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중국창사/손대범 기자] 일본도 결국 이란을 넘는데 실패했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쫓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63-68로 패배. 2015년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의 최종 성적은 4위가 됐다.
그러나 선수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1997년 사우디 대회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2위를 했다. 최근 3번의 대회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이 2011년의 7위였다. 그런 의미에서 4강 진출과 2016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티켓 확보는 큰 의미가 있었다.
지긴 했지만, 이란과 잘 싸웠다는 평가다. 비록 이란에서 핵심멤버 2명(자바드 다바리, 하메드 아파그)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고, 연전으로 주축들이 지쳤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란은 '보통 수비'로는 막기 어려운 팀이다.
이 와중에 일본은 하다디를 적극적으로 견제하면서 한때는 점수를 앞서가기도 했다. 일본은 하다디에게 더블팀, 트리플팀까지 불사했다. 빠른 로테이션으로 사마드 니카 바라미도 견제했다. 1쿼터 16점과 4쿼터 승부처에 3점슛 2개를 내주긴 했지만 말이다.
반면 하다디(10점)는 점수를 많이 내지 못했다. 파울로 끊거나 원하는 공격을 못하게끔 했다. 이 정도면 48-86으로 대패했던 예선 경기보다는 훨씬 나아진 셈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경기력이 잘 나온 팀이 2팀있었다. 하나는 우승팀 중국이고, 다른 한 팀은 일본이었다.
일본의 하세가와 켄지 감독은 "예선 떄는 우리가 실책이 많았다. 그래서 속공을 허용한 것이 패인이었다. 하다디에게만 당했던 것이 아니다. 오늘은 상대 존 오펜스에 대해 확인하고, 그들의 공격에 대해 변형 수비를 가져갔던 것이 잘 됐다"라고 경기 내용을 설명했다.
이날 이란은 극단적인 외곽 버리기에 나섰다. 하다디를 봉쇄하고, 바라미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일리가 있었다. 팀에서 가장 무서운 슈터 2명이 부상으로 빠졌기에 힘을 빼놓는다면 막판에 가서는 뒤집기도 가능했다.
실제로 이란과 한국 전에 앞서 양동근 역시 "이란은 골밑과 외곽을 모두 막을 수 없다. 어느 한 쪽이든 확률을 줄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도 그랬다. "더블팀이 들어갔을 때, 외곽은 거의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묻자, "바라미 외의 선수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반전에는 로테이션을 많이 안 갔다"고 답했다.
리바운드도 신경썼다. 비록 33-34으로 지긴 했지만, 전투적으로 리바운드에 달려들면서 속공을 안 내주고, 세컨 찬스를 안 주겠다는 모습이 보였다. (세컨찬스 13-9로 이란 우세) 한국이 '박스아웃 노이로제'에 걸린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하세가와 감독은 그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선수들이 박스아웃을 잘 했을 때의 영상을 많이 보여줬다. 연습경기 때부터 비디오를 찍고, 박스아웃이 잘 된 부분을 편집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확인했다."
즉, '잘 잡아야 한다'가 아니라, '어떻게 잡아야 한다'에 중점을 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 과정을 뒷받침할 만한 스태프들의 선진화 된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타부세 유타 역시 "리바운드에 대한 의식은 우리의 과제였다. 다같이 하려고 노력했고, 루즈볼 하나라도 터프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해야 할 것이 많다. 모두가 좀 더 터프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성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우리가 못 이겼던 카타르도 잡으면서 8강을 넘어섰다. 물론 대진이 좋았던 덕분도 있다. 한 일본인 기자는 "한국에 비해 대진이 좋았다. 한국이 불미스러운 일도 겪으면서 전력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와 붙으면 잘 한다고 본다"라며 이번 대회를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대진을 떠나, FIBA 징계 철회 직후의 대회에서 성과를 냈기에 선수단은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선수들도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게 도와준 협회를 위해서라도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는 후문이다.
하세가와 감독 역시 "한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세계 예선에 나가면 우리가 제일 약한 팀이 될 것이다. 그래도 그런 경험한다는 것자체가 도움이다.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보다 늘 약하다고 봤던 일본 남자농구의 도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기자의 말처럼 지금의 전력은 여전히 우리가 나을 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은 최종 성적이 말해준다. 우리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일본은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엇갈린 우리와 일본의 명암은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입증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사진=손대범 기자,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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