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위기] 모두가 어색해했던 WKBL 첫 무관중 경기…현장의 목소리는?

김기홍 기자 / 기사승인 : 2020-02-21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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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천/김기홍 인터넷기자] 팬들의 함성 대신 선수들의 목소리만이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부산 BNK는 2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은행과의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73-59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코로나19가 심각한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지난 20일 WKBL은 입장 관중과 관계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문진표 작성을 마쳐야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방침을 강화했다. 하지만 국내 확진자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긴급회의를 통해 21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본 경기에 앞서 오후 3시 30분에 열린 퓨처스리그 경기부터 관중 입장이 제한됐다.

예기치 못한 변화에 직면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경기에 앞서 만난 이훈재 하나은행 감독은 “무관중 경기는 처음 경험해본다. 선수들이 환경에 예민한 면이 있기 때문에 좀 걱정이 된다.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고, 이런 때일수록 경기에 더 몰입해서 잘 풀어나가길 바란다. 잘 헤쳐 나갈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원정팀 BNK의 유영주 감독은 “오늘 기사를 보고서야 무관중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다. 선수들에게는 투지를 강조하면서도 부담 갖지 말고 연습경기라 생각해보라고 했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프로 선수들인 만큼 환경적 영향에 가급적 신경 쓰지 말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 팀 감독들의 우려대로 초반부터 어수선한 경기가 펼쳐졌다. 1쿼터에 양 팀이 시도한 7개의 3점슛이 모두 림을 외면했고, 9개의 턴오버가 발생하는 등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전반 내내 저득점 양상이 펼쳐진 가운데, 후반 들어 집중력과 투지를 좀 더 발휘한 BNK가 결국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하나은행의 주장 백지은은 “코트에 서니 느낌이 정말 이상했다. 홈 코트에서 팬 분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신이 났었는데, 오늘은 따라잡으려고 해도 분위기가 살지 않아 힘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더블더블(28득점 12리바운드)을 작성하며 팀 승리를 이끈 다미리스 단타스는 “무관중 경기는 처음 해본다. 초반에는 기분이 이상했는데 점차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강이슬을 철저히 수비하며 BNK의 연패 탈출을 이끈 김진영은 “경기 준비하는 도중 매니저 언니에게 무관중 소식을 들었다. 그간 긴가민가했었는데 체육관에 도착하니 그제야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실감했다”며 “팬 분들이 계시면 없던 힘도 솟는다. 그런 면에서 오늘은 승리했음에도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력과 별개로 벤치 응원전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두 팀의 벤치에서는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 마다 체육관이 울릴 정도로 엄청난 응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에 김진영은 “상대 팀 작전이 들릴 정도로 체육관이 조용했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벤치에서 더 큰 목소리로 응원에 나섰다. 우리 팀은 원래 벤치에서 흥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오늘은 정말 최고였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

무관중 경기는 선수들 뿐 아니라 베테랑 장내 아나운서에게도 쉽지 않았다. 하나은행과 서울 SK의 장내 아나운서를 맡고 있는 박종민 씨는 “응원가를 비롯하여 홈팀의 이점을 살리는 요소가 없다보니 허전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정보 전달뿐 아니라 홈팬들과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역할도 한다. 그 부분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다른 경기장의 아나운서들 역시 앞으로 어색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와 감독, 경기장 관계자들 모두가 어색해했던 무관중 경기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이어진다.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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