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BL의 새로운 왕이 될 남자, 부산 KT 허훈

민준구 / 기사승인 : 2020-01-07 10:13: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민준구 기자] 김승현과 김주성, 양동근, 김선형 등 시대를 풍미한 영웅들의 등장은 늘 농구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어왔다. 그러나 다음 세대를 이끌 주인공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폭발력과 함께 팬들을 몰입시킬 만한 자질을 갖춘 스타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 그러나 2019-2020시즌, 마침내 농구팬들은 ‘스타’라 부를 만한 새로운 인재의 등장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허훈. 2019-2020시즌 올스타 팬투표 1위에 빛나는 차세대 거물이다.

※ 본 기사는 점프볼 창간 20주년 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1월호의 표지모델은 늘 신중하게 선택되어왔다. 점프볼의 창간기념호이자, 한 해의 문을 여는 책이었기 때문. 창간호(200년 1월호)는 우지원과 전희철이 장식했고, 10주년이었던 2010년 1월호는 이종현이 주인공이었다. 다시 한 번 10년이 흐른 지금, 점프볼은 장고 끝에 표지인물을 선택했다. 프로농구의 현재이자, 미래를 대표할 스타, 바로 허훈이었다.

Q. 점프볼의 20주년 기념 표지 모델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정말 너무 기쁩니다(웃음). 예전에 아버지(허재)와 형(허웅)이랑 같이 나온 기억은 있는데 이렇게 혼자 표지 모델이 된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특히 20주년 기념호의 얼굴이 된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정말 놀랐어요.

Q. 솔직함이 허훈의 매력이잖아요? 20주년 기념 표지 모델이 될 거라고 예상했었나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KT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보니 선정된 게 아닐까요. 하하. 팬들도 전보다 더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봅니다. 요즘 농구 인기가 좋아지고 있다던데 한몫 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Q. 20이라는 숫자는 평소에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지금까지는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숫자였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등 번호를 바꿔야 하나(웃음). 어쩌면 행운의 숫자가 될 수도 있겠네요. 운명처럼 다가온 숫자라고 해야 할까요?

Q. 농구를 시작한 이래 매 순간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 있어요. 즐기는 성격인지 아니면 부담이 되지만 숨기는지 궁금하네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즐길 때도 있고 부담도 되고. 처음에는 많이 행복했어요. 남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순간들이 계속 찾아오니까요. 어렸을 때는 그저 농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근데 상황이 계속 좋지는 않았죠.

Q. 성인이 되고 나서는 좋지 않은 평가가 주를 이뤘으니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겠네요?

연세대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세상의 쓴맛을 느끼기 시작했죠(웃음). 그러면서 깨달은 부분이 많아요. 긍정적이든, 아니면 부정적이든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는 걸 제대로 알게 됐으니까요. 그저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못하면 남들보다 더 욕을 먹을 거고, 잘하면 더 주목을 받게 되니 모든 평가는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는 걸 깨닫게 됐죠.



허훈의 아버지는 농구인이라면 모두가 아는 허재다. 최근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활약 중이지만 한때 신동파, 이충희를 잇는 대한민국 농구의 지배자였다. 농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는 2세가 존재한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원치 않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고 기준 이상의 혹평과 호평을 받게 된다. 성격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상황. 과연 허훈은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Q. 농구를 시작한 삼광초 시절부터 허재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부담은 없었나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오히려 좋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대단한 아버지는 존재하지만 제 아버지는 조금 다르시잖아요. 하하. 워낙 위대하신 분이라서 아들에 대한 관심 역시 따라온 것 같은데 부담보다는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단지 긍정적인 시선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은 계속 있었죠.

Q. 농구에 대한 재능 역시 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형과 저는 다른 선수들과 같은 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붙는 몸이에요. 그 부분은 분명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죠. 자기 관리는 빼고요(웃음). 예전에 농구계에 계셨던 선배들은 술을 많이 드신 것 같더라고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근데 지금 선수들은 무리해서 술을 먹지는 않아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연세대 때 잠깐 운동을 게을리 한 적은 있지만 말이죠.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재능충’이라고 하시는데 뒤에서 정말 노력해요. 부족한 부분이 느껴지면 바로 채우려고도 하고요. ‘노력충’이라고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허재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어디 가서 아버지를 따라가고 있다고 하면 다들 “발끝도 못 따라간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워낙 대단하셨으니까 저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지금 농구는 과거와 많이 다르잖아요? 제 스타일을 잘 보여주면 아버지의 길을 조금은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다 보면 KBL 최고의 선수도 될 수 있으니까요.

Q. 이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한 적이 있나요?

엄청 비웃으시던데(웃음). 사실 쑥스러워서 이런 말도 잘못 해요.

Q. 최근 김진영과 강성욱 등 농구인 2세들이 주목을 받고 있어요. 아무래도 한때 대한민국 농구를 이끌었던 허·동·택의 자녀들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은데요? 혹시 서로 교류하는지 궁금하네요.

(김)진영이는 삼광초 때부터 같이 농구를 해서 잘 아는 사이에요. 또 제가 연세대에 진학했고 진영이는 고려대로 갔으니 인연이 더 깊어졌죠.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강동희 삼촌의 아들(강성욱)은 아직 잘 몰라요. 이야기 들어보면 엄청 잘한다고 하던데 궁금하긴 하네요.

Q. 최근 김진영과 자주 엮였잖아요. 같이 인터뷰도 자주 했을 정도로 말이죠. 허훈 선수만큼 잘할 수 있을까요?

능력은 정말 뛰어난 선수에요. (최)진수 형이랑 성격도 똑같죠(웃음). 아직은 신인이다 보니 힘든 부분이 많을 거예요.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그래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자신의 농구를 코트 위에서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하지만 저를 넘어설 수는 없을 것 같아요.

Q. 앞으로도 수많은 농구인 2세가 코트 위에 설 거예요. 그들을 위해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부담감이 클 거예요. 모두 대단한 아버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주변 시선 때문이라도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다 있을 거거든요. 오히려 그 부담감을 긍정적으로 이겨낸다면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거예요. 내성이 생긴다고 해야 하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어요. 저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정말 힘들었지만 터닝 포인트로 삼고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모두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18-2019시즌이 끝난 뒤 허훈에 대한 평가는 “잘하는 선수이지만 국내용”이었다. KBL에선 수준급 선수로 평가됐지만 유독 국제무대에선 기를 펴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1년 가까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한 이유 역시 경쟁력의 부족 때문이었다. 180cm의 작은 신장은 늘 걸림돌이었고 특혜 논란까지 겹치며 우울한 하루, 하루를 보내야 했다. 그러나 2019 윌리엄존스컵에서의 활약 이후 FIBA 중국농구월드컵까지 나서며 기회를 잡았다. 어쩌면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기회를 말이다.

Q. 중국농구월드컵 출전까지의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요.

여러 논란이 생기면서 힘든 시간이었어요.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에게 대해 모두 들었고 저 역시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감사하게도 KT에서 미국 전지훈련을 보내주시기도 했고 여러 경험이 발전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됐죠. 솔직한 말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국가대표는 다신 갈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이제는 KT에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가질 정도로 체념했죠. 다행히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윌리엄존스컵에 참가할 수 있었고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농구월드컵까지 갈 수 있었어요. (김)선형이 형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가 많이 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자신감은 있었죠.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꿀릴 게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과정들은 제 삶에 있어 굉장한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Q. 어렵게 간 중국농구월드컵에서 정말 큰 벽을 만났습니다. 무엇이 달랐나요?

일단 레벨이 달랐어요. 제가 많은 시간을 뛴 건 아니지만 보고 배운 게 정말 많았어요. 일단 나이지리아는 대부분 NBA 출신 선수들이라서 그런지 몸싸움 자체가 안 돼요(웃음). 대신 유럽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계처럼 정교한 농구가 인상적이었죠. 신체 조건의 열세는 크게 없었지만 농구를 하는 방식 자체가 달랐어요. 이번 월드컵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아마 유럽 농구를 직접 봤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Q. 아르헨티나의 파쿤도 캄파쪼의 플레이와 유사해진 것 역시 우연의 일치는 아닌가 보네요.

그 선수가 저보다 작더라고요? 외국선수들의 프로필이 대부분 사기에요(웃음). 전부 190cm라고 되어 있는데 막상 같이 서보면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대신 몸은 정말 커요. 캄파쪼와는 도핑 테스트도 같이 해봤는데 탱탱하다고 해야 하나. 저보다 작은 키로 유럽에서 성공할 정도면 저 정도 몸은 되어야 한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어요. 사실 저는 키가 작으면 국제무대에서 안 통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도 많았고요. 근데 캄파쪼처럼 농구를 하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후로 그의 플레이가 담긴 영상을 자주 봤죠. 그러다 보니 스타일이 비슷해진 게 아닐까 싶어요.

Q. 중국농구월드컵처럼 큰 무대에 나서면 보고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선형이 형, (이)대성이 형, (박)찬희 형 다음으로 제 순번이었잖아요. 출전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매 경기마다 무언가를 얻고 싶었어요.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과정 속에서 하나라도 더 얻으려고 노력했죠. 대성이 형과 (이)정현이 형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코트디부아르와의 마지막 경기는 많이 뛸 수 있었어요. 그동안 생각했던 플레이들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죠. 다행히 좋은 결과를 가져왔잖아요? 이후로도 그때 생각을 하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Q. 이번 시즌부터 슈팅하는 자세와 볼을 놓는 타이밍이 미세하게 빨라진 것 같아요. 중국농구월드컵에서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미세하게 달라진 부분이 있어요. 예전에는 조금 끊어서 볼을 던졌다면 지금은 점프하면서 바로 슈팅을 하니까요. 형과 비슷해진 느낌이 있어서 많이 물어보기도 해요. 아무래도 끊어서 던지는 것보다 밸런스가 더 잡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상대의 블록을 피하는데 효과적이기도 하고요. 월드컵에서 원래 스타일대로 던지다가 몇 번 당한 적이 있거든요. 생존을 위한 변화라고 해야 할까요?

Q.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2월 아시아컵 예선, 6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참가는 기정사실화처럼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국제대회에서도 달라진 허훈을 기대해도 좋을까요?

사실 믿겨 지지 않아요. 물론 지금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합니다(웃음). 6월에 리투아니아와 베네수엘라를 만나게 되는데 엄청 설레네요. 월드컵 때 상대한 팀들보다 더 강하잖아요.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성장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국내에선 느껴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될 테니까요. 승패를 떠나 욕심이 납니다. 다시 한 번 국가대표로서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어요.



허훈은 이제 프로 3년차에 불과하다. 신인 티를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현재 KBL에서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코트 위에서 선보이고 있다. 1라운드 MVP는 물론 올스타 팬투표 중간집계 1위 등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 있다. 그런 그에게 점프볼의 ‘작명가’인 기자가 별명을 하나 지어줬다. 바로 ‘NEW KING’. 과거 KBL을 이끌었던 지배자들처럼 새로운 시대의 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깃들어 있다.

Q. 최근 언론을 통해 별명을 얻고 싶다고 언급했어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NEW KING’. 어떤가요?

하하. 감사합니다. 기자님이 저스틴 덴트몬에게 지어준 ‘해운대 수류탄’도 알고 있어요. 숙소에서 선수들이랑 같이 이야기한 적도 있는 재밌었던 별명이죠. 근데 ‘NEW KING’은 아직 과분한 별명인 것 같아요.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잖아요. 나중에 정상에 설 때는 감사한 마음으로 받겠습니다(웃음). 지금은 ‘단신 용병’이라는 별명이 좋은 것 같아요. KBL은 외국선수가 메인 옵션이잖아요. 자신감도 있어 보이고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로 들리니 더 좋은 것 같아요.

Q. KBL에서 왕이라고 칭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아요. 모두 정상에 섰고 최고의 자리에 앉았죠. 본인 역시 욕심이 날 것 같은데요?

가능하다면 꼭 정상에 서고 싶어요.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딱 한 번 해봤더라고요.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없고. 사실 처음에 입단했을 때는 이 팀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하하. 근데 요즘에는 욕심이 생겨요. 전력도 생기고 분위기도 정말 좋거든요.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KT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어요. 그래도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죠? 일단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하고 싶어요.

Q. KT는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전혀 다른 팀이 됐습니다. 젊고 빠르며 강팀이라는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수준에 오른 것 같아요.

확실히 부상 선수가 없고 바이런 멀린스처럼 확실한 정통 센터가 있으니 더 좋아진 느낌이 있어요. 지난 시즌에 함께 했던 마커스 랜드리와 데이빗 로건 역시 좋은 선수들이었지만 센터는 아니었잖아요. 2대2 플레이를 시작으로 제 스타일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긴 연승도 처음인데 확실히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무서울 정도예요. 지고 있어도 이길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을 정도니까요. 지금 이 분위기만 유지한다면 정상도 꿈은 아닐 것 같아요.

Q. 그동안 본인 공격을 먼저 보는 선수로 평가받았어요. 지금은 동료를 먼저 살리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허훈은 12월 17일 기준, 국내선수 득점 1위 및 어시스트 1위에 올라 있다).

멀린스가 있으니 조금 더 쉬운 농구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2대2 플레이를 하면 공간이 넓게 보이거든요. 1라운드 때는 혼자 20~30득점을 해도 이기지 못하니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근데 제 것보다 동료를 살리면 승리한다는 걸 2라운드 때부터 확실히 느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어시스트도 많이 나오나 봐요.

Q. 좋은 성적의 결과일까요? 올스타 팬투표 중간집계 1위에 올랐어요. 자신이 대세인 걸 제대로 느끼는 결과일 것 같은데.

너무 감사한 일이죠. 형이 2년 연속 올스타 팬투표 1위에 올랐었잖아요. 그때 저를 엄청 놀렸어요. “너는 절대 1위 못해”라며 말이죠(웃음). 그래서 더 기쁜 것 같아요. 아직 중간집계 결과지만 1위로 올스타전에 나간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팬들 앞에 설 것 같아요. (공약에 대해 묻자) 아직 생각해 놓은 건 없어요. 팬들이 원하는 걸 드리고 싶어요.

Q. 연승이 길어지니 팀 분위기도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젊은 팀이라서 그런지 서슴없이 장난도 많이 치는 것 같은데요?

지난 시즌부터 팀 분위기는 진짜 좋았어요. (서동철)감독님부터 시작해서 모든 사람들이 강압적이지 않으니 자유분방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거든요. 장난도 너무 많이 치는 것 같아요. 훈련만 끝나면 제 슬리퍼가 사라져요(웃음). 근데 그런 모습들이 우리의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매번 승리하니까 농구가 재밌고 그러다 보니 웃는 날이 많아지고 있어요. 역시 스포츠는 승리가 최고인 것 같아요.

Q. 최근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이슈에요. 반면 허훈 선수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더라고요?

이거 비밀인데 말해도 되려나. 사실 제가 세리머니 징크스가 있어요. 연세대 시절부터 세리머니만 하면 지더라고요. 이번에도 LG 전에서 세리머니를 했었는데 졌어요. 그래서 잘 안하려고 해요. 그 시간에 백코트를 해야죠! 대성이 형이랑 (최)준용이 형은 세리머니에 관해서 많이 이야기하는데 저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어요. 배길태 코치님도 포커페이스 유지에 대해서 많이 말씀해주셨어요. 감정 컨트롤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챔피언결정전에 가면 그때 한 번 해볼게요. 하하.

Q. 현재 KT의 주장은 김영환 선수이지만 코트 리더는 허훈 선수입니다.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요.

먼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성격과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리더십이 중요한데 선수들과 소통할 줄 알면서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거든요. 자신도 모르는 힘이 있어야 해요. 또 모든 일에 냉정해야 하죠. 연세대 때까지 주장을 계속 했지만 프로에서의 리더가 진짜 아닐까요? 저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장 체질이거든요.

Q. 20년 후 허훈 선수는 현역에서 은퇴한 뒤일 거예요. 미래의 허훈은 어떤 업적을 이뤘을까요.

정말 많은 걸 이뤘으면 좋겠어요. 통합우승, 통합 MVP는 물론 개인적으로 매년 좋은 기록을 냈으면 해요. KBL 최고라는 위치를 놓치지 않는 선수? 그러기 위해선 정말 철저히 몸 관리를 해야겠죠. (안)영준이가 프로 데뷔하자마자 우승한 게 너무 부러웠거든요. 저는 KT의 첫 정상을 함께 이루고 싶어요.



BONUS ONE SHOT | 자칭 패셔니스타 허훈 “양홍석의 패션, 이해할 수 없어”

2019년 12월 16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KT 올레 빅토리움. 점프볼 20주년 기념호의 표지 모델로 선정된 허훈은 녹색 니트와 검정 바지를 입고 인터뷰 현장에 등장했다. 자신의 몸에 비해 다소 컸던 니트, 꽉 낀 바지에 불만을 표하던 허훈은 KT 관계자에게 “MY 패션이 아니에요”라며 애교 섞인 불만(?)을 드러냈다. 평소 패셔니스타라고 자칭한 허훈이 옷에 대해 불만을 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허훈은 소통의 문제로 인해 인터뷰 당일 의상에 대해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사복 한 벌과 유니폼을 부탁했던 기자 역시 당황한 상황. 결국 허훈은 양홍석의 니트, 김용국 통역의 바지를 빌려 겨우 20주년 표지 모델로서 나설 수 있었다. 허훈은 “점프볼 20주년 표지 모델인데 이 패션은 용납할 수 없어요”라며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특히 양홍석의 녹색 니트에 대해선 “손흥민 선수가 입은 니트인데 엄청 비싸다던데요. (양)홍석이에게 어울리지 않는데(웃음)”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프로페셔널한 허훈은 사진 촬영 내내 최고의 자세를 취하며 표지 모델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음과 같은 한마디를 남기고 말이다. “다음에 또 불러주시면 나의 패션이 뭔지 보여드릴게요!”

프로필_1995년 8월 16일생, 180cm/80kg, 2017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삼광초-용산중-용산고-KT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윤민호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민준구 민준구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