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제주/김지용 기자] “자존심도 상하는데 나한테 기분이 정말 나빴다. 동료들은 저기서 저렇게 고생하는데 난 관중석에 앉아서 뭐하는 건지 싶었다.”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광장 특설코트에서 열린 FIBA 3x3 제주 챌린저 2019 B조 예선에서 하늘내린인제가 뉴욕 할렘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세계 수준을 체감하며 21-8로 패했다. 하지만 아직 울란바토르(몽골)와의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어 하늘내린인제의 8강 진출은 가능성이 있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였다. 지난 화요일 주장 김민섭이 교통사고를 통한 하늘내린인제는 두 달 전부터 이어져 온 부상 악령에 다시 한 번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하도현(어깨, 허리), 방덕원(팔꿈치), 박민수 (허리, 발목)에 이어 김민섭이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와 어깨에 부상을 입은 하늘내린인제는 이번 대회 불참까지 심각하게 고려할 만큼 온전한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팀에 대한 책임감과 이번 대회 참가를 통해 한국 3x3의 국가랭킹 상승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원했던 하늘내린인제는 넝마가 된 몸을 이끌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그나마 위안이 됐던 것은 센터 방덕원의 복귀였다. 방덕원은 지난 7월 코리아투어 강릉대회에서 팔꿈치 골절상을 당해 팀에서 이탈했다. 방덕원의 결장으로 하늘내린인제는 코리아투어, KXO리그, FIBA 3x3 아시아 퀘스트 등 출전하는 대회마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자존심이 상할 법했다. 한국 최고 3x3 팀을 앞세웠던 하늘내린인제로선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즌 막판 부상에 신음하는 팀 상황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방덕원 역시 자신의 이탈로 흔들리는 팀을 보며 복귀를 서둘렀고, 출전이 불투명했던 제주 챌린저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컨디션은 여전히 엉망이었다. 겨우 팔꿈치가 펴지는 수준이었고, 이마저도 부상 재발을 걱정해 왼팔은 경기 내내 거의 사용하지 못했다.
방덕원은 “지금도 팔꿈치가 찌릿하다. 경기 중에는 더 의식하다 보니 왼팔은 아예 필 수도 없었다. 재활 때는 6-70% 정도 됐다고 생각했는데 경기를 뛰어 보니 30%도 회복이 안 된 기분이다”며 아쉬워 했다.
팀을 위한 방덕원의 헌신은 눈물겨웠다. 김민섭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장시간 경기를 뛰어야 했던 방덕원은 지친 기색 속에서도 뉴욕 할렘의 공세를 끝까지 버텨냈다. 레이업과 리바운드 찬스가 왔음에도 펴지지 않는 왼팔 때문에 기회를 놓친 후에는 크게 실망하는 모습을 관중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부상을 당한 후 인제 챌린저를 관중석에서 봤는데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 싶었다. 자존심도 상하는데 나한테 정말 기분이 정말 나빴다. 동료들은 저기서 저렇게 고생하는데 난 관중석에 앉아서 뭐하는 건지 싶었다.”
방덕원이 컨디션을 완벽히 회복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팔꿈치 부상으로 아예 팔이 펴지지 않았던 방덕원은 이제 겨우 팔꿈치가 움직일 정도다. 하지만 팀을 위해 복귀를 서두른 방덕원은 이대로 하늘내린인제가 끝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나 뿐 아니라 우리 팀 전체가 다 아프다. 그냥 운동선수들이 말하는 ‘아파요’ 정도가 아니라 정말 50% 컨디션이 되는 선수도 없다(웃음). 다들 아픈데 나만 계속 나만 빠질 수 없었다. 하늘내린인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우리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 이제 겨우 뛰기 시작했지만 다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재활하고, 준비하겠다. 시즌은 끝나가지만 3x3가 끝난 건 아니다. 반드시 '하늘내린인제'의 명예를 회복하겠다.”
#사진_김지용 기자
#영상_김남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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