘 넘겼는데?

경기 양상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터프하게 흘렀고 무엇보다 중앙대가 너무 준비를 잘하고 나왔더라.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위기를 잘 넘겨줬고 중앙대 전을 승리하면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올라왔다. 체전 특성상 연달아 경기가 있다 보니까 준결승 끝나고는 특별하게 큰 걸 요구하기보다는 짧게, 짧게 포인트만 짚어줬다. 기존에 하던대로 자신있게 플레이하자고 강조했고, 선수들이 주문한 바를 너무나 잘 이행해줬다.

Q__결승전에서는 김승우의 활약이 컸다. 이제 완전한 주축으로 올라왔다고 봐도 될까.

아직은 배우고 있는 단계다. 슈팅의 장점을 살려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본인도 많이 노력한다. 슛이 안 들어가면 리바운드, 수비적인면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슛이야 평균치가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 믿고 있고 스트레스도 주지 않으려고 한다. 욕심 같아선 2대2 게임까지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은데 현재로선 승우의 장점이 사라지지 않게끔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아직은 조심스럽다. 승우 뿐만 아니라 (이)주영이, (이)채형이 등 나머지 주축 선수들 다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하는 농구가 끝이 아니고 더 큰 물에서 놀아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장점을 살려주려고 하고, 자신감 잃지 않게끔 도와주려고 한다.


Q__ 히든카드로 꺼내뒀던 장혁준 기용도 적중했다. 특히 공수 양면에서 에너지레벨을 높이는데 크게 한 몫했는데?

주축 선수들이 연일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해 피로가 누적됐다. 어제 저녁 먹으면서 혁준이에게 결승전에 출전 시간을 많이 가져갈 거라는 얘기를 해줬다. 리그 때는 잔부상이 있다보니 처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도 열심히 준비해왔고 또 경기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끔 야간 운동도 빠지지 않고 하는 걸 지켜봤다. 오늘 자신 있는 플레이 너무 보기 좋았다.

Q__ 홍상민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혼내면서 혹독하게 키우고 있다.

내년에 빅맨 포지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다.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가면서 안 좋은 습관 등을 고치려고 도와주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아쉬운 장면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래도 믿음에 보답을 해줘서 기쁘다. 자잘한 습관들만 잘 잡으면 내년에 골밑의 중심을 잘 잡아줄 수 있을 것이다. 본인도 지금까지 힘든 와중에도 잘 버텨왔으니까 앞으로 계속 좋아질 거라 믿는다.

Q__리그 3연패, 정기전 패배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었다. 어떻게 이겨내려고 노력했는지?

초심으로 돌아가서 한 경기, 한 경기 준비하려고 했다. 농구적인 면에서는 항상 슛이 잘 터질 수 없는 거기 때문에 슛으로만 하는 농구가 아닌 이것 저것 잘 섞어보려고 시도했다. 무엇보다 내가 부족한 걸 선수들이 다 메워주고 있는 상황이다. 리그에서 있었던 중앙대 전부터 선수들이 준비했던 걸 너무나 잘 수행해줬다.

Q__ 이번 체전 우승으로 얻은 점은?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무엇보다 연세대학교 체육위원장님을 비롯해 체육대학 교수님들께서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믿음을 주고 계신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

Q__플레이오프가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기복 없이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할 듯 하다.

열흘 남짓 기간 동안 체전에서 드러났던 문제점들을 조금씩 다듬을 계획이다. 리그 때 나왔던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고 또, 이제는 반복해서도 안 된다. 그럴 자신이 있다.

Q__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연세대 감독에 부임한 이후로 이벤트성 대회에서 우승을 해봤지만 국내에서 하는 대회에선 이번 체전이 첫 우승이다. 선수들이 시상식이 끝난 뒤 헹가레도 해주고 했는데 선수들도 처음이어서 그런지 어색해하더라. 나도 사실 어색했다(웃음). 이제는 어색함이 들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앞, 뒤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오프까지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싶다. 단국대와 8강 전부터가 시작이다. 리그 때 진 거에 대한 설욕도 해야한다. 딱 3경기 올인하겠다.


#사진_양윤서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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