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결산 ④ 아쉬웠던 V4

조소은 / 기사승인 : 2020-04-03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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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 조소은 인터넷 기자] 2년 만의 정규리그 1위과 플레이오프 왕좌의 자리를 노렸던 원주 DB가 예상치 못한 변수로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코로나 19로 인해 우승팀을 가리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종료되고 말았다. 43경기 28승 15패를 기록하며 서울 SK와 공동 1위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한 DB는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한 채 V4를 노렸지만 결국 우승에 대한 짙은 아쉬움만 남긴 채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이상범 감독의 부임 이후 '언더독'이라는 타이틀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던 DB는 이번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김종규와 더불어 김민구와 김태술을 영입해 전열을 가다듬으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DB는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선수층이 얇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DB는 그 예상을 개막 5연승을 달리며 평가를 뒤집었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지는 조직력으로 KBL 최초 4라운드 전승과 이번 시즌 최다 연승인 9연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또한 수비에 강점이 있는 팀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시즌 전 이 감독은 팀의 키워드를 '높이'라고 하며 제공권이나 수비에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동부 산성'의 마지막 수문장이었던 윤호영이 여전히 팀을 지키고 있었고, 장신에 운동능력이 좋은 김종규, 수비에 일가견 있는 오누아쿠까지 있다 보니 자신을 가질 만했다. 이 세 선수로 다시 한 번 산성을 쌓아올린 DB는 경기당 38.9리바운드로 10개 구단 중 리바운드 부문에서 선두를 기록, 경기당 평균 1.5개의 블록을 기록하며 역시나 제공권과 림 프로텍팅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상범 감독은 세 선수의 활약에 대해 "(윤)호영이, (김)종규, 오누아쿠가 골밑에 있으면 상대 팀에서 쉽게 골밑 공략을 하지 못한다. 스피드가 빠른 선수라고 할지라도 블록을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것이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DB는 가드진들의 활동량을 이용해서 풀코트 프레스를 자주 선보였다. 시즌 초중반에는 앞선에서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체력적인 부담으로 압박 수비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부상자들이 돌아오고, 두경민이 가세하면서 올코트 프레스는 DB의 또 다른 강력한 수비 옵션이 됐다. 많은 체력 소모가 필요한 압박수비는 두경민을 비롯해 허웅, 김현호, 김민구 등 득점력과 패싱력을 갖춘 선수들이 활발히 로테이션을 도는 DB이기에 가능한 수비였다. 올코트 프레스로 상대를 1차 압박한 뒤 상대가 코트에 넘어오면 2-3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시즌 중 삼성의 이상민 감독은 이런 악착같은 DB의 플레이를 보고 "자비가 없는 플레이를 펼친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식스맨들의 활약도 좋았다. 코트에 들어가는 선수마다 제 몫을 해주며 또 다른 DB의 팀컬러를 만들었다. 김태홍, 유성호 등은 물론 젊은 선수들인 김훈, 윤성원, 원종훈이 뒷받침해주며 시즌 초반에 받았던 선수층이 얇다는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특히 항상 궃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윤성원은 이전 시즌보다 훨씬 나아진 수비 실력과 정확도 높은 3점슛을 뽐내며 한 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모든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는 플레이로 다양한 공격과, 수비 옵션을 만들어내며 앞만 보고 달려온 시즌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짙은 시즌. 특히 DB의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착실히 걷고 있는 윤호영에게 더욱 아쉬움이 큰 시즌이 아닐까 싶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특히 수비에서 완벽한 중심을 잡아주며 팀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베테랑인 그는 정규리그 우승은 두 번을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는 준우승만 4번으로 우승 반지가 없는 선수다.


그는 "만약 우승을 못 하고 은퇴한다고 해도 크게 아쉬움은 없다. 물론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거기에 목메고 싶지는 않다. 팀 후배들이 '호영이 형 반지 하나 끼워주고 싶다' 라는 생각은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꼭 우승 반지를 위해서 뛰고 싶지는 않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종규는 이번 시즌 내내 "호영이 형 은퇴하기 전에 꼭 우승 반지를 끼어드리고 싶다"라는 말을 하며 확고한 우승 의지를 나타냈었다.


DB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윤호영의 플레이오프 우승 반지는 많은 DB 팬들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그만큼 팀 내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예상치 못한 일로 갑작스럽게 종료된 리그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절호의 찬스였던 시즌을 허무하게 마무리한 DB 선수들은 유튜브를 통해 팬들에게 시즌 종료 감사 메세지를 보내며 끝까지 팬들과의 소통을 잊지 않았고, 이상범 감독도 "올 시즌 초반 팀이 많이 힘들었는데, 원주팬분들이 항상 체육관에 많이 찾아와 따뜻한 말과 응원을 건네주셨다. 거기에 우리 선수들이 힘입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멀고도 험한 V4의 길이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엿봤기에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는 DB의 2019-2020시즌. 더욱 강해지고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올 그들의 모습을 기약하며 다음 시즌을 기대해보자.


#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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