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태현 인터넷기자] KT의 올 시즌 외국선수 선발은 결과적으로 씁쓸함을 남겼다. 시즌 조기 종료와 함께 외국선수의 빈자리를 느낀 부산 KT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최종 순위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8-2019시즌 KT는 마커스 랜드리, 데이빗 로건, 저스틴 덴트몬 등을 중심으로 화끈한 ‘양궁농구’를 선보였다. 3점슛을 앞세워 5시즌 만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성공했다. 다만 창원 LG를 만나 제임스 메이스-김종규의 높이에 고전했고 2패 뒤 2승을 거두며 시리즈 역스윕을 노렸으나 큰 무대에 대한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서동철 감독은 양궁농구에서 더 나아가 내외곽의 밸런스를 추구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외국선수 선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이뤄졌다. 서동철 감독과 KT의 선택은 212.5cm의 장신이면서 외곽슛 능력까지 갖춘 바이런 멀린스와 NBA에서 296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알 쏜튼이었다.
시즌이 개막하고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대로 멀린스는 스트레치 빅맨, 알 쏜튼은 스코어러 유형의 선수들이었다.
멀린스는 허훈과의 투맨 게임 과정에서 픽앤롤과 픽앤팝이 모두 가능하다는 큰 이점이 있었다. 실제로 KT의 시즌 초반 공격은 대부분 둘의 2대2 플레이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골밑 공격을 즐기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높이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마무리능력이 나쁘지 않았다.
또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리바운드도 경기당 9.2개를 잡아내며 7위에 이름을 올렸고 수비에서도 블록으로 상대 빅맨을 껄끄럽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 1월 8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는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85.7%의 야투 성공률로 29점을 득점했고 28개의 리바운드까지 곁들이며 본인의 진가를 발휘했다.
쏜튼의 경우, 스코어러답게 두 차례 30점을 득점하는 등 폭발력 있는 득점력을 선보였다. 여기에 조용하고 성실한 태도까지 갖추며 서동철 감독은 물론 팀 동료들의 신뢰를 얻었다.
또한 베테랑으로서 몇 차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위닝샷을 꽂아 넣으며 팀에 짜릿한 승리를 안기는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지난 고양 오리온과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성공한 마지막 3점슛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인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대해 서동철 감독은 “외국선수가 1명만 뛸 수 있기 때문에 두 선수 중 한 명만 터져줘도 만족한다”며 큰 고민을 하지 않았으나 팀 내 득점 1위인 허훈이 부상으로 빠지고 연패가 길어지자 자연스레 걱정도 깊어졌다. 멀린스는 파트너의 부재로 위력이 반감됐고 쏜튼은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잘하는 경기의 빈도가 줄었다.
결국 서동철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틈타 변화를 시도했다. 쏜튼을 대신해 언더사이즈 빅맨인 앨런 더햄을 새롭게 영입했다.
서동철 감독의 선택은 적중하는 듯했다. 더햄은 KBL 무대 데뷔전부터 팀에 승리를 안겼고 두 번째 경기인 전주 KCC전에서는 넘치는 힘을 바탕으로 라건아에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18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내 보였다.
한편, 멀린스의 경우 더햄 합류 이후 출전 시간이 줄었고 자연스레 득점과 리바운드 역시 평균에 못 미쳤다. 그럼에도 KT는 아시아컵 예선을 위한 마지막 휴식기를 앞두고 3연승을 달리며 시즌 막판 경쟁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KT의 상승세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휴식기 동안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고 결국 더햄이 먼저 자진 퇴출 의사를 표하며 팀을 이탈했다. 나날이 국내 확진자 수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를 제지하거나 비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뒤이어 멀린스까지 떠나며 KT는 외국선수가 없는 가운데 2경기를 치르며 모두 패했다. 선수 구성과 전술 활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높이 자체에서도 열세가 드러났다.
이후 KBL이 리그 중단을 결정했고 KT는 새로운 외국선수를 물색했으나 리그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마땅한 외국선수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리그가 재개되지 않은 채 조기 종료되며 KT의 올 시즌도 이대로 끝이 났다.
경기력으로만 봤을 때도 롤러코스터 같았던 KT의 올 시즌. 허훈이라는 에이스가 있었으나 외국선수의 득점력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었고 그 끝은 더욱 씁쓸했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윤민호,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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