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최설 인터넷기자] 지난 7월에 열린 ‘국민대학교 총장배’ 전국 대학 아마추어 농구 대회(제37회)는 모두 12개의 여대부 농구팀들이 참가했다. 지난 3년간 여대부 농구팀은 8개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엄청난 증가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여성 농구동호회 수는 상대적으로 남성들보다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에서 매주 모임을 갖는 ‘베이즈’도 그 중 하나다.
일요일 오전 10시, 경기도 구성역 부근 업스포츠 실내 체육관에는 20여 명의 여성들이 모여든다. 여성농구동호회 ‘베이즈’ 회원들이다. 모두 농구가 좋아서 직접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뭉친 여성들이었다. 2018년도 4월에 창단한 베이즈는 20~30대 연령대의 여성들로 구성된 팀이다. 수영강사, 간호사, 바둑기사, 교직원, 프로그래머, 은행원 등 직업도 다양했다.
‘베이즈’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회원을 모집 중이며, 농구를 통해 다양한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농구는 순간적인 움직임과 거친 몸싸움이 많아 부상 위험이 큰 스포츠 중 하나다. 그러나 이들에게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눈치였다.
베이즈 회원 김민선(30) 씨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요, 다 부상 위험이 있다고 봐요. 게임을 하다 보면 슛을 하면서 수비수 때문에 넘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아픈 것보다 자유투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기분이 더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골을 넣었을 때 들을 수 있는 그물소리’, ‘(5명이)하나가 되어 상대를 막고, 이어진 공격을 성공시켰을 때 느끼는 성취감’, ‘드리블이 재밌어서’, ‘스웩(멋)이 있어서’ 등 농구를 좋아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었다.

이들은 종종 야외코트에서 농구할 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남성분들과도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이 커요, 하지만 팀을 구성하고 경기를 진행하는데 저희는 배제될 때가 있어요. 또, 2대2, 3대3 경기를 한다 해도 설렁설렁 움직이거나, 봐주면서 하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재미가 없죠. 저희는 부딪히며 진지하게 하고 싶은데….”
물론 그들도 힘의 차이가 있으며, 충돌 시 발생할지 모르는 부상을 방지하고자 하는 마음도 잘 알고 있었다. 현시점에서는 본인들의 실력도 남성 동호회보다는 조금 부족하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베이즈 활동이 더욱 소중하다고 전했다. 농구를 잘 하지 않더라도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고 격려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성 농구 모임이지만 베이즈 회원 중에는 소수의 남성들(5명)도 존재한다.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뛰는 그들의 존재가 궁금해 물어보니, 그들은 실력 향상을 취지로 영입한 남성 코치들이었다. 베이즈 모임 규칙에 따라 남성들은 코치 역할을 맡는다. 코치들 또한 농구를 좋아하고 최선을 다해 가르쳐 줄 열정만 있다면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다.
총 2시간 30분의 긴 운동시간 동안, 첫 1시간 30분은 코치들이 준비한 연습 프로그램으로 진행이 되고 나머지 시간에는 여성회원들끼리 3대3, 5대5 실전경기를 펼치며 배운 것을 적용해 본다.
운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모두가 진지하게 임한다. 전문적인 코치와 선수들은 아니지만 하나라도 더 알려준다는 마음과 더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잘 맞아 떨어져 모임의 질을 높였다.
베이즈 회장인 신지희 씨는 “여자들이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지며 해보며 만들게 되었어요. 매주 일요일 아침, 어떻게 보면 각자의 생활이 있고 주말에는 쉬고 싶은 마음이 클 텐데도 화장 안 한 얼굴로 나와 열심히 운동하는 것을 보면 뿌듯해요”라고 말했다.
베이즈의 곽동환(31) 코치는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시절까지 12년간 농구를 해온 농구인 이었다. 최근에는 유소년 스포츠 강사로 경력을 쌓고 있다는 그는 “여성들의 농구 열정이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며 “나보다 회원들의 열정이 더 큰 거 같다”고 말했다.
베이즈 모임 유투브 & 인스타그램 주소
> 유투브 채널 : 베이즈 검색
> 인스타그램 : __.bades.__

신지희 회장과의 일문일답
Q. 여성농구모임(베이즈)을 만들게 된 시기와 계기는?
2018년도 4월에 처음 만들게 됐어요. 일을 그만두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했을 때였죠. 어렸을 때부터 운동에 소질이 있었고,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막연히 여성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시간이 나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점심시간에 맞춰 집 근처 중고등학교 운동장에 찾아가 보았죠. 운동장에는 온통 남자학생들 뿐이더라고요. 여자학생들이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입고 있는 치마(교복) 혹은 다른 환경 때문에 못하는 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여자들이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지며 해보며 만들게 되었어요.
Q. 농구란 종목을 선택한 이유는?
모임을 만들기 전까지 농구를 알지도 해보지도 않았어요. 다만 한 종목을 정하고 모임을 시작해 보는 게 좋을 거 같아 여러 스포츠를 알아보았는데, 축구는 인원이 많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야구는 장비가 너무 많이 필요했죠. 반면 농구는 공 하나로 단 두 명만 있어도 공격과 수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시작하는 만큼 인원이 많이 모일 거라고 생각을 안 해서 적은 인원이 모이더라도 큰 무리 없는 종목을 골랐던 것이 바로 농구였어요.
Q. 1년 넘게 모임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현재 모임에 가입한 여성회원만 40명이 넘어요. 모임을 시작하고 주변사람들이 얼마나 모이겠냐고 걱정을 하셨는데, 생각한 것보다 많은 여성분들이 찾아주셨고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주시는 거죠. 너무 고마워요. 매주 일요일 아침, 어떻게 보면 각자의 생활이 있고 주말에는 쉬고 싶은 마음이 클 텐데도 화장 안한 얼굴로 나와 열심히 운동하는 것을 보면 뿌듯해요.
Q. 모임을 운영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너무 많아 딱 두 가지만 뽑을게요. 지금은 실내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지만 초반에는 야외에서 시작했어요. 여성들이 모여 야외 코트를 잡고 운동을 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죠. 남자 분들이 와서 ‘방해가 되니 비켜달라고 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했었죠. 하지만 우리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어요. 신기해하면서도 ‘대단하다’라는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고 똑같이 ‘농구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대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감격을 받았어요. 또 다른 하나는 모임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여러 직업군에 여성분들이 모여 있어요. 대학생, 바둑기사, 현대무용 그리고 교직원 등 말이죠. 이러한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지금도 정말 행복해요.
Q. 모임을 운영하는데 어려운 점은?
음. 실내체육관을 대관하는데 어렵다는 거? 너무 구식이에요. 중학교, 고등학교 행정실에 전화를 하고 결국 직접 찾아가 서류를 제출해야 되요. 그러고 나서 추첨하는 날에 또 방문하여 참석해야하죠. 대부분 시간도 오후고 학교마다 제 각각 달라 너무 힘들어요. 학교 체육시설 대관에 관한 통합적 인터넷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절실히 느껴요. 그 다음으로는 안타까운 감정이에요. 저는 운동을 하면 모두가 건강해지고 체력적으로 튼튼해 질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농구는 정말 부상위험이 높은 운동이더라고요. 회원 분들이 넘어지고 다치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미안하죠. 저도 농구를 하면서 병원을 정말 많이 다니거든요.
Q. 회원들(남성,여성 모두)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직도 여성 회원 분들이 야외에 혼자 나가 농구를 한다는 것을 두려워해요. 더 당당해지길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안 다치며 즐겁게 오래 농구를 했으면 좋겠어요. 남자 코치 분들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큰 보상도 받지 않은 상황 속에서 너무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시고 참여해주세요. 저 혼자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시죠. 도움을 너무 많이 주셔서 언젠가는 보답해드리고 싶어요. 더 바라는 건 없어요. 나가지만 말아주세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두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운동 열정은 대단해요. 우리 남자 코치 분들이 처음 모임에 들어와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 ‘열정이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에요. 저의 인터뷰를 본 남자 분들께선 농구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에서도 여자들이 주변에서 머뭇머뭇 거리는 걸 본다면 다가가 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 바란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공간을 한 번 만들어주세요. 여자들도 운동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사진=베이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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