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청주/이영환 인터넷기자] 우리은행의 기둥 김정은의 부재가 불러온 패배는 뼈아팠다.
아산 우리은행은 2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69-79로 졌다. 5연승에 제동이 걸린 우리은행은 리그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박혜진이 17득점(3점슛 3개) 5어시스트 2블록을 올리며 추격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박지현(18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과 김소니아(14득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도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4쿼터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승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는 우리은행에 그저 그런 ‘한 판’이 아니었다.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 따른 긴 휴식기 이후 펼쳐진 1, 2위 간의 첫 대결. 하지만 팀의 공수 겸장 노릇을 톡톡히 하던 김정은의 부상(아킬레스건)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복귀 시점조차 불투명했던 까닭에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다. 원투펀치 중 한 명인 박혜진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얼마만큼의 결속력을 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김정은의 빈 자리는 예상보다 컸다. 우리은행은 경기 초반부터 KB스타즈의 골밑 공세에 맥을 추리지 못했다. 김소니아가 카일라 쏜튼의 수비로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쏜튼과 박지수에게 집중된 수비로 우리은행은 KB스타즈에게 외곽 기회도 여럿 허용했다. 이는 경기 전 위성우 감독이 우려했던 점이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만 4개의 3점슛을 내줬다.
르샨다 그레이 역시 홀로 골밑을 감당하기 버거워했다. 그레이는 박지수와 쏜튼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유독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 이날 최종 기록은 4득점 9리바운드.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부재는 더욱 도드라졌다.
김정은의 빈자리는 매치업 상대였던 쏜튼의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쏜튼은 이날 19득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다. 올 시즌 우리은행과의 다섯 차례 맞대결 중 최다 득점이자 첫 더블더블이다. 종전 최다는 14득점(2라운드), 리바운드 최다는 11개(3라운드)였다. 그만큼 김정은의 수비 능력이 탁월했다는 뜻이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경기 후 “수비가 박혜진에게 쏠리다 보니 버거워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7일 신한은행전 승리 후 “경기 초반 (김)정은이가 없다 보니 선수들이 당황해하는 기색이었다”라고 말한 점과 궤를 함께한다. 김정은이 빠진 자리를 박혜진이 40분 내내 뛰며 메우다 보니 부하가 걸리게 되고, 다른 선수들 역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선수단 역시 베테랑의 공백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지난 신한은행전에서 박혜진은 “(김)정은 언니가 없다 보니 다소 부담감을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최은실은 “정은 언니 없는 자리가 크지만, 경기를 못 할 순 없는 노릇이다. 한 발 더 뛰는 의지를 갖고 언니 자리의 반이라도 메우려 한다”라며 각오를 전한 바 있다.
경기는 졌지만 나름의 수확은 있었다. 우리은행은 이른바 ‘짠물 수비’로 가능성을 봤다. 김소니아와 박지현의 협력, 식스맨들의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이 돋보였다. 덕분에 박지수는 2쿼터에, 쏜튼은 3쿼터에 각각 4득점으로 묶였다. 공격에서는 스몰 라인업을 구성, 수비 후 빠른 트랜지션으로 4쿼터 초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위 감독도 “쏜튼에게 19점을 준 정도면 김소니아의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박지현도 생각 외로 힘이 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는 졌지만 희망을 봤다. 막판 점수가 벌어졌지만 선수들은 나름 잘했다”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오는 24일 부천 KEB하나은행을 아산으로 불러들인다. 김정은의 결장은 치명적이지만, 강팀이 ‘강팀’인 이유는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모두가 고른 활약을 펼치는 데 있다. 우리은행은 KB스타즈전의 패배를 밑거름 삼아 강팀의 면모를 다시금 선보일 수 있을까.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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