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서호민 기자] 오늘날 3x3 무대가 있기까지는 '길거리농구'라 불렸던 '3on3'가 있었다. 여름마다 열리던 각종 대회에서 남다른 클래스를 보였던 그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3x3 농구문화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점프볼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전국 길거리농구대회를 휩쓸던 1세대들을 만나보았다. 20년이 지나 이제는 '마음만 20대'인 아재가 됐지만, 저마다 농구를 향한 애정과 열정은 여전했다. 한국의 길거리농구 레전드를 찾아서 연재물, 첫 번째 주인공은 1세대 길거리농구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서울대 SP 농구동아리 출신 장도환 씨다.

장도환 (SP)
1세대 길거리 농구 대표주자
장도환은 1994년부터 대회에 참가한 '길거리농구 1세대'다. 서울 신림을 연고로 조직된 '돌풍'의 리더였던 장도환은 이듬해인 1995년부터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힌다. 가장 아끼는 후배이자 농구인생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이장근을 만난 것이 농구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장근이와 저의 농구인생은 완전 판박이에요"라고 말문을 연 장도환은 "1995년 6월에 나이키배의 전초전 성격에 가까운 리복배에 출전했는데, 저희 팀이 (이)장근이가 속한 구리메이저한테 준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졌어요. 그런데 며칠 뒤 열릴 나이키배를 앞두고 저희 팀원 중 한 명이 부상으로 경기를 뛸 수가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거죠. 결원이 생겨 당장 새로운 팀원을 구해야 했고,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팀원들에게 리복배에서 저희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장근이를 추천했어요. 그 당시에는 장근이와 일면식도 없었지만 워낙 상황이 급박했기에 부랴부랴 리복 회사에 장근이의 연락처를 수소문했고, 전화를 걸어서 당장 내일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로 오라고 했죠."
높이가 약점이었던 '돌풍'은 190cm 장신 이장근을 품는 데 성공하며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고, 그 해 나이키배 우승을 차지했다. 돌풍은 우승 팀 자격으로 3달 뒤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 나이키 길거리 농구대회 출전 티켓을 거머쥐는 기쁨까지 누렸다.

당시 그는 수능을 3개월 앞둔 고 3 수험생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농구 일탈'에 빠졌고, 이로 인해 학교 성적도 당연히 떨어지게 됐다고. 장도환은 "원래 고2 때까지만 해도 반에서 1, 2등을 놓치지 않았는데, 그 때 일본 갔다온 이후로 등수가 10등까지 밀렸어요. 다행히도 운 좋게 수능을 잘 봐서 목표로 했던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었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학교 성적은 떨어졌지만 그 때 일본 가서 동료들과 함께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어요. 그 때 특별 게스트로 일본을 방문한 제이슨 키드와 이벤트 픽업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저희 팀 장근이가 키드를 상대로 블록슛을 해내 좌중을 압도했었죠. NHK 방송사와 인터뷰 했던 기억도 나네요"라며 아시아 대회에서의 추억을 떠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게 없었던 장도환은 당시 들어가기 힘들다던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대학에 가서도 농구 사랑은 변치 않았다. 그런데 참으로 얄궂은 운명이다. 장도환이 대학교 3학년이었던 1998년, 그와 고교 시절 돌풍을 이끌었던 '영혼의 파트너' 이장근이 그와 같은 학교 심지어 같은 과에 입학한 것이다. 대학에서 다시 뭉친 장도환과 이장근은 그 해 서울대 SP 농구 동아리를 탄생시킨다. 바야흐로 SP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런 걸 운명적인 인연이라고 하는 건가봐요"라고 웃어 보인 장도환은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SP 동아리를 개설하고, 그 다음 해에 나이키 대회에 출전해서 SP 소속으로는 첫 우승을 거머쥐었어요. 준결승에서 당대 대학성인부 최강자로 꼽혔던 MSA를 만났죠. MSA는 지금도 물론 잘하는 팀이지만, 김병석과 송병석, '석석 듀오'가 팀을 이끌고 있었던 그 때가 가장 전력이 좋았어요. 당시 MSA는 단연 독보적이었어요. 저희 팀원들도 MSA한테 이기는 건 차치하고, 크게만 지지 말자는 각오로 경기에 나섰어요. 그런데 이 경기에서 제가 2점슛 연속 6방을 꽂아 넣으면서 팀을 결승으로 이끄는 등 대이변을 일으킨거죠.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게 거리에 상관없이 그분이 오신 듯 슛이 막 터졌어요. 남들이 하지 못한 걸 우리가 해내서 더 기뻤어요."

장도환은 인터뷰를 통해 "인터뷰를 하면서 '아 그 때 그 시절 내가 정말 후회 없이 농구를 했구나'라는 뿌듯한 기분은 드네요. 1세대 선배로서 앞으로 3세대, 4세대들이 길거리 농구를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장도환 프로필
1977년 12월 18일생, 180cm/65kg, 가드, 서울 남강고-서울대 체육교육학과
1995년 나이키 전국 3on3 길거리 농구대회 고등부 우승
1995년 나이키 아시아 3on3 길거리 농구대회 우승
1999년 아디다스 전국 3on3 길거리 농구대회 대학성인부 우승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 사진_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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