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말한다] ‘득점기계’ 제임스 하든을 말한다 ③ 스타성

최창환 / 기사승인 : 2015-10-03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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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6시즌 NBA 개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으로 트레이닝 캠프를 통해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점프볼과 루키, 비즈볼 프로젝트와 바스켓코리아는 NBA 개막을 앞두고 매주 NBA 스타들에 대해 논하는 자리를 준비해봤다.


한 선수의 공격과 수비, 팀 플레이와 에피소드, 2015-2016시즌 전망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과 조현일 루키 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되며, 방담에는 김윤호(비즈볼 프로젝트), 이민재(루키), 이재승(바스켓코리아) 등 젊은 기자들이 가세했다.


첫 주인공은 제임스 하든(1989년생, 196cm)이다. 하든은 NBA를 대표하는 공격 기계다. 휴스턴 로케츠 이적 후 에이스로 거듭난 그에 대해 기자들이 의견을 냈다. 마지막 시간으로는 하든의 리그내 위치와 스타성, 기억에 남는 경기를 주제로 잡아보았다. (정리= 손대범)


사회_손대범(점프볼 편집장)
참여_이민재(루키), 이재승(바스켓코리아), 김윤호(비즈볼 프로젝트)
일러스트_홍기훈 작가(루키), 사진_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한필상(점프볼)


Q. 가장 기억에 남는 하든의 경기는 무엇이었나?


김윤호 하든의 인생 경기에는 여러 경기가 있는데, 지난 시즌 중에서 꼽아보자면 2015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2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경기를 통해 하든의 일대일 능력은 완전하게 입증되었다. 클레이 탐슨의 수비를 무기력하게 만든 하든의 일대일 능력은 여느 슈퍼스타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드와이트 하워드의 실수 없이 2차전을 잡았다면, 하든의 지난 시즌 최고의 경기라고 부를 만 했다.


또한 지난 시즌 정규리그 경기 중 올해 3월 23일(현지 시간)에 있었던 인디애나와의 원정 경기도 기억에 남는다. 무려 자유투 22개 중 21개를 적중시켜서 인디애나의 수비 벽을 무너뜨린 경기였다. 전술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을 때 얻어내는 자유투가 얼마나 위력적인 지를 보여준 경기라고 생각한다.


이민재 하든은 그동안 ‘정규리그용’이란 말이 있었다. 좋은 실력을 갖췄음에도 플레이오프에서는 부진했던 탓이다. 그러나 지난 2015 플레이오프에서는 달랐다. 경기 리딩, 득점 등 모든 것을 해내며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이끌었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15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4~5차전 경기다. 두 경기에서 하든의 최고와 최악의 경기력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상황에도 팀을 이끌어야 하는 에이스로서의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경기다.


당시 휴스턴은 골든스테이트에게 3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하든은 이를 갈고 나와 4차전을 임했다. 그는 당시 45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2블록 FG 59.1% FT 92.3%(12/13)를 기록했다. 벼랑 끝에 몰린 순간에 하든이 원맨쇼로 승리를 이끈 것이다.


그러나 2일 만에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5차전에서 43분 동안 14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 FG 18.2% 12실책으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체력적인 부담이 커졌고, 상대의 압박 수비를 이기지 못한 결과였다.


특히 실책이 너무 많았다. 트레블링, 패스 미스, 드리블 실수 등이 난무했다. 승리를 갈망하는 그가 팀을 이끌다 보니 발생한 실수였다. 많은 이들은 하든의 부진에 비판을 가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못한 케빈 맥헤일 감독의 책임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재승 하든에 관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경기는 지난 4월 2일에 있었던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홈경기다. 이날 하든은 지난 시즌 두 번째 50점+ 경기를 만들어냈고, 동시에 시즌 최다인 51점을 퍼부었다. 그야말로 신들린 슛감을 뽐냈다. 아니 막을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당장 기록만 봐도 25개의 슛을 시도해 이중 16개를 집어넣었다. 성공률은 무려 64%.


이 가운데 3점슛도 8개를 곁들였다. 하든이 8개의 3점슛을 폭발시키는데 필요했던 시도개수는 단 9개. 3점슛 성공률만 무려 88.9%를 올렸을 정도였다. 자유투를 얻어내는 능력도 단연 빛났다. 하든은 이날 13개의 자유투를 시도했고, 이중 11개를 집어넣었다. 더욱이 놀라운 점은 하든이 이날 51점을 몰아넣으면서도 다수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까지 빼먹지 않았다. 하든은 8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을 보탰다.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가 따로 없었다.


반면 좋지 않은 기억으로는 시즌 중에는 르브론 제임스의 낭심을 가격(?)한 경기가 있다. 하든은 이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 경기 후 제임스도 이와 같은 답변을 남기기도. 이는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프랑스의 니콜라스 바툼이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를 때린 것과 별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지난 2012 파이널이 떠오른다. 하든은 당시 파이널에서 (과장 좀 보태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하든은 지난 파이널 5경기 중 3경기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1차전에는 5점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당시 소속팀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승리를 거뒀다. 문제는 3차전과 4차전이다. 하든은 2경기 모두 20%의 필드골 성공률에 그쳤고 각각 9점과 8점에 머물렀다. 팀의 연패를 막지 못한 것. 게다가 마이애미 히트의 제임스와의 매치업을 피하지 못했다. 수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Q. 상상을 해보자. 만약 하든이 샐러리캡이 맞아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에 남았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선수가 됐을까? 그리고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는 어떻게 됐을까?


이민재 만약 오클라호마 시티에 있었다면 우승을 한 번쯤 하지 않았을까? 공교롭게도 오클라호마 시티는 하든이 이적한 이후로 단 한 번도 파이널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은 한 번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최근 3년간 벤치 득점원의 공백을 여실히 느꼈다. 그동안 벤치에서 득점 에이스로 활약한 선수는 케빈 마틴(2012-2013시즌), 레지 잭슨(2013-2014시즌), 디온 웨이터스(2014-2015시즌)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하든이 경기에 나올 때는 경기 리딩과 득점 모두 가능했다. 개인기를 활용하는 스캇 브룩스 감독 스타일과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하든이 이적하자 벤치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선수가 없었다. 이렇다 보니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의 부담도 커졌다. 100% 연관이 있지 않지만 최근 이들의 부상이 잦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하든이 오클라호마 시티에 있었으면 지금처럼 성장했을지는 의문스럽다. 썬더 시절에는 벤치 선수로 주어진 역할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현재 휴스턴에서는 경기 리딩, 득점, 패스뿐만 아니라 팀의 에이스로서 리더십까지 보여야 하는 상황. 커진 역할 만큼 그의 실력이나 인성 모두 한층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하든은 팀을 옮긴 게 잘 된 일이라고 본다.


이재승 동감한다. 하든이 오클라호마 시티에 잔류했다면, 팀은 더욱 강력해졌을 것이다. 리그 최고의 올스타 식스맨을 두었다면, 오클라호마 시티의 전력의 질은 훨씬 좋아졌을 터. 하지만 하든 개인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은 지금보다 극도로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우선 승부처에서 자신이 주축이 될 수 없다.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 때문이다. 오히려 하든은 이들이 벤치에서 쉴 때만 공격기회를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하든이 듀란트나 웨스트브룩과 포지션은 물론 동선에서 중첩적인 부분이 있다. 하든은 슈팅가드임에도 웬만한 포인트가드처럼 볼을 잘 다룰 수 있는데다 스윙맨(가드 겸 포워드)이기도 하다. 만약 하든이 있는 오클라호마 시티에 포인트가드 혹은 슈터이거나 빅맨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랐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김윤호 개인적으로는 마누 지노빌리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선수였을 것이다. 물론 그 정도만 해도 올스타 레벨이다. 재계약 이후에도 계속 벤치에서 출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평균 30분 동안 출전하여, 20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정도 기록하는 선수이지 않았을까? 오클라호마 시티는 케빈 듀란트,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이 매 경기 70득점 이상 합작하여 경기 당 105점 이상 넣는 화력의 팀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문제는 세 사람만 득점하면 골밑에서의 지원 사격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고, 전체적인 경기 운영에서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가드와 스윙맨들에게 득점이 편중된 팀이 높은 곳에 올라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25년 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Run TMC’도 그렇고 80년대 덴버 너게츠의 공격농구는 백코트의 화력이 리그 최강 수준이었지만, 정작 NBA 파이널은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골든스테이트가 삼각편대를 포기한 것도 그 한계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오클라호마 시티는 세 사람을 계속 데리고 가기에 벅찼다. 하든은 벤치에서 출전하기에는 그릇이 큰 선수였고,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위해서라도 셋 중 한 명은 포기해야 했다. 골밑 강화를 위해 제프 그린을 보스턴으로 보낸 것이 전력 상승의 기회가 되지 않았던가? 듀란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선수이니, 결국 하든과 웨스트브룩 중 한 명을 보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다만 오클라호마 시티가 하든을 휴스턴으로 내보내고 데려온 선수들이 케빈 마틴과 제레미 램인데, 두 사람의 활약도가 하든 한 명에게 한참 미치지 못하는 바람에 하든의 공백이 너무 클 수밖에 없었다. 하든이 휴스턴으로 간 것은 선수에게도, 오클라호마에게도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트레이드 이후에 오클라호마가 하든을 대체할 선수를 구하지 못해 지금도 고생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한동안 ‘제2의 하든’ 역할을 했던 선수는 레지 잭슨이었는데, 이 선수마저 디트로이트로 보내야만 했다.



Q. '국가대표' 제임스 하든은 어떤 모습이었나?


이재승 농구월드컵 모든 경기를 다뤘던 사람으로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수의 느낌이 물씬 났다. 하든은 당시 주전 스몰포워드로 나섰다. 미국의 백코트 진영이 워낙에 탄탄한데다 NBA에서 포인트가드를 보는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슈팅가드까지 너끈히 소화할 수 있기 때문(대표적인 예가 스테판 커리). 이에 하든은 포워드로 나서면서 득점에 직접적인 욕심을 내기보다는 밸런스를 잡는 등 동료들의 움직임을 돕는데 주력했다. 하든의 장기인 패스도 마찬가지. 즉, 기록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게다가 당시 미국은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케빈 듀란트(오클라호마 시티), 폴 조지(인디애나)가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또한 라마커스 알드리지(당시 포틀랜드), 블레이크 그리핀(클리퍼스), 케빈 러브(클리블랜드)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포워드들이 저마다의 사유로 대표팀에서 빠졌다. 이에 미국은 프런트코트에 자신들이 꾸릴 수 있는 1진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하든이 포워드로 나서면서 제 몫 이상을 해줬다. 득점이 필요할 때 어김없이 나서는 모습까지 단연 돋보였다. 미국에서도 하든과 클레이 탐슨(골든스테이트)를 제외하고는 가드와 포워드 포지션을 넘나들 수 있는 선수는 마땅치 않다.


김윤호 2012년 올림픽에서는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등 쟁쟁한 슈퍼스타들에게 밀려 대부분 가비지 타임에 나왔다. 부상으로 이탈한 드웨인 웨이드의 대타로 들어와서 팀에 녹아들 시간이 부족한 면이 컸다. 하지만 2014년 농구 월드컵에서는 주전으로 출장하며 팀 내 득점과 스틸 부문 1위였다. 야투율 53.2%, 3점슛 성공률 42.9%로 슈팅 정확도 또한 높았다.


물론 카이리 어빙의 결승전 맹활약과 같은 임팩트가 부족해서 대회 베스트 5에는 뽑히지 못했지만, 그가 대회에서 부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동안 FIBA에서 개최한 국제 대회를 봐도 미국 선수들이 베스트 5를 독식한 적은 없다. 코트에서 오래 뛰며 다득점을 기록하는 유럽 선수들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타이틀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하게 잘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있을 리우올림픽에서 미국대표팀은 케빈 듀란트, 앤써니 데이비스, 스테판 커리 위주로 공격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든의 중요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특히나 하든 특유의 자유투 능력은 NBA보다 더 거친 수비가 용인되는 A매치에서 미국의 득점의 혈맥을 뚫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팀에서 가장 많은 자유투를 넣었는데(42개 중 34개 성공) 다가오는 올림픽에서도 그 능력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표팀의 하든은 휴스턴의 하든이 아닌, 오클라호미 시티 시절의 ‘조력자’ 하든이 될 텐데, 조력자로서의 하든 또한 충분히 위력적이다.


이민재 하든은 2012 런던올림픽과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에 각각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무대 특성상 개인보다는 팀 플레이가 중요시된다. 또,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존재감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든은 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팀내 평균 득점 1위(14.2점), 어시스트 2위(3.2개)로 백코트진을 이끈 것이다.


플레이는 휴스턴에서의 활약과 다를 바 없었다. 대신 부담이 적었다. 평소에 맡지 않던 역할도 수행했다. 예를 들어 코너에 서 있다가 캐치-앤-슈터로 나설 때도 있었다. 물론 볼을 가지고 경기 리딩과 돌파 등을 자유자재로 펼치기도 했다.


수비에서는 여전히 문제를 드러냈다. 볼 없는 선수를 쫓아가지 못하며 쉬운 득점을 허용한 것. 대신 스틸은 대회 3등(2.1개)을 차지했다. 빠른 손과 상대방의 이동 경로를 읽는 능력으로 만들어낸 결과였다.


또, 대회 전에 제리 콜란젤로 미국 대표팀 단장은 하든에게 주장 완장을 부여했다. 스테픈 커리, 데릭 로즈 등 쟁쟁한 선수가 많았음에도 하든에게 큰 역할을 준 것이다. 하든의 대표팀에서의 입지와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큰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Q. 올스타로서의 하든이 차지하고 있는 리그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인기나 매체 노출, 스폰서 등을 종합해서 생각해본다면?


김윤호 하든은 올 여름에 아디다스와 13년 간 총액 2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에 계약하며, 해당 브랜드의 간판으로 올라섰다. 아디다스가 하든에게 운명을 걸었다. 계약이 발효되면 그의 브랜드 계약을 통한 수입은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에 이어 3위에 해당된다. 조만간 아디다스에서 하든의 새로운 시그네처 농구화가 탄생하면, 하든의 유명세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하든이 나이키와의 계약 연장을 마다하고 아디다스로 갈아탄 이유가 카이리 어빙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보다 후배이고 All NBA 퍼스트 팀에 선정된 적도 없는 어빙이 먼저 시그내처 농구화를 출시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아디다스와의 대규모 계약은 자신이 어빙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한 자존심이 반영된 셈이다. 이 점 때문인지, 다가오는 시즌에 어빙과의 라이벌 열전이 개인적으로 기대된다.


또한, 하든은 농구 외적으로도 상품성이 있는 선수이다. 과거에 앤퍼니 하더웨이가 눈에 붙인 밴드가 히트 상품이 된 것처럼 그의 푸짐한 턱수염이 팬들의 이목을 끈다. 덕분에 ‘The Beard’라는 고유의 별명도 생겼고, 휴스턴 홈 구장에도 턱수염 분장을 하고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이 있다.


선수의 외모 특징도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자 대상인 만큼, 그의 턱수염은 인기를 끌 수 있는 트레이드마크이다. 하든 본인도 수염이 마음에 들었는지, 개성을 위해 수염을 밀지 않겠다고 단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하든을 커리와 비교하여 그의 스타성을 저평가한다. 혹은 화려한 페이더웨이를 쏘는 코비나, 화려한 덩크를 자랑하는 카터에 비하면 플레이가 재미없어서 호감이 안 간다고도 한다.


하지만 커리는 이미 르브론이나 코비의 인기를 위협할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는 아이돌이다. 커리의 인기가 워낙 많은 것이지, 하든의 인기가 별로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전혀 재미가 없고 이슈가 되지 못한다면 유투브에 그의 패러디 영상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시즌 스케줄 상으로도 하든은 미디어 노출의 기회가 많다. 올 시즌 휴스턴의 경기 중, 전미에 중계되는 경기가 총 27경기인데, 이는 NBA 전체 팀 중 여덟 번째로 많은 횟수이며 사우스웨스트 디비전에서는 샌안토니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횟수이다. 지난 시즌 대비해서 전국중계 횟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지만(지난 시즌 전국중계 25경기), 휴스턴이 인기 있는 팀이라는 증거로 충분해 보인다. 전국중계가 팀의 인기와 그 팀의 슈퍼스타를 따라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든의 인기는 제법 많은 셈이다.


더구나 최근 NBA에서는 스윙맨 기근이 계속되고 있어서, 새로운 스윙맨 슈퍼스타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무국 입장에서는 스타가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경기의 외적 환경적 측면에서도 하든이 팬들로부터 외면 받을 이유는 없다.


이민재 지난 6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운동 선수 100인’을 선정했다. 여기에 하든은 100등을 차지했다. 농구 선수만 본다면 19위. 광고 홍보 수익은 농구 선수 중 10위였다. 리그 최정상급 득점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치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과연 인기가 생각보다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언행과 경기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게 큰 것으로 보인다.


일단 그의 언행은 문제가 많았다. 지난 2014년 여름, 챈들러 파슨스 계약과 관련해 팀 내 여러 잡음이 있었다. 당시 휴스턴은 파슨스가 있음에도 '3옵션을 찾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여기에 파슨스가 화를 내자 하든이 속을 긁었다. 그는 "드와이트 하워드와 나는 이 팀의 주춧돌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팀을 완성시키는 롤 플레이어다"라며 생각을 드러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다.


또, 최근에는 자신의 스폰서인 아디다스를 화나게 했다. 지난 9월, 하든은 아디다스와 거액의 계약을 했음에도 타 브랜드의 신발을 신었다. 물론, 정식 계약은 10월부터 진행되지만 스폰서 회사에게는 예의가 아니다.


이런 언행과 불성실한 수비력이 하든의 인기를 갉아먹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든은 현재 NBA에서 6년을 활약한 신예 스타다. 아직 NBA 챔피언십, 정규리그 MVP 등 이뤄야 할 업적이 많은 선수.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그의 안 좋은 모습이 저절로 잊힐 것이다.


이재승 하든은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슈팅가드 중 하나다. 게다가 슈팅가드 본연의 역할은 물론이고 제한적이나마 포인트가드 역할부터 스몰포워드까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애틀랜타 호크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조 존슨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버전이랄까. 하든은 지난 시즌 올스타에 처음으로 주전으로 나섰다.


주전으로 선발된 코비 브라이언트(레이커스)가 부상으로 낙마했기에 가능했지만, 기량으로 볼 때는 이제는 브라이언트가 아닌 하든이 주전자리를 꿰차는 것이 맞아 보인다. 이젠 브라이언트로부터 서부컨퍼런스 슈팅가드자리를 물려받은 셈. 다만 서부에는 크리스 폴(클리퍼스)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가 있다. 하든은 이들과 올스타 백코트 주전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Q. 2015-2016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휴스턴 로케츠의 전력 변화를 고려해 새 시즌의 활약은 어느 정도가 될 지? 그리고 전체적인 성적은 어떨지 답변 부탁한다.


이재승 휴스턴은 이번 오프시즌에 타이 로슨을 영입했다. 문제아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로슨의 합류로 하든이 짊어져야 할 부담은 조금 줄어들게 됐다. 로슨이라는 볼핸들러가 들어온 만큼 하든은 이제 보다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난 시즌까지 휴스턴에서는 하든의 손을 거쳐 득점이 나오는 모습이 많았다. 이제는 가드에 로슨, 윙맨에 하든, 센터에 드와이트 하워드까지 역할에 맞춰 라인업이 좀 더 탄탄해졌다.


역할별로 확실한 기수를 두고 있기에 케빈 맥헤일 감독의 선수기용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슨이 휴스턴에 잘만 안착한다면, 경기 중반에는 ‘하든과 아이들’과 ‘로슨과 하워드’까지 꾸릴 수 있을 전망. 조쉬 스미스가 팀을 떠난 점은 아쉽지만, 패트릭 베벌리, 코리 브루어, 트레버 아리자, 테런스 존스, 도너터스 모티유너스까지 위의 세 선수를 도와줄 선수들도 포진하고 있다.


문제는 서부에는 휴스턴 말고도 유력한 우승후보들이 즐비하다는 점이다. 디펜딩 챔피언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더 말해 입 아픈 샌안토니오 스퍼스, 여기에 오클라호마시티와 LA 클리퍼스까지.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팀들이 있다. 심지어 골든스테이트를 제외한 세 팀은 모두 전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하물며 같은 지구에 멤피스 그리즐리스도 있다. 다가오는 2015-2016 시즌 휴스턴의 성적은 휴스턴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방금 거론한 팀들의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호 이재승 기자말대로 타이 로슨이 가세하면서, 경기 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로슨 덕분에 이전보다 득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므로, 지난 시즌보다 더 효율적인 득점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을 오래 소유하다 시도하는 무리한 슛 시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 고득점과 함께 향상된 야투율이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야투율이 47% 근처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별다른 전력 누수 없이, 벤치가 더욱 두터워졌기 때문에 하든의 체력 관리도 가능해졌고, 더욱 다양한 라인업도 가능해졌다. 하든의 출장 시간은 지난 시즌보다 다소 줄어들겠지만 전체적인 개인 기록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27득점-6리바운드-6어시스트 정도의 개인 기록과 함께, 3년 연속으로 NBA 퍼스트팀을 차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조금 더 모험을 걸어본다면 MVP 수상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리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불운만 없다면, 휴스턴은 지난 1995년 이후 21년만의 NBA 파이널 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휴스턴이 속한 사우스웨스트 디비전은 역사에 남을 수준으로 험난하지만 휴스턴의 성적에는 큰 영향이 없어 보인다.


휴스턴보다 확실한 전력 보강을 해낸 팀이 샌안토니오 스퍼스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원한 우승후보인 샌안토니오 때문에 디비전 1위는 어려울 것 같지만, 이제 디비전 우승 팀에 대한 어드밴티지가 없기 때문에 디비전 1위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다. 하든과 휴스턴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여지가 충분하다.


이민재 휴스턴이 강해진 만큼 라이벌 팀들도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LA 클리퍼스 모두 좋은 선수를 영입했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지난 2014-2015시즌 정규리그에서 56승 26패(68.3%)를 기록한 만큼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일단 김윤호 기자의 말처럼, 타이 로슨이 가세하면서 백코트가 안정되었다. 얼리 오펜스가 장기인 휴스턴에 로슨이 업템포 농구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제된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도 빛을 발휘할 것이다. 로슨은 돌파가 뛰어난 선수다. 휴스턴이 추구하는 코트를 넓게 쓰는 스페이싱 농구에 최적화되어 있다. 로슨이 골밑을 치고 들어가면 상대 팀의 도움 수비도 자연스레 붙을 터. 이렇게 되면 하든의 공간도 생겨 공격하기 수월해질 터. 하든의 부담이 줄어 더 좋은 생산성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휴스턴뿐만 아니라 타 팀의 전력이 워낙 강해 서부 컨퍼런스 상위권을 예측할 수 없다. 오히려 시즌 후반기에는 성적보다 플레이오프 대진에 맞춰 경기 운영을 펼칠 가능성도 크다.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팀 개편이다. 2015-2016시즌 이후 주요 선수들이 FA가 된다. 일단 플레이어 옵션을 가진 하워드는 2015-2016시즌 이후 FA가 될 수 있다. 테렌스 존스와 도나타스 모티유나스는 제한적 FA가 된다.


휴스턴은 2016년 여름에 이들과 재계약을 체결한다 해도 다른 선수를 데려오는 전력 보강에 실패할 수 있다. 휴스턴은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당장의 성적이 시급한 팀이다. 이번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팀이 새 판 짜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 사진 = 점프볼(한필상), 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 일러스트 = 홍기훈(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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