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은퇴] 28분 출전 평균 10.0점, 이렇게 떠난 선수 없습니다

이재범 / 기사승인 : 2020-04-04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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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양동근이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KBL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던 양동근이기에 2019~2020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서 은퇴식을 충분히 치를 수 있는 선수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갑작스레 시즌이 중단되자 양동근은 팬들을 놀라게 하는 은퇴 사실을 알렸다.

1~2시즌 충분히 더 활약 가능함에도 은퇴한 선수는 많다. 이들 가운데 양동근처럼 마지막 시즌에도 28분 24초나 뛰면서 평균 10점을 올린 선수는 없다.

양동근은 데뷔 시즌 평균 33분 10초 출전한 이후 2017~2018시즌 평균 31분 2초 뛸 때까지 매 시즌 30분 이상 코트에 섰다. 2018~2019시즌 43경기 평균 26분 53초 출전하며 30분 미만으로 코트를 밟은 뒤 이번 시즌에는 40경기 평균 28분 24초를 뛰었다.

양동근은 665경기 평균 33분 6초 출전했는데 3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조니 맥도웰(34분 35초), 서장훈(33분 11초)에 이어 평균 출전시간 3위다.

양동근의 출전시간이 30분 미만으로 줄어들자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걱정하곤 했다. 그럼에도 2016~2017시즌부터 부상으로 몇 경기씩 빠졌다곤 해도 강철체력을 자랑하던 양동근다운 출전시간이다.

2019~2020시즌은 양동근에겐 14번째이지만, 군 복무 기간 때문에 데뷔 후 시즌을 계산하면 16번째다. 이는 2017~2018시즌 은퇴한 김주성(DB 코치)과 똑같다.

김주성은 모두 알다시피 은퇴시즌에선 주로 4쿼터에만 출전해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김주성의 2017~2018시즌 출전시간은 양동근의 절반도 되지 않는 12분 43초다. 김주성의 출전시간이 적은 게 아니라 양동근의 출전시간이 말도 안 되게 길었던 것이다.

데뷔 후 14번째 기준 평균 출전시간이 양동근보다 많은 선수는 주희정(고려대 감독)뿐이다. 주희정은 2010~2011시즌 54경기 평균 32분 48초를 뛰었다. 다만, 남들보다 빨리 프로에 데뷔한 주희정임에도 양동근과 같은 16번째 시즌인 2012~2013시즌 출전시간은 54경기 평균 15분 24초였다.

선수 시절 부상없이 꾸준하게 출전한 대표적인 선수는 추승균(KCC 전 감독)이다. 추승균도 14번째 시즌 때 평균 26분 31초, 은퇴했던 15번째 시즌 때 23분 35초를 뛰었다. 양동근보다 출전시간이 적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양동근도 이대성을 트레이드 하지 않았거나 서명진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출전시간이 조금 더 적었을지도 모른다. 양동근은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양동근답게 코트에서 최선을 다했다.

양동근처럼 시즌을 마친 뒤 예상을 깨는 은퇴를 한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이상민, 강혁, 이규섭, 하승진 등이다.

이들의 마지막 시즌 평균 출전시간은 이상민 15분 48초, 강혁 18분 44초, 이규섭 16분 25초, 하승진 17분 43초였다. 이들도 1~2시즌 더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고 여겨졌기에 28분 이상 뛰었던 양동근의 은퇴는 더더욱 아쉽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양동근이 평균 10.0점을 기록한 것이다. 이대성이 떠나고, 서명진이 부상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코트에 나서는 게 아니라 그만큼 코트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시즌 마지막 9경기에선 평균 32분 12초 출전 11.0점 2.0리바운드 5.7어시스트 1.0스틸 3점슛 1.9개 성공(32.1%)을 기록했다.

◆ 주요 선수 은퇴 시즌 마지막 9경기 기록
이상민 17분 06초 4.3점 2.0리바운드 2.9어시스트
강혁 11분 02초 3.3점 0.7리바운드 1.8어시스트
추승균 23분 49초 12.1점 1.7리바운드 2.0어시스트
서장훈 26분 57초 13.8점 4.1리바운드 0.4어시스트
이규섭 15분 17초 4.8점 1.7리바운드 1.2어시스트 3점슛 1.1개
주희정 12분 00초 1.4점 1.3리바운드 1.8어시스트
하승진 21분 08초 5.3점 9.0리바운드 1.3블록
양동근 32분 12초 11.0점 2.0리바운드 5.7어시스트 3점슛 1.9개

양동근은 현대모비스를 정규경기 우승 5회, 챔피언 등극 6회 등을 이끌며 정규경기 MVP 4회, 플레이오프 MVP 3회 등 KBL 역대 최다 MVP에 선정된 선수다. KBL 역대 최고의 선수답게 월간/라운드 MVP 7회 수상, 9시즌 연속 베스트5 포함 비계량 부문 21개 수상 등 여러 가지 기록도 남겼다.

양동근은 3시즌 연속 챔피언 등극을 달성한 뒤 “우리 팀에서 원하면 더 뛰고, 몸이 안 되면 자리 차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해 온 것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니다”며 “20분을 뛰면서 이런 역할을 해달라고 했을 때 그걸 못 하면 기량이 떨어진 것이다. 그 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좋은 것인가 고민을 할 거다”고 했다.

양동근은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며 14번째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어쩌면 양동근처럼 많은 우승을 이끄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손에 꼽히는 최고참 선수임에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30분 가량 출전하며 평균 10점 이상 올리는 선수는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 나올지 의문이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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