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6년 전 토니 앳킨스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온 전태풍(35, 180cm)은 화려한 개인기로 팬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전태풍을 얻은 KCC는 통산 5번째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당시 전주와 KCC에 ‘태풍’을 몰고 왔던 그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전태풍은 KCC를 ‘가족’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에 와서 처음 몸담았던 팀이고, 정을 나눈 동료들이 있었기에 다른 팀에 가서도 KCC를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간 KCC의 부진을 보며 마음 아팠다는 전태풍은 “이번 시즌 반드시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콤비 하승진과의 재회
KCC 유니폼을 입은 전태풍을 보면 익숙한 그림이 있다. 바로 221cm의 거구 하승진과의 투샷이다. KCC가 우승권을 맴돌던 시절 두 선수는 팀의 원투 펀치와 같았다. 전태풍은 화려한 개인기로 외곽을 흔들었고, 하승진은 골밑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한국어 선생(?)’ 역할을 한 하승진과 전태풍의 만남은 반갑고 흥미로웠다. 표지 촬영 현장에서도 두 선수는 티격대격 대며 우애(?)를 자랑했다.
#KCC체육관에서 보니 익숙한데요. 돌아온 소감이 어때요?
첫 날 훈련할 때 너무 긴장 했어요. KCC에 다시 돌아와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어서요. 시간이 지나면서 더 편해진 것 같아요. 감독, 코치님, 프런트들 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이에요. 다시 오니까 이렇게 좋은 팀인지 몰랐어요. KCC를 떠난 다음에 더 생각났어요.
#가장 반가운 동료는 누구인가요?
하승진! 제가 와서 제일 기뻐해줬어요. 계약하기 전에 그랬어요. “형, KCC 올 거예요?” 그래서 생각 중이라고 했더니, “들어올 거예요, 안 들어올 거예요” 그랬어요. 승진이가 저 왔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처음 KCC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정말 따뜻하게 대해준 동생이에요. 저랑 같이 뛰면 자유롭게 농구할 수 있대요. 3년 전처럼 다시 시작하자고 했어요.
#추승균 감독은 동료에서 감독이 됐어요. 감독이 돼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처음 봤을 때 좀 이상했어요. “승균이형 감독이야?” 더 웃긴 건 “정선규 코치?(웃음).” 근데 이젠 자연스러워졌어요.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요. 같이 얘기하면서 더 잘 하려고 하고 있어요. 추 감독님이 감독 돼서 느낌 좋았어요. 선규는 밑에 선수들도 있으니 꼭 코치라고 불러요(웃음). (전태풍과 정선규 코치는 80년생 동갑내기다)
#KCC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KCC는 ‘가족’이에요.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뛰었던 팀이에요. 선수들, 코칭스태프, 프런트 다 아는 사람, 가족 같아요. 다른 팀에 가도 전주 경기를 가면 꼭 고향 같았어요. 다들 저에게 친절하게 대해줬죠. KCC로 다시 오는데 큰 고민 안 했어요.
#김태술 선수와의 호흡에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태술이랑 얘기도 하고,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굳이 1, 2번 나누지 않아도 돼요. 투 가드로 뛰면 돼요. 공을 주고 움직이면 되죠. 태술이, 저 다 공 다룰 줄 알아요. 더 자연스럽게 공이 돌아갈 거예요. 완전한 2번은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KCC에 있을 때 성적이 좋았잖아요. 즐거운 기억이 많을 것 같아요.
선수들이랑 얘기해보면 모두 자신감 있어요. 서로 의견은 자연스럽게 나누고, 집중하고, 열심히, 영리하게 하면 좋은 성적 낼 수도 있어요. 우승까지는 좀 힘들지만, 괜찮아요. 6강은 자신 있어요.
#외국선수도 잘 뽑아야 하잖아요.
맞아요. 기술, 실력, 머리도 좋은 선수였으면 좋겠어요. 같이 뛰고 싶은 선수요? 애런 헤인즈, 리카르도 포웰 같은 선수들이 좋아요. 근데 키가 애매해서 뽑힐지 모르겠어요.(KCC는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안드레 에미트와 리카르도 포웰을 선발했다)
#최근 부상 등의 이유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 했어요. 이번 시즌 임하는 각오는 어때요?
근육 마사지 받고, 잘 먹고 있어요. 바로 강하게 훈련하는 게 아니고, 조금씩 강도를 높이고 있어요. 케이티에서는 허리가 아팠어요. 근육이 조금씩 올라오도록 관리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은 꼭 잘 할 거예요.

한국도 기술훈련 해야 해요
전태풍은 현란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스타일이 화려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레이드마크인 크로스오버 드리블은 상대를 제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그만의 공격무기다. 전태풍은 처음 KCC에 왔을 때 자신의 농구를 보여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완벽한 건 아니었다. 80% 정도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한국농구 문화와 관련이 있다. 개인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문화 때문이다. 그런 한국농구도 최근 들어 선수들의 개인기술 향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각 구단들이 비시즌 기술훈련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전태풍은 그러한 분위기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자신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지고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한국농구가 더 발전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에 와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만족하는 건 KCC에 처음 왔을 때 제 스타일을 보여준 거요. 그게 가장 좋아요. 챔프전 가서 우승도 했고, 저의 농구를 보여줬어요. 아쉬운 건 두 가지에요. 하나는 국가대표에 못 뽑힌 거고, 오리온스에 가서 잘 못 했던 게 아쉬워요.
#허재 감독과는 호흡이 잘 맞았었나요?
잘 맞았어요. 저희는 체육관 들어가면 잘 해야 해요. 감독님은 답답하게 안 했어요. 코트에서 잘 하면 아무 말도 안 했어요. 하지만 잘 못 하면 엄청 혼나요. 운동만 잘 하면 됐죠.
#농구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점은 없나요? 자신의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 한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KCC 있을 때 좀 날라리(?)처럼 하곤 했는데, KCC 있을 때도 80%밖에 못 보여줬어요. 한국농구 문화 때문에요. 자연스럽게 못 했어요. 유럽에서 뛸 때는 완전히 자유롭게 했어요. 일대일 하고 득점하고, 제 마음대로 했죠. 관중들도 좋아했어요.
#제 생각에 전태풍 선수는 NBA 카이리 어빙이나 데릭 로즈 같은 역할을 맡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 대학교 있을 때 미국에서 포인트가드 랭킹 2위였어요. 1위는 제이 윌리엄스(前시카고 불스)였죠. 다른 혼혈선수들보다 미국에서 평가 훨씬 좋았어요. 근데 한국에선 달라요. 저 기술 있었어요. 제가 자연스럽게 농구하면 동료들도 잘 할 수 있어요.
#농구명문 조지아공대를 졸업했잖아요. NBA 출신 선배들도 많죠?
엄청 많아요. 마크 프라이스, 케니 앤더슨, 트레비스 베스트, 스테판 마베리, 크리스 보쉬, 재럿 잭, 테디어스 영 등….
#요즘 한국은 스킬트레이닝 열풍이에요. 어떻게 보나요?
기술훈련이 필요해요.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농구하면 좋을 거예요. 선수 실력도 좋아지고, 관중들도 좋아할 거예요. 처음 기술을 하면 잘 안 나올 거예요. 하지만 계속 반복훈련 하면 근육이 기억해서 잘 할 수 있어요. 연습 안 하면 절대 못 해요. 지금 보면 젊은 선수들은 농구 잘 해요. 내가 처음 KBL에 왔을 때보다 2배 더 좋아졌어요. 4번 선수들은 힘도 좋고, 키도 커요. 예전엔 가드들이 공격적으로 안 했어요. 근데 지금은 해요. 2025년 쯤 되면 장난 아닐 거예요.
#좋아하는 NBA 선수가 누구에요?
카이리 어빙 좋아해요. 어빙도 기초적인 것만 연습한 게 아니에요. 자연스럽게 스핀, 크로스오버 등 다양하게 하면서 잘 할 수 있었죠. 산 뛰는 훈련 하는데 어떻게 농구를 잘 해요. 추 감독님은 3년 전에 선수로 뛰어서 선수 때 느낌이 좀 있어요. 다른 팀보다 더 편해요.
#전태풍 선수의 드리블은 정말 멋진데요. 드리블 롤모델이 있나요?
팀 하더웨이요. 어릴 때부터 많이 보고 따라했어요. 처음 한국에 와서 NBA레전드들이랑 경기를 했는데, 하더웨이가 온 거에요. 하더웨이랑 농구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정말 기분 좋았어요. 그때 제가 하더웨이 상대로 32점을 넣었는데, 하더웨이가 열 받아서 저한테 욕했어요(웃음). 트래쉬토크요. 너무 마음 아팠어요. 좋아하는 선수였는데. 그 땐 하더웨이 나이 많았어요. 살도 많이 쪘어요. 당연히 못 할 수밖에 없었죠. (※ 편집자 주 : 전태풍은 2009년 9월 열린 NBA 아시아챌린지에서 NBA 레전드들을 상대로 3점슛 7개 포함 32점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긴바 있다.)
#한국 팬들은 전태풍 선수를 많이 좋아해요. 늘 유쾌하고, 한국말도 열심히 하는 모습 때문인 것 같아요.
전 제 인터뷰 잘 못 봐요. 말 하는 거 정말 이상해요. TV 보다가 꺼요(웃음). 제 안에는 미국사람, 한국사람 다 있어요. 한국문화 잘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요. 팬들이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비시즌에 미국에 오래 있다 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지내다 오나요?
모교인 조지아공대에서 훈련해요. 트레이너랑 웨이트트레이닝 하고 오후에 개인훈련도 해요. 예전에 한국에서 개인기 훈련 같은 걸 제가 좀 알려주면 안 되냐고 했더니, 코치가 “너나 잘 해”라고 했어요(웃음). 다른 나라는 비시즌에 기술 연습하고 개인훈련해요. 드리블, 플로터, 웨이트트레이닝, 점프력 훈련 같은 거요. 근데 한국은 체력훈련, 팀 훈련 너무 많아요. 한국선수 체력은 최고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다 기초적인 것들이에요. 기술훈련 하면 선수들 더 잘 할 수 있어요. KCC는 새로운 거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더 잘 할 수 있어요!
| BONUS ONE SHOT |
전태풍이 꼽은 KBL 가드 베스트는?
김선형, 김민구, 양동근이요. 나이 많은 선수들보다는 젊은 선수들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이 많은 선수들은 이제 다 끝났어요(?). 선형이는 젊어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김)종규, 민구 등 다른 젊은 선수들, 비시즌 업그레이드 하는 거 보고 싶어요.
한 번쯤 같이 뛰어보고 싶은 선수는?
(김)주성이 형이요. 정말 같이 뛰고 싶어요. 같이 뛰면 호흡 잘 맞을 것 같아요. 주성이형은 잘 뛰고, 높이도 좋고 영리해요. 주성이형이랑 2댇2도 하고, 제가 패스해주는 거 잘 넣을 수 있을 거예요.
프로필_ 1980년 7월 3일생 180cm/80kg 포인트가드
사진_유용우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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