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우한(중국)/민준구 기자] 첫 패배의 아픔에 주눅 들지 말자. 그러나 웃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8월 31일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B조 예선 아르헨티나 전에서 69-95로 패했다.
26점차라는 결과만 보면 세계 강호와의 상대에서 그리 큰 점수차가 아닐 수 있다. 아르헨티나처럼 대단한 팀과의 승부에서 비교적 적은 점수차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준 뒤 26점차로 패했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 일이다.
아르헨티나는 전반까지 대한민국의 도전에 당황했다. 1쿼터 한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고 이정현의 연속 득점에 주춤했다. 그러나 후반부터는 일방적인 승부가 이어졌다. 아르헨티나는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패스쇼를 선보였고 지친 대한민국은 쫓아갈 힘을 찾지 못했다.
대한민국이 준비한 농구는 이날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수비는 소극적이었고 공격 역시 완벽한 기회에서도 패스하는 아쉬운 장면들이 수차례 나타났다. 준비한 것들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채 패했다는 사실이 26점차 패배보다 더 아프게 다가왔다.
세계무대에서의 패배는 대한민국에 있어 낯설지 않은 결과다. 1994 캐나다세계농구선수권대회 이후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오히려 승리가 낯설어야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패배는 큰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월드컵에 맹목적으로 승리만을 바라고 온 팀은 아니니까. 한 경기, 한 경기 경험을 토대로 발전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득이 될 수 있는 대회다.
패배라는 단순 결과보다 더 중요한 건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번 월드컵에 나섰는지다. 패배란 어떤 팀에는 자연스러울 수 있고 어떤 팀에는 전쟁에서 패배한 것처럼 잔인할 수 있는 결과다. 패배는 국가의 자존심을 건 승부에서 졌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고 사기가 꺾여서는 안 되며 투지를 잃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웃음은 더욱 금물이다.
아르헨티나 전을 마친 선수단 중 대부분은 아쉬움과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는 실망감으로 표정을 구겼다. 적은 수였지만 20여명의 응원단이 목청이 터지도록 응원했고 그들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안함이 가득했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걸 비난하는 건 너무도 냉정했다. 하나, 몇몇 선수는 웃음기를 머금은 채 코트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왔다.
차가운 미소, 즉 냉소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좌절감을 맛본 표정은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이 보인 투지에 먹칠하는 장면이었다.
손흥민처럼 무조건 눈물을 보이라는 건 아니다. 그걸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월드컵에 대해 얼마나 진지함을 가지고 나섰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대한민국은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항상 나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팀이다. 주어진 소중한 기회와 패배의 교훈을 웃음으로 대처한다는 건 늦은 시간 대한민국을 열렬히 응원했던 팬들에게 너무한 일이 아닌가 돌이켜봐야 한다.
주눅 들지 말자. 그러나 웃어서는 안 된다.
# 사진_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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