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맹봉주 인터넷기자] 순위표 맨 위에 나란히 있는 두 팀이 1위를 향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1위 고양 오리온은 지난 시즌 챔피언 울산 모비스와 맞대결을, 2위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준우승 팀인 원주 동부와의 한판을 기다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개막 후 각각 5연승, 4연승을 달리던 중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들(서울 삼성, 서울 SK)에게 연승이 깨진 두 팀은 패배의 충격을 딛고 1위 싸움에서 웃을 수 있을까?
인천 전자랜드(2위) vs 원주 동부(8위)
9월 28일 16:00 인천삼산실내체육관(중계:STN)
▲ 극과 극 대결, 안드레 스미스 vs 로드 벤슨
최근 분위기가 극과 극으로 다른 두 외국선수간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스미스는 평균 23점 9.6리바운드를 올리며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등극했다. 득점은 전체 3위, 리바운드는 4위다. 전자랜드가 창단 후 처음으로 개막 4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스미스의 활약에서 찾을 수 있다.
눈에 띄는 건 출전시간. 평균 출전 시간이 25분 56초에 지나지 않는다. 적은 출전 시간으로 최고의 임펙트를 보여주고 있는 셈. 스미스는 시즌 초 당한 부상여파로 100%의 몸 상태가 아니다. 때문에 유도훈 감독은 그의 출전시간을 조절해주는 중이다.
이제 KBL에 5경기 뛰었을 뿐이지만 뛰어난 기량으로 순식간에 포주장 리카르도 포웰의 빈자리를 잊게 만들었다. 정영삼은 스미스에 대해 “몸 상태가 100%로 올라온다면 KBL에서 그를 제대로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로드 벤슨의 시즌 초반은 부진하다. 이번 시즌 평균 15.8득점, 10.7(전체 2위)리바운드를 올리고 있지만 최근 두 경기만 본다면 최악에 가깝다. 24일 부산 케이티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더니 26일 안양 KGC전에서도 단 4점에 그쳤다. 윤호영과 김주성이 빠진 동부입장에선 벤슨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 하지만 앞서 열린 두 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팀 3연패의 원인이 되었다.
스미스는 여전한 공격력으로 동부산성 격파의 선봉장이 될까? 아니면 벤슨이 부진을 털고 부활의 신호탄을 알리는 활약을 보여줄까?
▲ 승부의 열쇠는 가드가 쥐고 있다
두 팀 모두 국내선수들 중에선 가드 포지션의 선수들이 득점에 대부분을 책임진다. 전자랜드는 정영삼(11득점)과 정병국(10득점), 김지완(4.6점)이 있다. 정영삼은 전자랜드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팀이 꼭 득점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선 어김없이 등장한다. 내외곽 가리지 않는 득점력으로 스미스의 공격 부담을 덜어준다.
정병국은 올 시즌 3점 성공률 46.2%로 여전히 고감도의 슛감을 자랑하고 있고 비시즌 필리핀 프로리그에서 뛰었던 김지완은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어느새 팀에선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동부엔 두경민-허웅 영건 듀오가 있다. 지난 시즌까지 가능성만 보여줬던 두 선수는 올 해 제대로 잠재력이 터진 듯한 모습이다. 둘 모두 올 시즌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허웅은 지난 시즌(4.8점) 보다 올 시즌 평균득점(11.5점)이 7점 가까이 늘었다. 두경민은 7.9점에서 17점으로 10점 가까이나 껑충 뛰었다. 두 선수 모두 정확한 미들레인지 점프슛과 한번 터지면 못 말리는 득점력까지 갖추고 있어 전자랜드 입장에선 꼭 막아야 할 요주의 인물들이다.
▲ 동부 : 산성에서 동부언덕으로
동부 앞에 붙는 동부산성이라는 이름은 동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준다. 높이와 수비가 좋은 윤호영-김주성-벤슨으로 이어지는 프론트라인은 상대팀으로 하여금 마치 산성과 같이 느껴질 정도로 공략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동부에게 동부산성 이라는 말을 쓰기가 민망하다. 윤호영은 무릎 부상으로, 김주성은 엄지발가락 골절로 당분간 출전이 불투명하기 때문. 벤슨까지 최근 부진하며 동부산성이 아니라 동부언덕이 됐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백업 빅맨인 김봉수와 한정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 둘이 김주성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라샤드 제임스는 부진한 벤슨을 대신해 출전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탄력과 개인기만큼은 KBL에서 1,2등을 다투는 만큼 동부 공격에 활력소가 되어야 한다.
전자랜드가 낮아진 동부의 높이를 가볍게 뛰어넘을지, 아니면 동부가 영건 듀오의 활약으로 전자랜드의 발목을 잡을지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자.
고양 오리온(1위) vs 울산 모비스(4위)
9월 29일 16:00 울산동천체육관(중계:SPOTV+)
▲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vs 지난 시즌 챔피언
시즌 개막 전 열린 미디어데이. 우승 후보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을 제외한 9개 팀 감독은 모두 오리온을 선택했다. 시즌 시작 전부터 모든 팀의 경계대상 1순위가 됐을 정도로 오리온의 전력은 막강하다. 이미 프로-아마 최강전 우승을 통해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시즌 신인왕 이승현과, 허일영이 건재하고 리그를 주름잡는 득점원 에런 헤인즈, 문태종이 새로 영입됐다. 정재홍은 비시즌 사비를 들여 미국에 갔다 오며 실력을 키웠다. 비록 이승현이 국가대표 차출로, 장재석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개막 후 5연승을 달리며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다시 시즌 전 미디어데이로 돌아가 보자. 올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는 어느 팀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이 언급된 팀은 모비스였다. 모비스는 지난 3년 연속 정상에 오르며 명실상부 KBL 최강 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유재학 감독은 대대적인 리빌딩을 선언한 상태.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인 라틀리프와 문태영은 이적했고 야전사령관 양동근은 국가대표 차출로 잠시 떠난 상태다. 주축멤버 세 명이 이탈한 가운데서도 여러 팀들이 입을 모아 모비스를 쉽게 볼 수 없는 팀으로 꼽은 건 ‘우승 DNA’ 때문이다. 전력만으로는 평가 할 수 없는 경험이 모비스의 가장 큰 무기다.
▲ 풍성한 포워드 대전
오리온과 모비스의 이번시즌 공통분모는 포워드다. 양 팀 다 빅맨을 배제한 채 포워드 중심에 달리는 농구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외국선수 영입에서도 잘 나타난다. 오리온은 득점 능력이 뛰어난 에런 헤인즈를, 모비스는 외곽 플레이를 선호하는 리오 라이온스를 선발했다. 두 선수 모두 정통 빅맨과는 거리가 멀다.
오리온은 포워드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이승현, 장재석이 빠졌지만 허일영(12.5득점, 5리바운드) 문태종(18.3득점, 5.5 리바운드), 김동욱(18.3득점, 5.5리바운드, 3어시스트), 헤인즈(27득점, 7.7리바운드, 3.8어시스트) 등 수준급의 포워드 자원들로 넘쳐난다.
특히 위에 언급한 네 선수는 모두 평균 두 자리수 득점과 5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오리온의 포워드진은 10개 팀 통틀어 양과 질 모두 최고다.
이에 비해 모비스의 포워드층은 얇다. 하지만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이자 올 시즌 포인트포워드로 거듭난 함지훈(11득점, 5.5리바운드, 6.3어시스트)이 있다. 평균 6.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함지훈은 어시스트 부분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개인 득점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비어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뿌리는 능력은 평균적인 가드 이상이다. 개막 전 유재학 감독이 “함지훈은 어시스트 왕도 가능하다”라고 말한 답변이 사실이 돼 가고 있다. 풍성한 한가위만큼이나 양 팀 포워드들 간의 대결 또한 재미있는 관전요소가 될 것이다.
▲ 리오 라이온스 시즌 아웃. 함지훈도 부상
리오 라이온스가 시즌 아웃됐다. 라이온스는 지난 25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남은 시즌 코트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라이온스는 함지훈과 함께 팀의 원투 펀치였다. 올 시즌 평균 20점, 8.6리바운드, 1블락슛을 기록했다. 버티는 힘과 수비는 약했지만 정교한 슈팅과 탄력으로 모비스 공격의 핵이었다. 대체 외국선수가 구해질 때까지 커트버스 빅터가 골밑을 지켜야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7일 부산 케이티전에선 함지훈 마저 경기 초반 허리부상을 당했다. 2쿼터 잠깐 뛰었지만 후반전엔 아에 코트에 나서지 않았다. 어시스트 1위 함지훈은 현재 모비스의 에이스다. 득점, 리바운드는 물론이고 게임 리딩과 어시스트까지 모든 걸 다한다.
하지만 오리온으로선 방심할 수 없다. 27일 케이티 전에도 라이온스와 함지훈이 빠졌지만 모비스는 승리했다. 모비스는 10개 팀 가운데 특정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낮은 팀이다. 유재학 감독 특유의 시스템 농구가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나간 건 아쉽지만 그렇다고 쉽게 물러날 모비스가 아니다.
모비스는 김종근, 송창용, 전준범 등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출전 시간이 대폭 늘어날 빅터의 체력안배도 중요하다.
# 사진=점프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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