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노경용 객원기자] 2019-2020시즌 KEB하나은행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2012년 9월 전신인 신세계 쿨캣을 인수한 이후 플레이오프 무대는 남의 집 잔치였다. 지난 시즌도 5위(12승 23패)에 머무르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KEB하나은행은 암흑기를 탈출하기 위해 지난 3월 상무(국군체육부대) 농구단을 지도해왔던 이훈재 감독을 선임하고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코치를 담당하며 팀 사정에 밝은 김완수 코치와 재계약, 그리고 서울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시준을 새로운 코치로 선택했다.
지난달 속초에서 막을 내린 2019 KB국민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는 새롭게 선보이는 이훈재 사단의 첫 번째 시험무대였다. WKBL 3x3 트리플잼 1차·2차 대회를 우승한 적이 있지만 정규 시즌과 다른 경기방식으로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엔 조금은 부족했다. 이내 박신자컵 예선에서는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과 김천시청에 손쉬운 승리를 거뒀지만 프로팀과 경기는 매 경기 종료 직전에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험난한 승부 끝에 결승전에 올랐다.
新 라이벌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부산 BNK와의 결승전은 WKBL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드라마틱한 승부였다. 2차 연장 끝에 89-87로 승리하면서 KEB하나은행은 2년 연속 의미있는 우승을 차지했다. KEB하나은행의 코칭스탭은 “사실 그 동안 전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다가 후반에 어이없게 패하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접전의 상황에 승리를 거뒀다는 부분이 긍정적이다”라고 자평했고 외부에서도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렇게 심상치 않은 기운을 보여주는 KEB하나은행 변화의 중심에 이훈재 감독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선수단이 보여준 파이팅이 두 코치의 시너지 효과라는 평가도 있다. 다가오는 2019-2020시즌을 위해 열심히 훈련 중인 김완수, 이시준 코치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눠봤다.

Q. 늦었지만 박신자컵 우승을 축하합니다. 이번 우승은 어떤 의미인가.
김완수 : 2018 박신자컵도 우승을 했었지만 시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방심할 수 있는 우승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쁜 일이었지만 가능성을 점검하는 기회였지 실력을 확인하는 기회는 아니었다.
이시준 : 의미를 크게 생각해보진 않았다. 그저 이훈재 감독님과 김완수 코치님을 보좌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아직 WKBL 경험이 없기 때문에 뭐라고 평가할 만큼이 안 된다.
Q. 두 코치는 이전에도 인연이 있었나.
김완수 : TV에서만 보던 스타선수였다. 프로 선수를 했던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코트에서 마주칠 기회도 없었던 사이다.
이시준 : 학번이 6년 정도 차이가 나서 선수생활을 했던 시기가 다르다. 출신 학교라도 같았으면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기회가 있었을 텐데 전혀 없었고, WKBL 경기를 통해 TV에서만 보던 선배였다.
Q. 처음 대면했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이시준 : 주변 사람들한테 좋은 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었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진짜였다. 여자농구에 오래계신 분이라 마주칠 기회도 없었고 실제로 만난 건 구단에 인사할 때가 처음이었지만 지금은 믿고 따르는 선배님이시다.
김완수 : 너무 칭찬만 해줘서 대답이 부담스럽다. 첫 인상은 잘생겼다(웃음). 듣는 것보다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 여기저기 물어보진 않았다. 이제 함께한 지 5개월 정도 됐는데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에 편한 사이가 되고 있다. 합을 맞춰가는 사이다. 시간이 걸려야 하는 문제겠지만 좋다.

Q. 여자농구 무대에 입성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이시준 : 프로를 은퇴하고 남자 중등부와 고등부에 1년 6개월 동안 코치로 활동한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계속 배워야 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여자농구는 삼성생명 선수들 말고는 아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전혀 몰랐다. 사춘기 아이들을 지도한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훈련 시간을 함께 하면서 몸싸움 훈련에선 어느 정도 힘으로 부딪혀야 하는지 혹시 신체 접촉에 대해서 불쾌해하지 않을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팀의 맏언니인 백지은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금은 가르치기보다 내 선수로서의 경험을 공유하는 사이가 맞는 것 같다.
Q. 5개월 정도 함께 생활했는데 서로의 장점을 꼽는다면?
김완수 : 난 프로생활도 짧았고 선수를 그만둔 지 오래됐지만 이시준 코치는 프로생활을 오래했다. 특히 한 팀에서만 있었다는 건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생각한다. 프로선수의 마인드, 선수로서 코트에서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법들을 잘 알고 있다고 보이는데 내가 배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막내 코치로 힘든 점이 많을텐데 너무 잘해주고 있다.
이시준 : 처음에 여자 선수들의 감정적인 업다운을 몰라서 어려웠다. 선수들이 흐트러지는 순간 김완수 코치님께서 적절하게 풀어가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남자농구는 선이 굵게, 반면 여자농구는 섬세하게 지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워낙 꼼꼼하신 성격이시다. 일처리와 코칭까지 보고 배울 점이 많다. 사실 내 앞가림을 하기도 바쁘다보니 다른 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라서 많이 도와드리지 못하는 점이 죄송할 따름이다.
Q. KEB하나은행이 부진을 씻어야 하는데, 올 시즌 각오가 어떤가.
김완수 : 그 동안 팀의 부진한 성적에 내 책임이 분명히 있다. 기회를 다시 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훈재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농구에 대해 선수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 균형이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겠다. 지난 박신자컵을 통해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선수들의 능력이 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은 시간 감독님을 보좌해 다가오는 시즌 KEB하나은행을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이시준 : 처음 맞이하는 시즌으로 부담감이 있지만 이훈재 감독님과 김완수 코치님을 보좌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선수들도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제 기량을 100% 보여줄 수 있도록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다른 팀이 만만하게 볼 수 없는 KEB하나은행,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KEB하나은행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

긴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두 코치가 이미 충분한 호흡을 맞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부상을 떨치고 코트 복귀와 동시에 두 코치를 맞이한 5년 차 이하은(185cm, C)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을 ‘조화롭다’고 해야 할까. 세 분 모두 성격이 온화하고 밥을 먹을 때나 운동할 때나 항상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본다. 아무래도 코칭 스태프의 케미스트리가 좋으니 선수들도 안정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면 주말은 보통 개인시간을 갖는데 지난 일요일, 시즌을 앞둔 상황이라 훈련 일정이 잡혔다. 훈련을 마치고 식사시간이 되었다. 보통 코칭스태프들끼리, 선수들끼리 따로 앉아서 밥을 먹었는데 감독님과 코치님들, 트레이너들이 선수단 테이블에 나누어 앉아 식사를 했다. 프로에 와서 처음 겪는 상황이라 조금은 놀랬지만 이내 함께 웃고 대화하면서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언니들도 동생들도 모두 즐거워했다.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가 하나의 팀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하셨다는 게 느껴졌다. 이번 시즌 선수단 분위기는 최상이다. 시즌도 잘 치룰 것 같은 기분이다. 올 시즌 KEB하나은행, 많이 기대하셔도 좋다”라고 변화된 분위기와 시즌에 대한 기대를 전해왔다.

BONUS ONE SHOT | 아내에게 한 마디
김완수가 유미에게 : 당신이랑 우리 세 아이에게 남편노릇, 아빠노릇을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언제나 미안한 마음이야. 항상 응원해주고 사랑을 보내주는 당신과 아이들 때문에 내가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아. 사랑한다.
이시준이 김다영에게 : 선수생활을 할 때도 그렇고 코치생활을 시작하면서 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이 줄었네. 늘 곁에서 잘 챙겨주고 아이 잘 키워줘서 너무 고맙고 미안해. 말하려니 쑥스럽지만 사랑해.
김완수·이시준 코치가 선수들과 훈련하고 함께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KEB하나은행이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팬들에게 보여질 것이라는 좋은 예감이 들었다. WKBL 2019-2020 시즌 관전 포인트로 강력 추천한다.
# 사진_ 노경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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