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광저우(중국)/민준구 기자] “이번 월드컵이 농구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8일 중국 광저우 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순위결정전 M조 코트디부아르와의 최종전에서 80-71로 승리했다. 25년이라는 긴 좌절의 세월을 끝맺음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찬희가 있었다.
박찬희는 이날 14득점 6어시스트 2스틸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약점으로 꼽힌 점프슛은 던지는 족족 림을 갈랐고 허를 찌르는 돌파 역시 일품이었다. 코트디부아르는 박찬희의 손과 발에 허우적거리며 패배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승리 후 박찬희는 “5년 전에도 월드컵에 나왔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월드컵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전력을 다했지만 아마 팬들이 보시기엔 많이 부족한 경기였을 것이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각자 팀을 위해서, 한국 농구의 발전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월드컵 14연패를 끊는 역사적인 순간의 중심에는 박찬희가 있었다. 그는 코트 위의 에너자이저로 이정현과 이대성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채웠다. 그러나 박찬희는 만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전을 보면서 절대 쉽지 않을 거라 봤다. 신체조건도 월등하고 또 우리도 부상을 많이 당했다. 그 와중에 준비를 많이 했다. 이런 업적을 이뤄서 기쁘긴 하다. 하지만 더 빨리 이겼으면, 순위결정전이 아니라 조별리그에서 이겼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박찬희의 말이다.
사실 박찬희는 갑작스럽게 대한민국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첫 15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김상식 감독이 경험을 중시하면서 박찬희의 이름을 12인 명단에 넣었다.
박찬희는 “막판에 힘든 경기를 하느라 많이 지쳤다. 체력은 그전부터 운동하며 괜찮았는데 경기 감각이 부족했다. 시즌 끝나고 오랜만에 하다 보니 경기 감각을 찾으려고 했다.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이 나와서 다행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찬희의 월드컵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4 스페인농구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태극기를 가슴에 품었다. 두 대회 모두 기쁨보다 아픔이 더 많았지만 배운 것도 있었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오면 항상 힘들다. 선수들에 따라 책임감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나는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 이번 대회는 특히 힘들었다. 여론도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의 플레이를 못한 게 아쉬웠다. 나 또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서 힘들었다. 경기를 못하면 당연히 질타를 받는다. 그런 부분에서 저희가 저희 플레이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질타를 받으니 더욱 아쉬웠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뛰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다시 실감했다.”
대한민국의 농구는 월드컵 진출에 멈춰 있다. 2라운드 또는 8강 이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그 변화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하며 박찬희 역시 이에 동의했다.
박찬희는 “단기간에 바뀌는 건 힘들 것 같다. 국제 대회를 보다 보면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개인 기량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어린 시절부터 연마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농구하는 사람 모두와 KBL에 있는 사람들, 유소년을 지도하는 사람들이 앞으로의 청소년 농구에 선진적인 교육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신껏 자신의 메시지를 전했다.
끝으로 박찬희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정말 많은 걸 느꼈다. 농구라는 스포츠 자체에서 우리가 뒤떨어져 있다는 걸 말이다. 대한민국 농구가 더 발전하기 위해선 이 대회를 계기로 많은 부분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 사진_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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