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BA WC] 체코의 8강 진출, 그리스는 왜 '12점 차'가 필요했을까?

현승섭 / 기사승인 : 2019-09-10 11:23: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현승섭 기자] 경기는 졌지만, 결과적으로 이긴 팀이 있다? K조에서 마지막에 웃은 팀은 체코가 됐다.

체코는 9일 중국 선전 베이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월드컵 2라운드 K조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77-84로 패배했다. 8강 토너먼트 진출팀이 일찌감치 결정된 다른 조와는 달리 K조는 2라운드 마지막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던 유일한 조였다. 미국이 8강 토너먼트 진출에 가장 가까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조차 탈락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리스, 미국, 브라질, 체코는 끝까지 각축전을 벌였다.

체코의 2라운드 마지막 상대는 그리스. 체코는 그리스에 승리를 내줬지만, 오히려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팀은 그리스였다. 뒤이어 브라질이 미국에 패배(73-89)했다. 그리스, 브라질, 체코의 전적은 모두 3승 2패. 그런데 K조 최후의 승자는 체코가 됐다. 왜 그렇게 됐을까?

FIBA 공식 대회에서 승점이 동률인 팀들의 순위 분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연관된 팀 간 경기에서의 승패(=상대전적 승패)
(2) 연관된 팀 간 경기에서의 득실차(=상대전적 득실차)
(3) 연관된 팀 간 경기에서의 각 팀의 총 득점(=상대전적 총 득점)
(4) 그룹 내 득실차
(5) 그룹 내 각 팀의 총 득점
(6) 무승부(이 단계까지 온 팀들은 1번부터 다시 재분류)

농구월드컵에서 1라운드 성적은 2라운드에 반영된다는 점도 유념하며 세 팀의 상대전적을 살펴보자.

<그리스, 브라질, 체코의 1, 2라운드 상대전적>
브라질(승) 79-78 (패)그리스
브라질(패) 71-93 (승)체코
체코(패) 77-84 (승)그리스


(1) 연관된 팀 간 경기에서의 승패
- 세 팀은 서로 물고 물리며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했다. 만일 체코가 그리스를 이겼다면 브라질-미국전 결과와 무관하게 자력으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었다.
※ 그리스가 체코를 이긴 상태에서(그리스, 체코 각각 3승 2패) 브라질이 미국을 이겼다면, 상대전적에서 미국에 앞선 브라질(4승 1패)이 조 1위로 진출할 수 있었다.

(2) 연관된 팀 간 경기에서의 득실차
- (2)를 통해 체코의 조 2위, 그리스 3위, 브라질 4위가 결정됐다. 그리스는 체코에 7점 차(84-77)로 이겼지만, 득실차에서 체코에 9점을 뒤졌다. 그리스는 순위를 뒤집으려면 ‘5점 차’가 더 필요했다. 즉, 그리스는 체코와의 결전에서 '12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 했다.

그리스는 4쿼터 초반까지 체코에 10점 차 내외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4쿼터 중반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공격자 반칙에 의한 5반칙 퇴장으로 상황은 확 뒤바뀌었다. 아데토쿤보의 퇴장 이후 체코는 파상공세에 나서며 한때 2점 차까지 그리스를 추격했다. 8강행 티켓을 가운데에 둔 줄다리기의 승리는 체코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리스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4쿼터 5.1초가 남은 상황에서 닉 칼레테스가 우측 45도에서 쏜살같이 3점슛을 꽂았다. 점수는 84-75, 9점 차. 만약 '(4) 그룹 내 득실차'가 (2)보다 우선순위에서 더 높았다면 그리스는 이 점수 차를 지키기만 해도 됐었다. 당시 칼레테스의 3점 슛으로 그룹 내 득실차 부문에서 그리스가 체코를 역전했기 때문이다(그리스 : +23, 체코 : +20).

그러나 그리스는 3점 차가 더 필요했다. 그리스는 파울 작전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야로미르 보하칙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보하칙의 자유투 2개는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84-77. 경기는 그리스가 이겼지만, 네이스미스 트로피에 한발 다가선 팀은 체코였다.

그리스는 2018-2019시즌 NBA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앞세워 내심 우승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NBA보다 좁은 코트를 사용하고 수비자 3초 바이얼레이션이 없는 농구월드컵에서 아데토쿤보의 위력은 감소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빅맨진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렇게 그리스의 야망은 2라운드에서 잠재워졌다.

한편, 체코의 약진이 눈부시다. 빼어난 조직력과 더불어 토마스 사토란스키-야로미르 보하칙 듀오의 강심장이 빛을 발하고 있다. 8강 상대는 프랑스와의 명품 경기에서 승리(100-98)하며 5전 전승, 당당히 L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호주. 체코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호주에 어떻게 맞설까? 체코와 호주는 11일 상하이에서 만난다.

#사진_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현승섭 현승섭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