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조영두 기자] 이대성(30, 190cm)과 장재석(29, 203cm)은 KBL을 대표하는 절친이다. 이들은 고등학교 3학년 때 NBA 캠프에서 처음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친해졌다. 중앙대로 함께 진학하면서 우정은 더욱 깊어졌고, 한때 NBA라는 큰 꿈을 같이 꾸기도 했다. 10년이 넘게 지나 이제는 서른의 나이에 유부남이 된 이대성과 장재석. 긴 우정의 시간만큼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많을 터. 그래서 이대성에게 장재석을 위한 질문을 부탁했다. 이대성은 KBL 대표 입담꾼답게 재치있는 질문을 준비했고, 장재석 역시 만만치 않은 답변으로 지면을 빛냈다.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2월호에 개재된 글입니다.
대성_ 우리가 고등학교 3학년 때 NBA 캠프에서 처음 만났는데 내 첫인상은 어땠어?
재석_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났던 기억이 나는데 당시 삼일상고 스타일이 머리가 굉장히 짧아서 촌놈 티가 났어. 네 얼굴이 그 때는 더 촌놈 같았지. 근데 속으로 ‘얘는 내가 좀 가꾸면 도시 남자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내가 서울 구경도 시켜주고, 미용실도 몇 군데 데려갔잖아? 네가 머리를 기르니까 좀 괜찮더라고. 그리고 네가 머리에 관심이 엄청 많아서 어떤 염색약이 좋은지 까지 알고 있었잖아? 나중에 미용사를 해도 잘할 것 같아.
대성_ 네가 고등학생 때 레지 밀러 같은 슈터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 그런데 키가 200cm 넘게 커서 센터를 봐야하니까 더 크지 않기 위해 탄산음료를 과다 복용하고, 잠도 안 자고, 클럽 생활을 배웠다는 루머를 들었는데 사실이야?
재석_ 완전 거짓이야. 레지 밀러 같은 슈터를 꿈꿨던 건 맞아. 근데 키가 200cm가 넘는 순간 210cm까지 커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야 NBA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정말 노력 많이 했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스트레칭 하고, 식단관리도 했어. 네가 프로 와서 식단관리를 엄청 열심히 하는데 그거 내가 대학생 때 다 했던 거잖아. 그런데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리카르도 포웰과 매치업 해보고 ‘NBA는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 그때부터 탄산음료도 조금씩 마시고 한 거야. 그런데, 탄산음료는 (전)준범(현대모비스)이가 많이 마셨는데 네가 헷갈린 게 아닐까. 클럽은 스트레스 풀려고 어쩌다 한 번씩 간 거지. 자주 가진 않았어. 가서 춤추면 리듬감이 좋아져서 농구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웃음).
대성_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데 나와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은 어느 정도야?
재석_ 아마 너는 내가 가라는 팀에서 뛸 것 같아. 우리가 그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잖아? 너와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어. 네가 나에게 좋은 패스를 많이 줘서 같이 뛰면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났지. 하지만 지금 FA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어. 당장 내 앞에 있는 다음 경기 준비할 생각만 하고 있어. FA 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인 것 같아.
대성_ 대학생 때 나와 둘이서 갔던 무전여행을 한 번 더 해볼 생각 있어?
재석_ 하, 그 때 2010년인가 2011년 12월에 아무 생각 없이 공주로 갔었잖아. 원래 스티브 내쉬 은퇴하기 전에 피닉스 선즈 경기를 보러 미국에 가려 했는데 휴가는 너무 짧고, 비용도 많이 들고 해서 무전여행을 갔었지. 한 번쯤은 더 가고 싶은데 12월에 가자고 하면 추워서 안 될 것 같아. 그 당시에 네가 아는 선배 집에서 잤는데 선배 혼자서 전기장판에서 주무시고, 우리는 보일러 없는 맨 바닥에서 자는 바람에 추워서 입 돌아갈 뻔 했잖아? 지금은 나이가 서른이라 추운 데서 자면 입이 돌아갔다 다시 제자리로 안 돌아올 것 같아(웃음). 그리고 그 때 (박)찬성(전 오리온)이 형이 프로선수여서 돈을 보내준 덕분에 밥을 사먹었던 기억도 나. 아 참, 하루는 무작정 식당에 가서 무전여행 한다고 하니까 사장님께서 무료로 밥과 국 그리고 밑반찬까지 주셔서 맛있게 먹었잖아. 다음에 꼭 너와 같이 가서 사장님께 보답을 해드리고 싶어.
대성_ 대학생 때 내가 NBA 도전한다고 미국 간다고 했더니 네가 ‘잘 안 돼서 돈 못 벌면 내가 치킨집 차려줄 테니 걱정 말고 열심히 해’라고 말했었잖아. 그 약속 아직도 유효한 거야?
재석_ 그 때 나도 너와 미국에 같이 가고 싶었어. 근데 나는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해도 외국선수를 압도하지 못해서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고 안 갔지. 그래서 내가 ‘나는 프로에 가서 돈을 벌 거야. 가서 돈을 못 벌면 내가 치킨집 차려줄 테니까 성공하고 와’라고 했었잖아. 그 때는 그렇게 말했지만 지금은 아이가 둘이나 있어서 아내와 상의를 해봐야 될 것 같아(웃음). 만약 내가 치킨집을 차린다면 널 매니저로 고용할 의향은 있어.
대성_ 삼선의 별, 바레장재석, 장펌프 등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잖아? 그 중 최애 별명이 뭐야?
재석_ (부산) KT 시절에는 내가 펌프 페이크를 하도 많이 하고, 크레용팝의 빠빠빠가 유행이어서 형들이 ‘장 펌프’라고 많이 부르셨어. 그런데 팬들은 바레 장재석을 좋아하시더라고. 근데 바레 장재석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 요즘엔 새로운 별명인 카립 압둘 재석이 마음에 들더라고. 훅슛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서 카림 압둘 재석으로 불러주면 좋을 거 같아.

대성_ 갑작스럽게 내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1억을 빌려달라고 하면 어떡할 거야? 사정을 들어보니 다시 돌려받기는 힘든 상황이야.
재석_ 당연히 빌려줘야지. 우리 아내가 대인배여서 내가 돈을 많이 벌면 1억 정도는 쓸 수 있게 해줄 것 같아. 절친한 친구, 평생 갈 친구니까 다시 돌려받지 못해도 줘야지. 반대의 상황이라면 너도 똑같이 해줄 것 같은데. 맞지?
대성_ 수영을 잘하는 네 아내와 수영을 전혀 못하는 내가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할 거야?
재석_ 하하. 이거 어떻게 하지(웃음). 고민이네. 아내가 수영을 정말 잘한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아내를 먼저 구해야 될 것 같은데? 가족이 생기니까 어쩔 수 없이 가족을 먼저 챙기게 되는 것 같아. 너는 네 아내가 구해주지 않을까(웃음). 또 네가 우리 아이들을 키워줄 건 아니니까 아내를 먼저 구할게. 미안해. 하하.
대성_ 인간 장재석의 궁극적인 목표는 뭐야?
재석_ 이런 질문 오랜만에 받는 거 같아. 예전에는 기부도 많이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돈을 쫒지 않고 성실하게 살고 싶었어. 특히 연봉의 10%를 매년 기부하고 싶었어. 그런데 가족이 생기다 보니 한 가정의 아빠로서 돈도 많이 벌고, 아이들이 나중에 하고 싶다는 거 다 해주고 싶더라고. 그래서 지금은 아이들에게 모범적이고, 성실한 아빠가 되는 게 목표야. 가족들과 많은 시간 보내면서 잘 살고 싶어.
대성_ 마지막으로 장재석에게 이대성이란? 내 등번호인 43자로 말해줘.
재석_ 특별하고 같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고 열정을 계속 불타오르게 불을 지펴주는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는 친구.
사진_ 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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