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KBL 역사상 공동 MVP는 단 한 번만 존재했다.
농구대잔치 세대의 힘이 조금씩 빠지던 2005-2006시즌은 여전히 괴력을 과시한 서장훈과 신인 티를 벗고 당당히 에이스로 올라선 양동근이 지배한 때였다.
서장훈은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9.7득점 5.8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득점 1위, 리바운드 2위에 올랐다. 당시 삼성은 32승 22패를 기록, 정규경기 2위에 올랐으며 이는 코뼈 부상에도 투혼을 보인 서장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故크리스 윌리엄스와 함께 급성장한 양동근도 무시할 수 없었다. 53경기에 출전한 그는 평균 12.5득점 2.7리바운드 4.8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하며 모비스의 정규경기 1위를 이끌었다. 어떤 기록도 베스트 5에 오르지 못했지만 2년차 선수의 퍼포먼스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대단했다.
2005-2006시즌 정규경기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열린 시상식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유효 투표수 73표 가운데 서장훈과 양동근이 나란히 30표씩을 가져가며 동률을 이룬 것이다. KBL은 곧바로 상벌위원회를 열었고 논의 끝에 공동 MVP 선정으로 확정했다.
KBL 관계자는 “정말 우연의 일치였다. 그때는 사전 투표가 없이 현장에서 곧바로 진행된 것으로 기억한다. 서장훈, 양동근 선수가 30표씩 동률을 이루며 당시 현장에 있던 재정위원회 분들이 상벌위원회를 개최, 공동 MVP로 결과를 확정했다”라고 이야기했다.
1997년 KBL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공동 MVP가 탄생한 적은 없었다. KBL은 물론 다른 프로 스포츠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만큼 서장훈과 양동근 모두 가장 가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공동 MVP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시즌도 있었지만 주인공은 단 한 명뿐이었다.
그러나 2019-2020 현대모비스의 조기 종료로 인한 MVP 투표에서 14년 전의 일이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니다. 허훈과 김종규의 치열한 경쟁은 물론 당당히 KCC의 에이스로서 성장한 송교창까지 이번 시즌 MVP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 명의 선수가 독식하는 장면은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그만큼 앞서 언급한 허훈, 김종규, 송교창 모두 각자 가진 메리트가 달라 선택하기 어렵다.
득점 2위, 어시스트 1위는 물론 국내선수 최초의 어시스트 동반 20-20, 3점슛 연속 9개를 성공시킨 허훈. 리바운드 1위, DB의 정규경기 공동 1위에 큰 힘을 더한 김종규. 득점 1위는 물론 슈퍼팀 KCC를 홀로 이끈 소년 가장 송교창.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세 선수들의 MVP 경쟁은 너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 후보가 무려 세 선수나 되는 이번 MVP 경쟁에서 또 한 번의 공동 MVP가 탄생할 수 있을까. 독보적인 존재가 없는 MVP 경쟁에서 또 한 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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