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편집부] 선수는 은퇴 후 코치가 됐을 때 선수 시절이 편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또 코치는 감독이 된 후 감독이란 자리가 얼마나 힘든 자리임을 깨닫는다고 한다.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끄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은 감독의 몫이다. 그만큼 그들의 위치는 외롭고 고독하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에는 처음으로 감독직에 오른 이들이 많다. 시즌 계획을 잡는 것부터 선수 선발, 훈련 방식 등 그들이 고민해야 할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초보감독들을 위해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지도자들로부터 조언을 구해보았다.
※ 본 기사는 월간 점프볼 2015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인건(71, 전 SBS, 삼성 감독)
작은 것보다 큰 그림을 보라
1. 시즌 계획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자신만의 색깔을 내야 할 것 같다. 팀 구성원을 보고, 훈련을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선진농구도 보고,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 지금 감독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한국농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늘 나오는 얘기가 프로농구 인기가 떨어지고,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멋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심판 판정에 지나치게 항의하는 건 보기 좋지 않다. 결과에 승복할 줄 알아야 한다. 자기 팀에 맞는 전술을 개발해야 한다. 연습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금방 알 수 있다. 팬을 끌어 모으는 농구를 해야 한다.
2. 선수들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원칙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원칙을 어겼을 땐 엄하게 패널티를 줘야 한다. 운동을 잘 하는 선수는 봐주고, 후보선수라고 엄하게 하는 차등을 두면 안 된다. 그래야 선수들에 대한 관리가 잘 될 수 있다.
3. 코치들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코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포지션 별로 세분화된 지도가 필요하다. 미국 같은 경우는 공격, 수비 코치를 따로 두기도 한다. 센터의 경우 포스트 플레이를, 가드, 포워드 출신은 슛, 경기 운영 등의 노-하우를 알려줘야 한다. 코치들에게 확실한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4. 전술 전략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내가 삼성 감독을 맡았을 때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자주 갔다. 농구의 뿌리가 미국이니까 분명 배울 점이 많다. UCLA 대학을 찾아 코치들한테 배우기도 하고, 서울로 초청하기도 했다. 미국에는 농구 관련 책도 많고, 코치들이 책도 많이 쓴다. 지도자로서 적극적으로 선진농구를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5. 구단과의 관계는?
어려운 문제다. 선수단의 소유는 구단에 있다. 구단이 선수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다. 감독과 협의를 하지만, 구단이 내보낼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다. 코칭스태프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해고되기도 한다. 성적이 중요하겠지만, 잡음이 안 나도록 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내 주장만 해선 안 된다. 타협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건 코칭스태프의 얘기를 듣게 돼 있다. 어쨌든 목표는 같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양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인선(65, 전 SK, 기아자동차 감독)
스타플레이어에게 휘둘려선 안 된다
1. 시즌 계획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농구는 팀 스포츠라는 것을 선수들에게 인지시켜주는 게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마이클 조던도 자신만의 힘으로 시카고 불스를 우승으로 이끈 게 아니다. 동료들과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조직력이다. 농구라는 스포츠는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 건지 스스로 깊이 있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2. 선수들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스타플레이어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해선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좁히는 게 중요하다. 나 역시 농구대잔치 시절 주전 위주로 팀을 운영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다. 아무리 주전이라 해도 잘못된 플레이를 하면 짚고 넘어가야 한다.
3. 코치들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최종결정은 감독이 하는 것이지만, 감독 역시 코치에게 물어보려고 하지 말고, 먼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코치별로 파트를 나눠 역할을 세분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NBA처럼 자신의 경험부족을 메워줄 나이 많은 어시스턴트 코치를 쓰는 것도 방법 가운데 하나다.
4. 전술 전략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전술은 팀 구성원에 따라 준비되어야 하는데, 외국선수 선발도 빼놓을 수 없다. 브라이언 던스톤, 클리프 리드처럼 약점을 메워주는 스타일의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국내선수의 역할을 침범하는 외국선수는 절대적으로 지양해야 한다.
5. 구단과의 관계는?
감독이 구단에 끌려 다니면 안 된다. 그렇다고 구단에 잘 보이거나 자리에 연연한다 해도 오래가는 건 아니다. 단순히 많이 아는 것만으로 구단과 인연이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최희암(60, 전 전자랜드, 연세대 감독)
선수와 구단 사이에 지나친 개입은 금물
1. 시즌 계획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선수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각 포지션 별로 선수 수준이 어떤지, 외국선수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선수 구성이 완료 되면 훈련 계획을 잡아야 한다. 시즌 전에 체력과 근력 훈련 등 트레이너들과 상의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간만 주면 된다. 과제를 줘서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게끔 해야 한다. 외국선수들의 관리가 특히 중요한데, 일정 기간 단위를 정해 어떻게 몸을 만들고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외국선수가 삐걱거리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2. 선수들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대학 때는 관리가 많이 필요한데, 프로에선 스스로 관리를 하더라. 그걸 너무 스트레스 줘가면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과제를 주고 체크만 하면 된다. 특히 부상자들은 세밀하게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경기를 못 뛰는 선수들과 공평성이 있어야 한다. 특별한 노-하우보다는 감독이 의식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벤치 선수들에게 잘 해줘야 한다. 구단에선 주요선수만 관리를 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프런트에게도 잘 인지를 시켜야 한다.
3. 코치들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가장 중요하다. 감독이 선수단을 다 챙길 순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코치가 감독의 비서 역할만 했다. 선수가 좋으면 그래도 상관없다. 하지만 대부분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 됐기 때문에, 선수 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 코치는 감독보다 책임감이 덜 하다. 감독만큼 책임감을 갖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션을 줘야 한다. 선수단 훈련에 있어 보고를 하도록 시켜야 한다. 말로 보고를 받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문서로 받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4. 전술 전략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책을 보거나, 다른 나라의 경기를 많이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팀 구성에 맞는 작전과 전술을 뽑아내야 한다. 자료는 가능한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 2라운드만 들어서도 상대가 파악을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라운드에 들어가면 새로운 전술을 써야 한다. 계속 발전하고 보완해야 한다. 100가지 이상의 전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5. 구단과의 관계는?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에 구단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한 게 많은 것 같다. 구단한테 무리한 요구도 많이 했다. 내 성격이 좀 그랬다. 구단과 선수의 문제를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는 게 좋은 것 같다. 구단이나 선수, 어느 한 쪽 편을 들면 관리가 안 된다. 선수의 대우, 보수 여러 부분이 있는데, 너무 깊숙이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은 것 같다. 선수의 고민은 심도 있게 들어주는 게 좋고, 감독으로서의 한계를 솔직히 얘기하는 게 좋다. 그러면서 선수가 감독이 내 편이라는 걸 인지시켜줘야 한다.
사진_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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