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세계의 벽은 역시나 높았다. 25년 만에 세계대회 1승을 목표로 삼았던 대한민국은 조별예선에서 3전 3패를 기록했다.
세계와의 격차를 실감한 건 한국만이 아니다. 야오밍의 은퇴 후 세계무대에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국대표팀 역시 1승 2패를 기록,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중국은 농구월드컵 개최를 확정한 이후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협회부터 선수단까지 각고의 노력을 이어왔다. 실제 중국농구협회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대표팀을 2019 NBA 서머리그에 파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전부터 중국농구협회는 대표팀을 1군과 2군으로 나눠 이원화를 진행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도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이번 월드컵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전국이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대표팀은 광저우로 이동, 중국(6일)·코트디부아르(8일)과 순위결정전을 이어간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중요한 대회다. FIBA는 대회 개최에 앞서 각 대륙 최상위 성적을 낸 팀에게 올림픽 티켓을 자동 부여할 것이라 공언했다. 이와 함께 상위 16개 팀에 들어야 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할 자격이 주어지는 상황이다. 아시아 대륙의 경우, 이번 월드컵 출전국 모두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순위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때문에 사실상 이번 순위결정전은 아시아 대륙의 도쿄올림픽 예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이 중국과 일전을 치를 예정인 가운데 이란 역시 필리핀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에 서로의 맞대결이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가운데 개최국 중국은 이번 순위결정전에서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의 성적으로 자존심을 세우겠다 벼르고 있다. 4일(이하 한국시간) 베네수엘라와 경기 후 야오밍 중국농구협회장은 “그간 많은 준비를 해왔기에 조별리그 탈락이 매우 뼈아프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리의 목표는 도쿄올림픽 출전이다. 순위결정전으로 밀려났어도 목표는 여전히 같다”는 말을 전했다. 중국대표팀 최고참인 이첸리엔도 같은 날 “다음 2경기는 우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조별리그 탈락은 아쉽지만 지금부터는 탈락의 아픔을 잊고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번 순위결정전에서 도쿄올림픽 출전권 확보가 우선이다”는 말로 순위결정전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중국 현지에선 이번 농구 월드컵이 31살의 이첸리엔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이첸리엔은 마지막 베네수엘라와 경기 직후 아쉬움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는 후문. 이첸리엔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평균 29.7분 출장 18득점(FG 50%)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투했다. 물론 이첸리엔 역시 마지막 베네수엘라와 경기에서 상대의 조직적인 수비에 가로막혀 고전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까지 베네수엘라의 인사이드를 파고드는 등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후배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첸리엔은 이날 경기 29분을 뛰며 11득점(FG 42.9%)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04년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첸리엔은 중국농구의 흥망성쇠를 같이 해온 선수다. 2000년대 초반 야오밍의 등장으로 세계무대에서까지 경쟁력을 드러냈던 중국은 야오밍의 은퇴 후 급격한 하락세를 경험해야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이첸리엔에게로 쏟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첸리엔은 2007 신인드래프트 전체 6순위로 밀워키에 지명되는 등 야오밍의 후계자였다. 하지만 중국대표팀 내에서 보여준 영향력은 미미했고, 이는 중국농구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후 중국농구는 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회복했다. 이첸리엔을 중심으로 저우치와 궈아이룬 등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와 아직은 격차가 있음을 실감했다.(*이첸리엔은 NBA 정규리그 272경기에서 평균 22.2분 출장 7.9득점(FG 40.4%)을 기록했다)
중국은 이첸리엔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 저우치와 궈아이룬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2016 신인드래프트 전체 46순위로 휴스턴에 입단한 저우치는 올해 8월 중국리그로 돌아오기 전까지 휴스턴과 G-리그에서 미국 농구를 경험했다. 저우치는 미국 진출 후 벌크업에 성공해 체격적으로는 한눈에 봐도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여전히 미숙함이 많았다. 궈아이룬도 2016 리우 올림픽을 기점으로 유럽 리그와 NBA 진출설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등 중국대표팀의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다만 조별리그에선 상대 수비에 가로막혀 득점 마무리가 아쉬웠다. 경기에서 보여준 볼 핸들링과 돌파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했지만 정작 중요한 효율성이 떨어졌다.(*궈아이룬은 조별리그 3경기 평균 21.9분 8득점(FG 34.5%)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부진이 이번 순위결정전까지 이어지리란 보장은 없다. 2015년 창사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을 비롯해 중국은 홈 텃세가 비교적 심한 중 나라 중 하나다. 이에 그간 중국 원정은 언제나 우리에게 많은 어려움이 따른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한국대표팀은 예선을 치르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미 월드컵 개막 전에 김종규와 최준용이 부상을 입으면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조별리그에선 이대성과 이승현까지 발목을 다쳤다. 그간의 피로가 누적된 것이 선수들의 부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어려움이 많이 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한국대표팀이 중국대표팀을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한국과 중국의 순위결정전 첫 경기는 6일 오후 9시에 시작된다.
#사진-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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