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2000년대 들어 대학농구는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하게 나왔다. 그리고 긴 논의 끝에 2010년, 대학농구리그가 출범했다. 대학 선수들은 본교나 상대 학교에 가서 경기를 가지며 미리 프로와 같은 방식의 리그 운영을 경험했다. 홈 경기에서는 재학생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을 얻었다. 그렇게 대학농구리그 초창기 코트를 누볐던 선수들이 어느덧 프로농구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오래 전 기억으로 남은 이들의 대학 시절을 소환한다.
※ 본 글은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백 투 더 대학농구리그
경희대를 정상으로 이끈 한 축인 김종규는 “대학으로 돌아간다면 스킬을 더 보완할 거다. 골밑 기술이나 지금 프로에서 배우고 있는 걸 몸이 더 좋았던 대학 때 배우고 싶다. 몸을 더 만드는 것보다 기술을 더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때는 사실 몰랐다. 주위에서 이야기를 해줘도 우리 팀이 이기니까 안일하게 생각했다. 대충 높이 뛰고, 달려주면 우리 팀이 이기고 내가 많은 득점을 하니까 프로에서도 될 줄 알았다. 프로에선 나보다 더 높이 점프하고, 힘이 더 좋은 외국선수가 많아서 안 되더라”고 했다.
대학농구리그 초창기 펄펄 날아다니던 선수들이 이제는 프로 무대에서 5~6시즌 가량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험을 안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점을 보완하거나, 훈련을 좀 더 집중하고 싶을까? 이는 현재 대학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선수들까지도 한 번 귀담아 들을 만한 경험담이다.
이승현_ 1대1 연습만 엄청 할 거다. 제가 공격에 약점이 있다고 다들 말씀하시는데, 일단은 다양한 스킬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도 연습을 하는데 실제 경기에선 사용하기 힘든 게 있다. 노력을 해도 잘 안 되더라. 대학으로 돌아가면 이종현과 365일 1대1만 할 거다, 무조건. 그런 선수와 함께 훈련하는 게 좋으니까 그렇다. 스킬을 익히는 건 한 번 연습해서 되는 게 아니다. 더 자주 접하고 훈련해야 한다. 요즘 스킬 트레이닝이 활성화 되었는데 제가 대학 때 그랬다면 매일 가서 훈련했을 거다. 아쉬운 부분이다. 그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지금 열심히 해야 한다.

최부경_ 크게 보면 두 가지다. 3점슛까지 던질 수 있는 슛 자신감과 훅슛을 익힐 거다.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훅슛은 생소했는데 지금은 필수다. 그때 관심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훅슛과 장거리 슛을 더 많이 연습할 거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한 신체다. 몸이 건강해야 뛰어다닐 수 있다. 지금 무릎이 좋지 않아서 아쉬운데, 대학으로 돌아간다면 제 몸을 아끼며 훈련할 거 같다.
김현민_ 슛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고, 기본기를 더 다지고 싶다. 또 프로농구 경기를 많이 챙겨볼 거다. 대학 때 프로농구 경기를 많이 안 챙겨봤는데, 그때 전술을 미리 봤어야 한다. 아무것도 없이 프로에 왔다. 막상 오니까 신인 선수들도 대부분 그랬다. 대학 무대에서 누가 봐도 한 가닥 하던 선수들이 프로에선 맥을 못 춘다. 제 생각에는 ‘그래도 대학에서 잘 했는데’ 이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런 생각을 빨리 지워야 한다. 프로에선 ‘내가 대학에서 이만큼 했다’는 마음가짐을 내려놔야 한다.
차바위_ 대학에서 2대2 플레이를 많이 해봤으면 어땠을까 싶다. 4번(파워포워드)이니까 스크린을 걸어주기만 하고 제가 2대2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1대1만 했다. 스몰맨으로 가서 2대2 플레이를 시도하고 연습을 하고 싶다. 지금 KBL은 외국선수 한 명이 뛰어서 국내선수의 역할이 많아졌다. 외국선수 혼자서 공격을 할 수 없어서 국내선수 공격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학에서 2대2 플레이를 많이 해보면 도움이 될 거다. 2대2 플레이를 잘 하려면 먼저 드리블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슛과 패스가 가능해야 하고, 스크린을 잘 이용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2대2 플레이를 잘 하는 선수는 드리블과 패스, 슛 모두 잘 한다.
함준후_ 대학 시절 신체조건이 좋아서 그걸 활용한 농구를 많이 했다. 프로에 와서 부상 때문에 기량이 떨어진 게 맞지만, 프로에선 골밑보다 밖에서 플레이를 하는 게 많아서 대학으로 돌아가면 외곽 플레이 준비를 할 거다. 3점슛을 좀 더 많이 연습해서 경기 중에도 많이 던지며 프로 무대를 준비하고 싶다.
장재석_ 손 끝의 감각을 익히고 싶다. 골밑슛이나 훅슛이 안 들어가는 이유도 손 끝 감각 때문인 거 같다. 추일승 감독님께서도 ‘감각을 신경 쓰라’고 하셔서 예전보다 감각이 좋아졌다. 대학은 솔직히 몸싸움이 약하고, 힘들지도 않아서 야투 성공률도 높았다. 1대1을 해도 그렇게 성공률이 나와서 내가 골밑슛을 잘 넣는 줄 알았다. 그게 잘못 된 거였다. 외국선수들과 경기를 하려면 빨리 슛을 던지는 걸 해봤어야 했다. 그래서 아쉽다. 집중 안 해서 골밑슛을 놓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각이 안 좋은 거였다. 감각이 좋은 선수는 자밀 워니, 애런 헤인즈, 트로이 길렌워터, 오세근 형 등이다. 대학 때 3점슛을 던졌지만 4학년 때 김유택 감독님께서 슛 던지는 걸 안 좋아하셔서 슛을 안 쐈다. 그 당시 프로에는 수비자 3초 룰이 있었다. 그래서 슛을 많이 안 던져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 규정이 없어져서 슛이 너무나도 필요해졌다. KBL이 경기규칙을 너무 많이 바꾼다(웃음).

BONUS ONE SHOT | 김종규의 의미 있는 트리플더블
경희대 전성시대를 이끈 핵심은 김민구와 김종규, 두경민(이상 DB)이다. 두경민은 “재미있었다. 진짜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 새벽까지 놀아도 (다음날 경기에서) 이겼다”며 “선수들이 모두 농구를 잘 하고, 팀워크도 잘 맞았다. 다른 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의 단합이 잘 되었다”고 대학 시절을 기억했다. 특히, 김종규가 궂은일에 치중했기에 김민구와 두경민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김종규의 희생이 있었던 것이다.
두경민은 “지금도 그러고 있다. 김종규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연봉을 저렇게 많이 받으면 득점을 더 많이 하면서 자기 기록에 더 신경을 쓰고 싶을 거다. 그런데 팀 승리를 위해서 자기가 먼저 희생한다”라며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고, 보이지 않는 활약이 얼마나 큰지 모르실 거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우리 팀이 이렇게 바뀐 건 종규의 효과다. (최고 보수) 부담감을 이기고 희생하면서 팀을 위하는 마음을 보면 지금이나 대학이랑 똑같다. 제가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건 종규와 (치나누) 오누아쿠의 희생이 아니면 절대 안 되는 거다. 종규는 그렇게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선수”라고 김종규의 헌신을 높이 샀다.
이런 김종규도 대학농구리그에서 의미있는 기록 하나를 남겼다. 2010년 9월 13일 상명대와 맞대결에서 22점 20리바운드 11블록을 기록하며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것. 당시 경희대는 개인보다 팀을 우선하며 트리플더블을 반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프로무대에서 딱 3번 밖에 나오지 않은 블록 포함 트리플더블을, 더구나 한 번도 없는 20-20 동반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11블록은 대학농구리그 한 경기 최다 블록이기도 하다. KBL 역대 한 경기 최다 블록 역시 11개다. 참고로 서장훈(전 KT)은 1994년 2월 26일 농구대잔치 삼성전자와 경기에서 21점 20리바운드 10블록으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바 있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한명석,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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