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한필상 기자] 오랜 세월 한국 아마추어 농구를 이끌어 왔던 ‘휘문 농구’는 연계학교 미비, 유망주 영입 실패, 팀 운영 문제 등으로 인해 급격한 하락세를 그려왔다. 더 이상 추락을 볼 수 없었던 휘문 출신 농구인들과 휘문중은 2012년을 기점으로 ‘휘문 농구’ 부활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 노력의 결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 본 기사는 월간 점프볼 2015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휘문 농구의 유구한 역사
휘문중은 한국 농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해왔다. 배재중과 함께 중등부 농구팀 중에서는 역사가 가장 길다. 정확한 창단년도는 알 수 없으나 1925년 조선 바스켓볼 협회가 주최한 제1회 중학교 농구선수권대회, 제1회 전국 중등부 선수권대회 등에 참가한 것으로 보아 1920년대 초반부터 활동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휘문중은 이성구, 손화중과 같이 한국 농구 선구자들을 배출해왔다. 광복 직후인 1946년 YMCA 동계리그전에서 사상 첫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1950년대에는 신봉호와 조병학, 허병기, 김상택, 최영식, 김원호 등을 배출했다. 이들의 활약은 휘문고로도 이어져 1960년대에는 경복고와의 라이벌 전도 큰 관심을 끌어왔다. 사실, 휘문고에 비해 휘문중이 거둔 가시적인 성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휘문고 ‘전설들’이 휘문중에서 내실을 다지는 시기가 없었다면, 휘문고의 전성시대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휘문중은 1980년대 중반 한태희, 이완규, 정경호, 정인교, 윤호영, 장창곤, 박준영, 석주일, 서장훈, 현주엽, 윤제한 등을 배출하며 스타의 요람으로 자리했다. 이후에도 김태완과 오용준, 방성윤, 배경한, 신제록, 김재환 등이 휘문중을 거쳐 프로선수가 됐고, 최근에는 이종현이라는 대형 빅맨이 휘문중에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렇지만 이처럼 재능 있는 선수들을 배출했음에도 불구, 휘문중은 1999년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부활 위해 눈높이를 맞추다
휘문중 부진 탈출의 계기는 2014년 3월, 배경한 코치의 부임에서 마련됐다. 배경한 코치는 갑작스런 변화보다는 천천히 분위기를 바꿔갔다. 이미 그가 부임할 당시에는 팀이 동계훈련을 끝낸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배우고 훈련해온 것들에 혼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선, 배경한 코치는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아니었다. 강팀에서 뛰었지만, 2군에서 눈물 젖은 빵도 먹어봤다. 그런 만큼 단순히 기술 전수가 아니라,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전수했다. 그리고 선수들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 때까지 기다렸다. “쉽게 되는 아이들도 있고, 다소 떨어지는 아이들도 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안 되는 선수들은 없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개인 훈련을 강조한다.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학교와 달리, 프로에서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누구도 챙겨주지 않는다. 연습을 안 하면 자기 손해다. 그래서일까. 휘문중은 배 코치 부임 후 개인 훈련 비중이 부쩍 늘었다. “기본적으로 수비를 강조하지만 공격 상황에서는 일대일 공격 능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휘문중 선수라면 자신 있게 일대일 공격을 시도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또한 배 코치는 ‘연계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오랜 시간 휘문농구가 라이벌 팀에 비해 상대적인 부진을 보인 이유는 좋은 선수가 부족한 점도 있지만,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연계성이 떨어진 점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고교 지도자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맞도록 선수들을 지도하려 했다.” 이어 그는 “우리 선수들이 중학교에서만 농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급 학교에서 원하는 색깔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2015 휘문중 BEST 5
휘문중의 리더는 가드 송동훈이다. 기본기가 안정됐고, 드리블 능력을 앞세운 돌파가 일품이다. 돌파 외에도 슈팅 옵션도 갖고 있다. 다만 공격력에 비해 패스와 경기 운영은 다소 떨어져 보완이 필요하다. 배성재는 스피드가 강점이다. 운동을 늦게 시작해 기본기가 조금 떨어지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속공 플레이나 일대일 수비가 좋다. 조승원은 팀의 ‘대들보’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신장이 작지만 스텝을 영리하게 잘 이용해 상대를 괴롭히는데 일가견이 있다.
외곽을 맡은 서강욱은 슛 타이밍이 강점이다. 파울만 조심하면 팀 공력력은 더 좋아질 것이다. 주전 중 최장신은 이승구다. 체격이 떨어져 몸싸움에서 고전할 때가 있지만, 파이팅이 넘치고 중거리슛도 좋다. 벤치에서는 조현준과 김건우, 손상훈과 이병천이 언제든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조현준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운동을 해온 팀 내 몇 안 되는 선수로, 위기 상황에서 안정감 있게 팀을 이끌 능력이 있는 선수다. 김건우는 구력은 짧으나, 골밑에서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움직임이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손상훈은 스피드와 패스 능력이 뛰어나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송동훈을 대신해 팀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가드이고, 이병천은 장거리 슛이 장점인 슈터다.
배경한 휘문중 코치 “하반기, 4강이 목표”
Q.오랜만에 소년체전 서울 대표가 되었다.
A.내가 선수 시절이었던 1997년 이후 처음 대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감회가 새롭다. 어느 팀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우리 선수들에게는 성장을 위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운도 따랐다. 선수들이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Q.소년체전에서의 목표는?
A.주위에서는 동메달을 목표로 하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지도자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모두 쏟아 붓고 왔으면 좋겠다. 쉽게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을 모두 보여주었으면 한다.
Q.최근 대방초교와 연계관계를 맺었다.
A.초등학교 팀이 부족한 상황에서 좋은 관계를 갖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교라는 점도 애착이 가는 부분이다. 앞으로 초등학교 선수 발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계를 잘 만들어갈 것이다.
Q.남은 시즌 계획이 있다면?
A.특별한 것은 없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꾸준하게 선수들이 훈련을 거듭한다면 하반기 대회에서 4강을 목표로 할 생각이다.
선수 명단 * 순은 등번호, 학년, 이름, 신장, 포지션
04 3학년 송동훈 177cm G
54 3학년 김건우 196cm C
01 3학년 배성재 180cm G
07 3학년 서강욱 178cm F
05 3학년 조승원 178cm G
10 3학년 조현준 185cm G
14 2학년 권현우 190cm C
15 2학년 성용호 183cm F
06 2학년 손상훈 175cm G
08 2학년 이병찬 178cm F
23 2학년 이승구 188cm F
25 2학년 정규화 193cm C
27 1학년 박준영 162cm G
32 1학년 유 진 175cm C
11 1학년 이동호 180cm F
24 1학년 정준화 163cm G
31 1학년 조환희 154cm G
09 1학년 차광민 172cm F
34 1학년 최태욱 187cm F
TEAM HISTORY
2000년 추계연맹전 3위
2002년 춘계연맹전 3위
2010년 연맹회장기 준우승
2013년 연맹회장기 준우승
# 사진 한필상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