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SK 오경식 단장 "새해도 팬 위한 행복농구 계속! 부상 없이 정상도전하길"

손대범 / 기사승인 : 2020-01-26 1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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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손대범 기자] 2019-2020시즌을 앞두고 농구계에 반가운 얼굴이 돌아왔다. 바로 SK 신임단장으로 임명된 오경식(53) 단장이다. 오경식 단장에게 농구단은 젊음을 불태운 친정 같은 곳이다. 20년 전, 신세기 빅스의 시작을 함께 했던 그는 SK 나이츠 농구단 사무국장을 거쳐 SK 스포츠단의 중책을 두루 맡아왔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은 그는 “표 발권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온 단장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프로농구 비즈니스와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자신처럼 단장이 되는 후배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담긴 한 마디였다.

※ 본 인터뷰는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Q. SK 스포츠와 함께 한 지 20년이 지나셨습니다. 게다가 올 시즌부터는 농구단 단장으로서 함께 하게 되었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올 시즌부터 SK 나이츠 농구단 단장을 맡게 됐습니다. 그 전에도 부단장 역할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단장직을 맡다보니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후배들에게 희망을 준 것 같습니다. 단장이란 자리는 마지막 코스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20년 전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후배들에게도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올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회사에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KBL 단장님을 만날 때도 종종 농담을 합니다. 단장 중에 표 발권부터 시작해서 단장직까지 온 사람은 나 밖에 없을 것이라고요(웃음).

Q.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신세기 통신 법무팀에 입사했습니다. 전공이나 첫 보직을 생각하면 스포츠와는 관계가 없을 것 같은데, 이렇게 20년 간 프로스포츠 발전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교 다닐 때 동아리 활동으로 미식축구를 했습니다. 당시 연세대 체육관은 1층에 농구부 임시 숙소가 있었고, 저희 서클룸은 지하에 있었습니다. 그때 운동하고 샤워하고 나오면 방에 농구부 선수들이 찾아오곤 했습니다. 최희암 감독님이 살찐다고 마음대로 못 먹게 하니까 몰래 우리 서클룸에 찾아와서 자장면을 시켜먹곤 했죠. 문경은 감독도 그때 있었습니다(웃음). 제가 1996년 신세기 통신 법무팀에 입사했는데, 3년 뒤쯤 신세기 통신이 대우농구단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인수 작업을 저희가 맡았는데요. 아무래도 대우농구단이 연세대 출신선수들을 중심으로 받다보니 낯익은 이름이 많이 보이더군요. 이 과정에서 제가 인수 계약도 진행한 것을 인연으로 농구단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당시 장지탁 국장도 마케팅 팀에서 합류했습니다. 원래는 스포츠를 좋아하긴 했지만, 마냥 여기에 있을 수는 없으니 장 국장과 “딱 2년만 잘 해보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한번 오니 푹 빠지게 되더군요(웃음). 스포츠가 중독성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쌓이고 쌓여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Q. 사무국장을 거쳐 스포츠마케팅 팀장, 그리고 단장이 됐습니다. 단장직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가장 중요하지만 제가 잘못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단장은 프런트에게 비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 일이 농구를 위해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장래에 어떻게 나아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방패막이라고 할까요. 프런트라는 일이 언론이나 회사 등 외부에서의 도전도 많이 받고,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스트레스도 받는데, 리더로서 그런 방패막이 역할도 하고 믿어주는 버팀목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단장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 같습니다.

Q. SK 스포츠단 내 여러 중요한 스포츠를 두루 경험하셨습니다. 이 경험이 현재 단장 역할을 수행하시는데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보시는지요.

구단, 스포츠 마케팅, 협회 등의 경험이 제게 힘이 됐습니다. 저는 행운아였던 거 같아요. SK 스포츠단에서 축구를 제외한 모든 종목을 담당했습니다. 핸드볼도 처음 만들어질 때 스폰서를 담당했고, 프로야구단도 1년간 있었죠. 그런 경험을 두루 했다는 것이 행운 같습니다. 다양한 종목에서 쌓은 경험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고 있죠.


Q. 같은 스포츠이긴 하지만, 실내스포츠도 있고 야외도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형식이 다를 수도 있는데, 새로운 무대로 옮겨갈 때마다 적응하는 것도 숙제였을 것 같은데요. 적응은 어떻게 하셨는지요.

온라인, 오프라인 등 무대는 다르지만 근본은 똑같았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농구, 수영 등을 맡아오다가 2017년에 게임단 단장이 되었습니다(오 단장은 2017년 12월, SK텔레콤 통합 커뮤니케이션 센터 스포츠마케팅 그룹장으로 승진하며 T1 단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하지만 가서 보니 e스포츠도 바탕은 똑같았습니다. 승패도 걸려있고, 선수 육성과 발굴과 같은 프로세스도 다른 스포츠와 같았기에 크게 동요되거나 그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Q. 일을 시작하실 때만 해도 농구는 호황기였습니다. 하지만 단장으로 복귀한 지금의 농구계는 그렇지 않은데요. 다른 종목에서의 경험을 비추어 보았을 때, 농구가 다시 인기를 얻으려면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보시는지요.

농구가 갑자기 국제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NBA에 있는데, 우리가 그 정도 실력까지 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은 많이 어렵죠. 선수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저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력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야죠. 또 제도적으로 봤을 때, KBL은 그간 제도가 너무 자주, 많이 바뀌어왔습니다. E-스포츠도 호황기에 있다가 여러 악재로 인해 혼란을 자초했습니다. KBL도 잦은 제도 변화와 여러 사건으로 인해 팬들을 식상하게 만들고 결국, 그들이 떠나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그런데 그 와중에 SK는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18시즌 연속 1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흥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 보는지요.

우리 프런트가 참 잘 합니다. 선수들이 경기 전이나 후에 팬들과 함께 하는 문화를 잘 정착시켰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오히려 선수들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잘 다가가고 있죠. 팬들과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선수단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 봅니다. 그게 홈 팬들을 불러 모으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우리 농구가 빠르고 재미있는 농구를 강조하기에 사랑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그런 부분은 코칭스태프와의 협조 관계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문경은 감독, 전희철 코치가 젊은 감각을 갖고 있습니다. 팬 친화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죠. 그런 점에서 굉장히 고마웠습니다. 감독, 코치가 앞장서주니까요.

Q. 프런트의 수장으로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구단주께서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만, 농구단이라는 것이 오로지 운영 중심으로만 가다보면 정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계속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야 합니다. 마케팅도 그렇고요.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죠. 또, 조금은 극단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예전 구단주께서는 “프런트는 선수단의 머슴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물심양면으로 선수들을 뒷받침해서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이죠. 그게 프런트의 기본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선수단의 키워드는 ‘행복 농구’입니다. 프런트 역시 다른 팀에 비해 유독 끈끈하고 코칭스태프와의 관계 역시 남달라 보입니다. 단장님이 생각하는 ‘행복 농구’는 무엇이라 보는지요?

경제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회사에 나오고, 연봉을 높이기 위해 농구를 하는 것에만 얽매이다보면 ‘내가 행복한가’라 생각했을 때 그걸 못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와는 별개로 내 발전을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했을 때 느끼는 감정 등을 통해 힘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수단이나 프런트에게도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단순한 밥벌이가 아니라 나를 진짜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이를 통해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더 나아가 그 기쁨을 우리 팬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SK의 행복농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팀에서는 최준용 선수가 바로 그런 행복농구를 위해 앞장서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Q. 올 시즌도 홀로그램 기술을 비롯해 SK는 남다른 팬 서비스로 팬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무엇인지요?

SK는 통신회사로서 5G와 관련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체육관이 노후되긴 했지만, 농구단 역시 5G를 적용해서 스포츠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5G 관련한 이벤트도 하고 있고 중시하고 있습니다.


Q. 농구단에서 겪은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는지요.

2017-2018시즌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죠. 장지탁 사무국장과 저는 신세기부터 시작해 생애 처음 우승이었습니다. 정말 눈물이 났죠. 회장님, 구단주와 축승회를 하는데 제 아내가 소감을 말하더군요. 꼴찌도 했고, 힘들 때도 많았는데 이렇게 우승하니까 너무 기쁘다고요. 우승했을 때 그 순간, 나를 지켜봐준 와이프가 그런 소감을 말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걸 본 그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뭉클했습니다.

Q. 혹시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나요?

정재홍 선수가 기억에 남죠. 우리 구단에서 함께 한 시간은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좋은 친구라 선수단과 프런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젊은 나이에 떠나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문경은 감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와는 18년차입니다. 제가 빅스 사무국장일 때 삼성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해왔고, SK 나이츠에 있을 때도 데려왔고 감독으로 올려놨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서클룸에서 자장면 몰래 먹을 때부터 가져온 인연이죠(웃음). 그만큼, 서로를 잘 아는 사이입니다.

Q.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다가왔습니다. 2020년에 꼭 듣고 싶은 소식이 있다면.

당연히 통합우승입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 선수들이 부상 없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시즌에 다들 부상 때문에 많이 고생했기에 2020년에는 모두 아프지 않고 건강히 잘 뛰길 바랍니다.
Q. 그런가 하면 점프볼 잡지는 20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점프볼은 한국프로농구에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 생각합니다. 농구를 계속 알리고, 또 전문적인 부분까지도 잘 소개하면서 프로농구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바라는 것보다는 계속 꾸준히 농구의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는 그런 잡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농구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전에 비해 농구 인기가 줄고 있습니다. 그래도 농구를 사랑해주시고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들께 더 감사드립니다. 2019-2020시즌을 기점으로 프로농구가 더 발전적이고 팬들에게 다가갈 것이니 기대해주시고요. 계속해서 성원해면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오경식 단장은
오경식 단장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신세기통신으로 입사해 신세기 빅스 프로농구단과 SK빅스 농구단을 거쳐 SK나이츠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는 SK텔레콤 스포츠 마케팅 그룹장을 맡아 SK텔레콤 프로게임단 T1과 SK텔레콤 오픈 골프대회 운영, 대한 펜싱협회 지원, 빙상 국가대표 후원, 수영 박태환과 안세현 후원, 골프 최경주, 최나연, 이보미 후원 등 스포츠 전반에 대한 업무를 맡아 왔다. 오경식 단장은 SK 농구단장과 스포츠 마케팅 그룹장을 겸임하고 있다.

# 사진_문복주 기자,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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