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결산 ② 도시-로드 부진에 라건아 부상까지…다사다난했던 외인 농사

박윤서 기자 / 기사승인 : 2020-04-03 1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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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박윤서 인터넷기자] '부상과 부진' 올 시즌 KCC 외국 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키워드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전주 KCC의 첫 선택은 KBL에서 잔뼈가 굵었던 제임스 메이스와 리온 윌리엄스였다. 안정감이 깃든 영입이었다. 메이스는 KBL 통산 106경기를 뛰며 평균 24.3득점 13.3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내외곽을 오가는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여기에 메이스는 2017-2018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애런 헤인즈(십자인대 파열)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특급 소방수'로 활약했고 서울 SK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견인했다. 윌리엄스 역시 6시즌을 KBL 무대에서 뛴 장수 외국인 선수로서 코트 위에서의 꾸준함과 성실함을 인정받았다. 메이스의 뒤를 받쳐 줄 서브 외국 선수 롤에는 윌리엄스가 적합했다.
하지만 개막을 한 달 앞둔 시점 KCC는 메이스에게서 합류 불가 통보를 받았다. 개인 사정(자녀 양육권 문제)으로 인해 귀국이 늦어져 팀과 동행하지 못한 것. 발등에 불이 떨어진 KCC는 고심 끝에 206cm의 센터 조이 도시를 선택했다. 도시는 메이스만큼의 파괴력은 없지만, 노련함을 바탕으로 수비와 픽앤롤에 강점을 갖추고 있었다.


윌리엄스, 도시와 함께 시즌에 돌입한 KCC는 끈끈한 조직력과 모션 오펜스를 기반으로 시즌 전 혹평을 뒤엎고 상승 기류를 탔다. 13경기 8승 5패.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전력 보강을 위해 회심의 트레이드 카드를 꺼냈다. 2019년 11월 11일 KCC는 윌리엄스, 박지훈, 김국찬, 김세창을 울산 현대모비스로 내주는 대신에 라건아와 이대성을 품었다. 13경기를 뛴 윌리엄스(14.5득점 9.9리바운드)의 활약은 준수했지만, 우승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확실한 포스트 빅맨이 필요했다. 적임자는 4차례 현대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끈 '우승 청부사' 라건아였다.

KCC의 깜짝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도시는 탄탄한 피지컬로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큰 힘을 보탰다. 하나, 상대 외국 선수를 압도하기에는 공격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도시의 기록은 평균 6.1득점 8.6리바운드. 변화를 꾀했다. 득점이 빈약했던 도시를 내보내고 'KBL 단골손님' 찰스 로드를 불러들였다. 전창진 감독은 부산 KT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0-2011시즌, 2011-2012시즌, 2014-2015시즌에 로드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로드 활용법'에 대해 꿰뚫고 있었다. KBL에서 8시즌을 소화하며 기량을 검증받은 로드까지 품에 안은 KCC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었다.


라건아와 로드의 결성은 '최고의 조합'이라고 칭할 수 있었다. 그들의 명성과 숱한 활약상들은 KBL의 역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더불어 둘은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를 각각 우승과 준우승으로 이끈 핵심 멤버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른 시나리오가 연출됐다. 라건아와 로드가 예전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라건아는 KCC 합류 후 트레이드 전보다 득점(23.4→18.8), 리바운드(14.9→11.4), 블록(1.5→0.8) 기록에서 모두 하락했고 KCC에서의 기록만 놓고 보면 평균 20득점을 넘지 못한 건 2013-2014시즌(10.4점) 이후 6년 만이었다.

현대모비스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라건아와 이대성의 2대2 플레이 또한 KCC에서는 그리 순조롭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라건아는 지난 2월 13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맞대결 도중 4쿼터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결국 왼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 진단(8주~12주)을 받고 라건아는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라건아의 대체 선수로 긴급 수혈한 오데라 아노시케는 KBL이 조기 종료를 선언함에 따라 2월 29일 KT전 한 경기(18점 10리바운드)만을 치른 채 시즌을 마쳤다.


로드는 부상과 부진이 모두 겹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로드는 8시즌 동안 KBL 무대에서 탁월한 운동 능력을 앞세워 화끈한 공격과 블록, 골밑 투쟁심, 미드레인지 게임 등 장점이 뚜렷했다. 그러나 올 시즌 그의 강점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올 시즌 로드의 기록은 24경기 출전 평균 5.9득점 4.3리바운드 0.5블록. 로드가 뛴 9시즌 동안 가장 낮은 평균 기록을 남겼다. 출전 시간도 평균 11분 47초에 불과했다.

부상도 로드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1월 종아리 근육 부상을 겪은 로드는 1월에 발목을 다치는 악재까지 겹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부상의 여파도 있었겠지만, 초지일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일관했던 로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서브 외국 선수 역할은 로드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았다.

외국 선수의 공헌도와 영향력은 한 해 농사를 좌지우지 할 만큼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교체, 트레이드, 부상, 부진 등 외국 선수 구성에 사연이 많았던 KCC. 올 시즌 잔혹사를 이겨내고 다음 시즌 정상급 외국 선수 조합으로 KCC가 재차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지, 비시즌 그들의 행보가 궁금하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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