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서울/강현지 기자]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양동근도, 그 인사를 듣고 있는 모든 이들도 뭉클했다.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이 1일 KBL 센터에서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31일 구단을 통해 선수 은퇴를 공식화했던 양동근은 울산에서만 14시즌을 소화, 햇수로만 17년이라는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게됐다. 평소와 다를바 없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던 양동근이지만, 자신이 평생 펼쳐왔던 꿈에 하나의 막을 내린다는 감정은 숨길 수 없었다.
“오늘 좀 울게요”라며 입을 뗀 양동근은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프로선수 인생에 스쳐간 사람들 모두에게 인사를 건넸다. 결국 그의 눈시울은 뜨겁게 붉어졌고, 코트를 떠나는 레전드의 진심은 모두에게 전해졌다. 다음은 양동근의 은퇴 심경 전문이다.

+ 양동근 은퇴 심경 전문+
일단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든데, 은퇴 발표를 하게 되서 죄송스럽다. 어려운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일단 좋은 환경에서 자리를 만들어주신 현대모비스 단장님을 비롯해 국장님, 임직원, 프런트에 감사하다. 17년간 선수 생활을 하는데 있어 힘써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선수들을 위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힘써주신 직원, 숙소 아주머니들께도 감사하다. 일일이 선생님들 성함을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힘써주신 지도자분들도 감사하다. 팬들이 가장 아쉽게 생각하셨을 것 같은데, 나 역시도 그렇다. 33번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팬 분들 앞에서 인사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것 역시 아쉽다.
원정을 가도 울산 팬분들은 홈팀 응원단 보다 소리를 많이 질러주셨다. 울산에서는 그것보다 더 컸다. 그런 함성을 들을 수 있어 행복했고, 선수가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서도 함성을 잊지 않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난 운이 좋은 선수다. 정말 좋은 환경에서 선수들과 좋은 감독님, 코치님 밑에서 행복하게 생활을 했다. 남들 못지 않게 우승도 많이 했다. 이게 정말 감독, 코치님, 동료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너무나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33번을 달려고 했는데, 그 친구(故 크리스 윌리엄스)도 잊을 수 없는 선수다. 하늘에서 응원해줄거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난 굉장히 부모님 말씀을 안듣는 선수였다. 농구 시켜달라고 엄청 졸랐다. 반대를 많이 하셨는데, 부모님의 희생이 없었다면 나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항상 기대해주시는 장모님도 감사하다. 미국에 있는 누나도 감사하다. 철모르고 겁 없던 시절에 날 만나서 이렇게 예쁜 가정을 꾸릴 수 있었던 것은 아내 덕분이다. 시즌 중에 아내가 아빠 역할까지 다한다. 모든 농구 선수의 아내가 그렇겠지만, 선수들 집에 있는 아내에게 잘해야 한다. 나는 못해줬는데, 쉬는 동안 못해줬던 걸 만회하도록 하겠다.
우리 아들은 무득점을 해도 잘했다고 박수를 쳐준다. 너무나 힘이 많이 된다. 또 내가 집에 오는 날만 기다린다. 그 힘이 마흔살까지 버티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큰 희생을 해주신 부모님, 가족, 아내, 아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나는 농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쏘리(미안해)', '땡큐(고맙다)'다. 패스 못 줘서 미안하고, 넣어주면 고맙다고 한다. 패스를 잘하는 가드가 아니기 때문에 너희들이 다부지게 던지라고 한다. 그 친구들이 이해해주고, 또 믿어줘서 고맙다.
감히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라고 말은 할 수 없다. 그래도 나름 열심히 했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은퇴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경기를 많이 뛰었다. 군대에 갔을 때 발목 수술을 하고부터 은퇴 생각을 하게 됐고,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형들은 모두 잘했으니까. 난 은퇴를 할 때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다. 미련, 아쉬움을 갖기 전에 오늘 열심히 하자. 큰 부상을 당해 내일 못하게 되더라도 오늘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경기를 뛰었다. 은퇴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
나는 이제 선수로서는 코트에 설 수 없겠지만, 나에게 주셨던 응원과 사랑, 보고 배우고, 느꼈던 부분을 공부해서 다시 코트로 돌아오도록 하겠다. 너무나 꿈 같은 시간들이 지나간 것 같다. 꿈은 말씀드린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꿨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감사하다. 어디서 무슨일을 하든 주셨던 사랑 잊지않고, 보답하는 길을 찾겠다. 많은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 할 날이 올 줄 몰랐는데, 감사하다. 선수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본인들의 선택에 후회가 남지 않는 결정을 했으면 한다. 본인이 책임질 수 있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돌아보면 후회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10개 구단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하고자 하는 길을 밟아갔으면 좋겠다.
#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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