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중국창사/손대범 기자] "중국 팬들은 가짜(fake) 팬들이다. 필리핀 팬들이야말로 진짜 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다. 중국 팬들의 함성은 소음(noise)일 뿐이다." 필리핀 국가대표팀의 탭 볼드윈 감독의 말이다. 개최국인 중국과의 3일 2015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을 앞두고 신경전이나 적대적인 중국 홈팬들의 응원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이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은 중국의 높이였다. 이지엔리엔(213cm)-왕저린(214cm)-저우치(217cm) 트로이카를 넘지 못했다. 궈아이룬과 포워드라인의 활약도 대단했다. NBA 출신의 귀화선수 안드레이 블래치(211cm)와 제이슨 윌리암(178cm)만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중국이 정상에 올랐다. 2011년 우한 대회 이후 4년 만이다. 3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결승서 78-67 로 이겼다. 중국은 이 16번째 아시아선수권 우승로 2016년 리우올림픽에 자력으로 진출하게 됐다. 필리핀은 이란, 일본과 함께 올림픽 최종예선을 기약하게 됐다.
초반만 해도 필리핀이 지역방어로 중국 인사이드를 잘 막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인사이드에 신경쓰다보니 양쪽 베이스라인의 슈터들을 놓쳤다. 딩양유엔과 조펑의 3점슛으로 포문을 연 중국은 이지엔리엔의 덩크슛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초반 제이슨 윌리엄의 득점을 앞세워 12-8로 앞섰던 필리핀이지만 점차 신장의 열세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막내격인 저우치가 공격적으로 나서준 것이 중국 기세를 올리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저우치는 수비에서는 블래치의 슛을 블록하고, 공격에서는 과감한 돌파로 자유투를 얻어냈다. 이어 슈터 리젠이 3점슛을 보태면서 중국은 10-15에서 18-15로 흐름을 뒤집었다.
필리핀은 시작 5분 만에 팀 파울에 걸린 것도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쳤다. 감독과 선수 모두 심판과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필리핀의 점수가 '15'에 멈춘 사이, 중국은 '10'에서 '22'까지 늘려놨다. 이지엔리엔과 저우치, 왕저린 등 '거인'들이 득점을 주도했다.
1쿼터를 23-19로 마친 중국은 2쿼터 들어 점수차를 더 벌렸다. 필리핀은 필사적으로 파고 들었지만, 높이를 의식한 탓에 야투 적중률이 떨어졌다.
중국은 궈아이룬의 3점슛과 저우치의 점프슛으로 전반 종료 3분 37초전, 38-26으로 달아났다. 이 경기 첫 두 자릿수 점수차였다. 필리핀은 라니델 데 오캄포와 게이브리엘 노우드의 연속 득점으로 한 자릿수로 접혔으나, 이내 궈아이룬에게 다시 3점슛을 허용하면서 분위기 탈환에 실패했다.
46-35, 11점차로 앞선 채 후반에 돌입한 중국은 그 분위기를 더 이어갔다. 실책과 야투 난조가 잦았지만, 이는 필리핀도 마찬가지였다. 설상가상으로 블래치마저 신경전에 말리면서 중국의 실수를 역이용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중국에 승기를 안긴 선수는 196cm의 장신 슈터, 리젠이었다. 3점슛 2개를 내리 터트리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잠재웠다. 그의 3쿼터 3점슛 2개로 중국은 60-44로 리드, 승기를 잡았다.
필리핀은 캘빈 아부에바가 꾸준히 돌파했지만 그 외 활로를 찾지 못했다.
4쿼터도 마찬가지였다. 가드들이 부지런히 개인기로 돌파를 시도해봤지만, 촘촘히 선 중국의 장신 틈을 파고들지 못했다. 오히려 체력만 더 떨어질 뿐이었다. 야투 적중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필리핀은 블래치와 로미오의 연속 득점으로 13점차(54-67)까지 좁혀봤지만, 이내 다시 딩양유엔에게 3점슛, 저우치에게 팔로우업 덩크를 내주면서 사실상 승부를 접어야 했다.
이날 중국에서는 저우치가 16득점 13리바운드, 궈아이룬이 19득점을 기록했다. 이지엔리엔은 11득점에 그쳤지만, 승부처마다 좋은 수비를 보이면서 리더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지엔리엔은 또한, 팀에서 가장 많은 1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슈터 딩양유엔, 조펑, 리젠 등도 매서운 슛감을 보였다. 세 선수가 함께 한 3점슛이 무려 7개였다. 필리핀은 블래치가 14득점에 그쳤다. 블래치를 제외하면 팀에서 두 자리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 사진=손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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