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당분간 나오기 힘든 KBL의 20가지 기록들

이재범 / 기사승인 : 2020-01-26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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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1997년 출범한 남자 프로농구는 다양한 기록들을 차곡차곡 쌓았다. 이 기록들은 프로농구가 지나온 역사와 마찬가지다. 점프볼은 창간 20주년을 맞이해 앞으로 나오기 힘들거나 깨지기 어려운 20가지 기록을 선정했다. 이 기록들은 점프볼이 프로농구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취재한 흔적이기도 하다(현재 기록 기준은 2019년 12월 20일).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한 시즌 최다 관중 1,190,521명
프로농구는 100만 관중을 기본으로 여긴 시절이 있다. 한 때 목표를 150만 관중을 잡기도 했다. 최근 두 시즌 정규경기 통산 관중은 754,868명과 763,849명이다. 한 때 목표 관중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각 구단 평가에서 객단가(관중 한 명 입장료)가 반영되며 무료 관중을 대폭 줄인 영향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관중 수치가 대폭 떨어진 건 분명하다.


정규경기 최다 관중 기록은 2011-2012시즌 기록한 1,190,521명이다. 공교롭게도 이 때 외국선수 1명 보유 1명 출전하던 시즌이다. KBL은 인기 회복을 위해선 득점력이 올라야 한다는 논리를 펴며 외국선수 출전시간을 늘렸다. 186cm이하 외국선수 영입으로 볼거리가 많아진 건 분명하지만, 프로농구 인기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힘들다.
외국선수 의존도가 가장 적었다고 볼 수 있는 2011-2012시즌 가장 많은 관중이 몰렸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KBL은 이번 시즌부터 외국선수 출전 시간을 다시 40분으로 원상복귀 시켰다. 여러 가지 지표에서 인기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득점력=인기 회복’이란 공식보다 ‘국내선수 활약=팬들의 관심 증대’가 더 맞는 듯 하다. 지금은 한 시즌 관중 1,190,521명이 벅차 보이지만, 이 기록을 최대한 빨리 깰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장훈, 9시즌 연속 연봉 1위
서장훈은 1998-1999시즌 데뷔하자마자 최고연봉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국내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데뷔하는 선수들의 첫 해 최고 연봉(연봉+인센티브=보수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연봉으로 통일)은 1억 원이다. 이는 애초 8,000만원에서 오른 것이다. 서장훈이 데뷔할 때는 신인 선수 연봉 제한이 없었다. 최초의 1순위 현주엽도 서장훈과 연봉 1위 자존심 대결 끝에 1억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서장훈은 1999-2000시즌 이상민과 함께 2억 2,000만원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SK를 챔피언에 올려놓고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서장훈은 2000-2001시즌부터 연봉 1인자 시대를 열었다. 데뷔와 함께 TG(현 DB)를 챔피언에 올려놓은 김주성이 서장훈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서장훈은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김주성과 연봉 공동 1위로 이름을 나란히 했다. 김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007-2008시즌부터 서장훈은 연봉 1위에서 내려왔다. 9시즌 동안 이어진 서장훈의 1위 기록도 이때 중단됐다.


김주성은 서장훈의 뒤를 이어받아 2005-2006시즌부터 2012-2013시즌까지 8시즌 동안 연봉 1위를 달렸다. 서장훈의 기록에서 한 시즌 부족하다. 이후 연봉 1위는 춘추전국시대다. 문태종만 두 시즌 연속 1위에 이름을 새겼다. 더구나 KBL은 구단보다 선수에게 유리한 FA 규정을 개정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몸값이 더욱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서장훈이나 김주성처럼 오랜 시간 동안 연봉 1위를 지킬 가능성이 낮다는 걸 의미한다. 앞으로 최고 연봉은 샐러리캡이 계속 오를수록 경신될 것이다. 그렇지만, 9시즌 동안 연봉 1위를 차지하는 선수는 아예 나오지 않을 듯 하다.


이상민, 9시즌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
KBL은 출범 초기 KBL 출입기자단 투표로 올스타전 베스트 5를 선정했다. 팬들을 위한 진정한 올스타전 선수 구성은 아니었다. 현재처럼 팬 투표로 베스트 5를 뽑은 건 2001-20002시즌부터다. 이상민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9년 연속 올스타전 팬 투표 1위에 올랐다. 만약 프로농구 출범부터 팬 투표를 도입했다면 아마도 이 기록은 13년 연속 1위 기록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이상민이 은퇴를 미뤘다면 더더욱 길어졌을 것이다. 1위를 독주하던 이상민 은퇴 이후 양동근과 허웅이 2년 연속 팬 투표 1위의 영광을 누렸지만, 이상민처럼 팬들의 독보적인 지지를 받는 선수는 없다.



주희정, 통산 1029경기 출전
주희정은 1997-1998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해 20시즌 동안 정규경기 통산 1,029경기에 출전했다. 주희정 다음으로 오래 선수 생활을 하는 이는 17시즌의 오용준이다. 그 뒤를 16시즌의 김주성, 15시즌의 서장훈과 추승균이 잇고 있다. 주희정은 누구보다 많은 시즌을 소화하며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더구나 주희정은 20시즌 동안 단 15경기 밖에 결장하지 않아 1,000경기를 돌파했다. 2위 742경기의 김주성보다 287경기, 즉 5시즌하고도 17경기를 더 뛰었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드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면 주희정처럼 20시즌 동안 활약할 수 있다. 데뷔 자체가 주희정보다 훨씬 빠른데다 최근 군 복무 기간도 짧아지고 있어 수치상으로 1,000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20시즌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을 그 누구도 피해가지 못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운까지 따라야만 주희정의 기록을 넘볼 수 있다.


참고로 주희정만큼 큰 부상이 없었던 선수를 꼽는다면 신기성이다. 신기성은 12시즌 동안 단 8경기 밖에 결장하지 않고 613경기에 출전했다. 주희정이 신기성의 데뷔 시즌인 1998-1999시즌부터 12시즌 동안 출전한 경기수 역시 613경기로 같다. 신기성도 그만큼 자기관리를 잘 한 선수라고 볼 수 있고, 이런 신기성도 12시즌(군 복무 기간 포함 시 14시즌) 만에 은퇴했다는 걸 감안하면 주희정 역시 대단하다는 걸 실감한다.



이정현, 데뷔 후 400경기 연속 출전
이정현은 2010-2011시즌 데뷔한 이후 국가대표 차출과 군 복무를 제외하면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고 402경기 연속 출전했다. 이는 큰 부상 없이 철저하게 몸 관리를 했던 주희정이나 신기성을 훨씬 뛰어넘는 최다 기록이다. 이정현은 이번 시즌 기존 1위 추승균의 384경기를 넘어 400경기까지 돌파했고, 아직 기록 행진 중이다. 주희정도 371경기 연속 출전에서 멈췄고, 신기성도 241경기에서 연속 출전을 중단했다.


이정현이 대단한 건 데뷔 후 줄곧 이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5시즌 연속 54경기에 출전했던 김영환도 이번 시즌 부진에 빠져 281경기 연속 출전에 머물렀다. 이정현은 이와 달리 데뷔하자마자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7시즌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할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며, 코트에 내보지 못할 정도로 부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최근 신인 선수들은 대학 졸업을 위해 학교를 오가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 선수는 기말고사 때문에 결장했다. 지금처럼 시즌 중 드래프트에서 뽑힌 선수들이 데뷔를 한다면 데뷔 후 400경기 연속 출전하는 건 더더욱 힘들다.


김주성, 통산 1037블록
서장훈은 정규경기 통산 13,231점 5,23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서장훈이 은퇴할 때만 해도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여겨졌다. 지금 분위기는 라건아가 넘어설지도 모른다. 특히 리바운드는 깨질 가능성이 더 크다. 라건아는 7,515점 4,26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 같은 경우 앞으로 6시즌 가량 동안 20점씩 올리면 서장훈의 기록을 뛰어넘는다. 리바운드 격차는 1,000개 안쪽인 972개로 줄었다. 라건아는 이번 시즌 평균 14.0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2020-2021시즌 막판이나 2021-2022시즌 초반 서장훈을 2위로 밀어낼 것이다. 라건아는 리바운드 1위 기록을 깨고 싶다는 의지를 내보인 적도 있다.


외국선수의 전유물 중 하나는 블록이다. 득점과 리바운드 1위를 넘보는 라건아라고 해도 블록 1위까지는 다소 벅차 보인다. 라건아는 현대모비스에서 활약할 때 블록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삼성 유니폼을 입었을 때 블록 수치가 다소 줄었다. 현대모비스에서 1.5개 이상 기록하던 블록이 삼성에선 1.5개 이하였다. 이는 이번 시즌 기록에서도 확실히 드러난다. 라건아는 현대모비스 소속일 때 평균 1.46블록을 기록했지만, KCC로 이적한 뒤 0.45개로 대폭 줄었다. 아직 KCC 수비에 적응 단계라고 해도 편차가 크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선수들의 블록이 나오는 수비를 펼친다. 라건아는 이런 현대모비스 수비의 혜택을 받고 좀 더 많은 블록을 했다.


김주성은 정규경기 통산 1,037블록이란 기록을 남겼다. 라건아는 현재 513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소속이 아닌 라건아가 앞으로 524블록을 더 추가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경기, 최소 8시즌을 더 KBL에서 활약해야 한다. 더구나 김주성은 평균 블록에서 1.40개로 1.34개의 라건아보다 오히려 앞선다. 득점, 리바운드와 달리 라건아의 능력을 감안하면 김주성의 블록은 깨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라건아 이외에는 김주성의 블록을 넘볼 선수는 아직 없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군 복무 혜택을 받은 이종현이 유력 후보였지만, 부상에 시달려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



문경은, 통산 3점슛 1669개 성공
문경은은 13시즌 동안 610경기에 출전해 3점슛 1,669개를 성공했다. 2위 주희정의 1,152개보다 517개나 더 많다. 주희정의 3점슛은 문경은의 3점슛 69.0% 수준이다. 현역 선수 중 1위는 957개의 양동근이다. 양동근은 2위 주희정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 몰라도 문경은의 기록까지 격차가 너무 크다.


최근 가장 뜨거운 슈터를 꼽는다면 이정현이다. 이정현은 402경기 만에 700개를 넘어섰다. 이정현이 앞으로 400경기를 더 부상을 당하지 않고 주전으로 활약해도 1,400개 밖에 넣지 못한다. 이정현은 평균 3점슛 1.75개를 기록하고 있다. 문경은의 1,669개를 넘어서려면 954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물론 기량이 하락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쉽게 생각해보자. 문경은은 610경기 동안 평균 2.74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이번 시즌 2.85개로 3점슛 성공 1위인 이대성 다음으로 높다. 2.74개는 어느 시즌이라도 1,2위에 오를 수 있는 수치다. 즉, 11시즌 동안 부상을 당하지 않고 3점슛 1,2위를 계속 유지해야만 1,669개의 3점슛을 넣을 수 있다. 더구나 2009-2010시즌부터 3점슛 거리가 6.25m에서 6.75m로 멀어졌다. 2009-2010시즌 이후 데뷔한 선수들은 더 어려운 환경에서 문경은의 기록에 도전한다.


캔드릭 브룩스, 데뷔전 자유투 20개 성공
캔드릭 브룩스는 2000년 11월 4일 대전 현대와 맞대결에서 자유투 22개를 던져 20개를 성공했다. 이는 정규경기 통산 한 경기 자유투 20개+ 성공한 유일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더구나 이날은 브룩스의 KBL 데뷔전이었다. 지금까지 자유투를 가장 많이 시도한 선수는 24개의 숀 재미슨이다. 이외에도 20개 이상 시도한 선수가 24명이다. 자유투가 정확한 선수는 20개 이상 자유투를 얻으며 20개의 자유투를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데뷔전으로 한정해버리면 브룩스의 자유투 20개 성공은 독보적이다. 브록스는 자유투 20개를 성공한데다 3점슛 8개를 곁들이며 52점을 올렸다. 52점과 3점슛 8개 성공도 데뷔전 최다 기록.



루크 화이트헤드는 2005년 2월 23일 창원 LG와 경기에서 32점 2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데뷔전 유일한 30-20 기록이다. 더구나 이날 공격 리바운드 16개는 정규경기 통산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브룩스의 자유투 20개 성공과 화이트헤드의 공격 리바운드 16개는 한 경기 최다 기록에서 내려올지 몰라도 ‘데뷔전’ 최다 기록에서는 깨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김승현, 한 경기 최다 23어시스트
김승현은 2005년 2월 9일 서울 삼성과 맞대결에서 2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는 정규경기 통산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기록이다. 2위는 이상민과 주희정, 김승현이 각각 1번씩 기록한 20어시스트. 어시스트 하나당 2점으로 계산할 때 김승현은 혼자서 46점을 만들어줬다. 실제론 3점슛 6개를 어시스트했기 때문에 52점이었다. 이날 동양(현 오리온)은 삼성에게 103-100으로 이겼다. 김승현이 어시스트만으로 팀 득점 절반 이상을 맡았다. 여기에 14점을 곁들인 건 덤이다. 앨버트 화이트는 2004년 3월 7일 ‘밀어주기’ 경기에서 34분 48초 동안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대가 수비 의사를 보이지 않고, 130점이나 올린 경기에서도 19어시스트에 그쳤다는 건 김승현의 23어시스트가 얼마나 대단한지 잘 보여준다.


제럴드 워커 한 경기 최다 14스틸
제럴드 워커는 프로농구 원년이었던 1997년 3월 7일 인천 대우증권(현 전자랜드)과 맞대결에서 14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이는 24시즌 동안 깨지지 않고 있는 한 경기 최다 스틸 기록이다. 지금까지 두 자리 스틸이 나온 건 딱 4번(강동희 11개, 키이스 그레이와 워커 10개) 밖에 없다. 이 기록은 모두 1998-1999시즌 이전에 작성되었다.


2000년 이후 최다 스틸은 2010년 3월 7일 대구 오리온스와 맞대결에서 이정석이 기록한 9개다. 한 시즌을 치르면 한 팀이 14개 이상 스틸을 기록하는 경우가 간혹 나온다. 이는 10위 이내에 해당한다. 이 정도 수준의 스틸을 한 선수가 혼자서 기록한다는 건 정말 힘들 것이다.


워커가 당시 14스틸을 기록한 건 최근 스틸 기준과 다른 듯 하다. A팀의 스틸은 상대 B팀의 실책이다. 이 때문에 A팀의 스틸은 B팀의 실책과 같거나 적다. B팀 자체 패스 미스 등 실책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프로농구 초창기에는 상대 팀 실책보다 스틸이 오히려 더 많은 경기가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에선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워커의 14스틸이 더더욱 깨지기 힘든 이유다.


DB 2011-2012시즌 최다연패 ‘1’
KCC 전창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 3경기 중 2승, ▲ 한 번 졌던 팀에 다음 경기서 이기기, ▲ 연패 하지 않기 등 3가지 목표를 삼았다. 불리한 여건에서도 선수들이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해서 매 경기 집중하기를 바란 것이다. 이 목표는 라건아와 이대성을 영입하고 팀의 기틀이 바뀌어 흔들렸지만, KCC는 10개 구단 중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처음으로 거뒀다. 최소한 한 번 졌던 팀에게 가장 빨리 승리로 되갚았다.


전창진 감독의 3가지 목표 중 가장 힘든 건 아마도 ‘연패를 하지 않기’다. 10개 구단으로 운영된 1997-1998시즌 이후 한 시즌 동안 연패를 하지 않은 팀은 2011-2012시즌 원주 동부(현 DB)뿐이다. 동부는 당시 한 시즌 기준 최다인 16연승을 기록하는 등 44승 10패로 정규경기에서 우승했다. 이 때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3라운드가 지나지 않았음에도 1위를 달리는 서울 SK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3연패 이상 당했다. 한 시즌 내내 2연패를 당하지 않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대구 동양, 32연패
KBL 역대 연승이나 연패 관련 최다 기록은 1998-1999시즌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의 32연패다. 동양은 시즌 첫 5경기에서 2승 3패를 기록했지만, 그레그 콜버트가 야반도주 후 속절없어 무너져 32연패를 당했다.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외국선수 교체 규정 등이 미비했고, 또한 외국선수 스카우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다. 물론 김병철, 전희철, 박재일 등 주축 선수들을 한 번에 입대시켜 국내 선수 전력이 약했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콜버트가 있을 때 2승을 거둔 것처럼 외국선수 교체 환경이 지금 같은 수준이라면 32연패를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32연패는 보기 힘들 것이며, 또 나오면 안 되는 기록이다.


SK는 2012-2013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두 시즌에 걸쳐 홈 27연승을 달렸다. 이는 연승 관련 최다 기록이다. 2위는 울산 현대모비스의 시즌 17연승과 인천 전자랜드의 홈 17연승이다. 27연승과 17연승의 격차가 10승이다. 시즌, 홈과 원정 등 어느 것이든 27연승도 앞으로 보기 힘들 듯 하다.


피트 마이클, 한 시즌 평균 35.1점
KBL 역대 최고 외국선수 1명을 꼽는다면 조니 맥도웰, 마르커스 힉스, 찰스 민렌드 등 추억의 이름부터 디온테 버튼, 라건아 등 최근 활약한 익숙한 선수들까지 다양한 이름이 후보로 거론될 것이다. 그렇지만, 범위를 좁혀 득점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로 한정하면 피트 마이클로 의견이 모아진다.


마이클은 2006-2007시즌 평균 35.12점을 기록했다. 당연히 한 시즌 최다 평균 득점이다. 2위는 2000-2001시즌 데니스 에드워즈의 33.42점. 마이클은 한 시즌만 활약했음에도 KBL 역대 최다인 41경기 연속 20+득점 기록을 남겼다. 2위 에드워즈의 31경기보다 11경기나 더 많다. 득점에 일가견이 있었던 고(故) 안드레 에밋도 29경기 연속 20점 기록에 그쳤다. 마이클 이후 평균 30+득점 득점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제도 변화로 외국선수들의 출전시간이 줄어 들었기에 더더욱 보기 힘들어졌다.


라건아 더블더블 연속 59경기
앞서 서장훈의 득점과 리바운드 1위 기록을 경신할 후보로 언급한 라건아는 이미 독보적인 기록을 하나 남겼다. 바로 59경기 연속 더블더블이다. 라건아는 2016년 12월 18일 창원 LG와 맞대결부터 2018년 1월 27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까지 59경기 연속으로 더블더블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 행진 당시 로드 벤슨도 기존 최다 기록인 재키 존스의 22경기를 넘어섰다. 라건아와 벤슨 중 누가 먼저 기록이 중단될지 관심사이기도 했다. 벤슨은 32경기에서 멈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라건아의 59경기는 벤슨보다 2배 가량 더 많다. 라건아는 통산 더블더블 경기수에서도 237경기로 맥도웰의 227경기를 뛰어넘어 독보적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라건아의 연속 더블더블뿐 아니라 더블더블 경기수 역시 ‘넘사벽’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선수 최다 더블더블은 서장훈의 204경기다. 라건아가 여러 방면에서 서장훈을 뛰어넘었거나 넘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라건아도 아직 서장훈의 한 가지 기록에는 근접조차 못하고 있다. 더블더블에서 리바운드를 뺀 10+득점 연속 경기수다. 서장훈은 250경기 연속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다. 2위는 에릭 이버츠의 212경기이며, 3위는 데이비드 사이먼의 145경기, 4위가 128경기의 라건아다. 라건아는 지난 11월 17일 삼성과 경기에서 5점에 그친 바 있다. 서장훈의 250경기에 도전하려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대와 모비스, 3년 연속 우승
2000년대 프로농구에선 2년 연속 정규경기 우승이 유행이었다. 대구 동양(2002년과 2003년)을 시작으로 원주 TG삼보(2004년과 2005년), 울산 모비스가 두 차례(2006년과 2007년, 2009년과 2010년) 정규경기에서 연속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런 흐름이 이어져 언젠가 대전 현대(현 전주 KCC)가 이룬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연속 정규경기 우승을 재현하는 팀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렇지만, 2010년 이후 정규경기 연속 우승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이는 현대의 3년 연속 우승을 뛰어난 업적으로 만들고 있다.


원년 우승팀 부산 기아를 이어받은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챔피언에 등극했다. 정규경기에선 2년 연속 우승팀이 나왔지만, 연속 챔피언 등극 사례는 모비스가 유일하다. 그것도 3년 연속 챔피언 등극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던 현대모비스가 이번 시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당장 2시즌 연속 챔피언도 보기 힘들어졌다.


물론 외국선수 제도의 잦은 변경,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출중한 국내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등 각 팀의 전력 변화가 심한 영향이다. KBL과 각 구단은 외국선수 제도의 잦은 교체가 인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공감하고 있다. 또한, FA 제도를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바꿨다. 이런 변화 덕분에 현대와 모비스처럼 3년 연속 정규경기 우승이나 챔피언 등극 사례가 나올 여지가 생겼다.


유재학 감독, 현대모비스에서만 500승
유재학 감독은 2004-2005시즌부터 현대모비스에서 감독을 맡은 뒤 16시즌 동안 503승(330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감독 통산 승수 2위는 전창진 감독의 440승(316패)이다. 유재학 감독은 전창진 감독보다 현대모비스에서 더 많은 승리를 맛봤다. 통산 승수는 653승(477패)이다. 유재학 감독의 뒤를 쫓는 감독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다. 정식 감독으론 2010-2011시즌부터 10시즌째 전자랜드를 이끌고 있는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에서 283승(267패)를 기록했다. 유재학 감독의 500승과 아직 많은 격차를 보인다.


더구나 유재학 감독은 승률 60.4%를 기록하고 있다. 유도훈 감독의 승률은 51.5%. 승률 차이를 한 시즌에 적용하면 5승이다. 유도훈 감독은 유재학 감독과 똑같은 승수를 챙기기 위해선 3시즌을 더 치러야 한다. 쉽게 설명하면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에서 19시즌 동안 감독을 맡아야 500승을 달성할 수 있다.



앨버트 화이트, 한 시즌 트리플더블 8회
외국선수 출전시간을 줄였을 때 나타나는 아쉬운 점 하나는 트리플더블이 드물어진다는 것이다. 외국선수 두 명 보유 한 명 출전했던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에는 트리플더블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외국선수 출전시간이 늘어난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차례로 4회, 7회, 11회의 트리플더블이 쏟아졌다. 이번 시즌 다시 두 외국선수 출전시간이 40분으로 줄어들자 시즌 절반을 지나가고 있음에도 트리플더블이 종적을 감췄다.


트리플더블은 외국선수 출전시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 기록이다. 이를 감안할 때 앨버트 화이트가 2003-2004시즌에 작성한 트리플더블 8회는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되어버렸다. 지금 분위기는 한 선수가 아니라 한 시즌 트리플더블 8회도 어렵다. 화이트는 정규경기 통산 10회 트리플더블을 작성해 이 부분 1위이기도 하다. 물론 트리플더블 1회는 밀어주기 경기에서 작성했다.


2003 드래프트 최고 지명률 78.1%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이하 드래프트)는 여러 차례 개최 시기를 바꿨다. 애초에는 정규경기가 끝난 뒤 3월에 열었다. 졸업 이후 드래프트가 개최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12월과 10월로 앞당긴 뒤 2002년 드래프트부터 올스타전 휴식기로 드래프트 개최 시기를 고정했다. 드래프트에서 뽑힌 선수들이 1년 동안 시간을 아깝게 보낸다는 의견이 나오자 2012년 10월부터 현재와 같은 시즌 개막 전이나 시즌 개막 직후 드래프트를 개최해 신인 선수들이 곧바로 출전 가능하도록 조정했다.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다양해졌다. 2005년 해외동포 선수로 범위를 넓혔고, 다문화 선수도 귀화 후 드래프트에 참가 가능하다. 더불어 이들의 기본 기량을 검증하는 일반인 테스트가 생겨 드래프트에서 탈락했거나 농구를 그만뒀던 이들도 프로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참가의 문이 넓어지자 드래프트 참가자가 30명 내외에서 40명 내외로 늘었다. 보통 각 구단은 드래프트에서 1명을 뽑으면 차기 시즌 기존 선수 1명을 내보내야 한다. 참가자가 늘었다고 해도 뽑을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2003년 드래프트에서 기록한 지명률 78.1%(25/32)는 앞으로 깨지지 않은 숫자 중 하나다. 최근 3년 동안 40명 이상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40명 기준 78%를 넘기려면 32명을 뽑아야 한다. ‘힘들겠구나’라고 딱 느껴진다.



5차 연장전
2009년 1월 21일 잠실실내체육관. 서울 삼성과 원주 동부는 4쿼터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애런 헤인즈가 85-85, 동점을 만들 때 한 시간 이상 더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걸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차 연장에선 웬델 화이트가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2차 연장에서 또 애런 헤인즈가 승부를 3차 연장으로 끌고 갔다. 100-100으로 시작한 3차 연장에선 이상민의 3점슛으로 113-113, 다시 동점을 이뤄 KBL 최초의 4차 연장전에 들어갔다. 이날 승부는 결국 5차 연장전에서 가려졌다. 4차 연장 마지막 득점을 올렸던 크리스 다니엘스는 5차 연장 첫 득점까지 올렸다. 삼성은 김동욱의 3점슛으로 반격하며 다시 난타전을 펼쳤다. 승부를 매조지한 건 강대협이었다. 강대협이 결승 자유투에 이어 승리에 다가서는 자유투까지 마지막 6점을 자유투로 기록하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는 오후 7시에 시작해 10시 17분에 끝났다. 소요시간 3시간 17분은 역대 최장 기록이다. 135-132도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며, 윤호영은 역대 최장시간인 61분 57초를 뛰었다.


한 팀 두 외국선수 동시 40+점
한 경기 40+득점은 역대 318번 나왔다. 1997년 2월 2일 원주 나래(현 DB)와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의 맞대결에서 칼레이 해리스와 토니 매디슨이 각각 49점과 41점을 기록한 게 최초다. 국내선수 중에선 김상식이 1997년 2월 22일 대전 현대(현 전주 KCC)를 상대로 46점을 올린 게 처음이다. 최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한 경기 양 팀 선수가 40점 이상 올린 경우는 종종 나온 적이 있다. 그렇지만 한 팀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40+점을 올리는 건 흔치 않다.
이런 사례는 3번 있었다. 그 중 2번은 국내선수와 외국선수의 조합이었다. 1999년 1월 9일 허재와 데릭 존슨은 인천 대우(현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나란히 41점씩 기록했다. 2000년 12월 9일 안양 SBS(현 KGC)와 맞대결에서 조성원과 에릭 이버츠는 41점과 40점을 올렸다. 이와 달리 최초의 사례에선 두 외국선수가 40점씩 득점했다. 1998년 2월 26일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도 레지 타운젠트와 드와이트 마이베트가 각각 42점과 41점을 올렸다.


그러나 이처럼 같은 팀의 외국선수 두 명이 나란히 40점씩을 올리는 장면은 더 이상 보기 힘들 것이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선수는 2명이 40분을 나눠 뛴다. 이제는 기대치가 낮아졌다. 두 외국선수가 40점 정도 합작해주면 이상적이다. 한편 1998년 2월 삼성 전은 고의 패배 의혹을 남겼던 경기였다. 당시 삼성이 드래프트 지명순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이 이날 4쿼터에 실점한 점수가 무려 51점이었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타운젠트와 마이베트는 4쿼터에 21점과 17점을 올린 덕분에 40점을 넘겼다.


#사진_ 문복주, 신승규,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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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범 이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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