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맹봉주 인터넷기자] 프로농구를 보다 보면 매 시즌 성장하는 선수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때문에 시즌이 끝나고 발표되는 기량발전상의 주인공은 최우수선수 못지않게 팬들의 큰 관심을 받는다.
직전 시즌과 비교해 가장 큰 기량발전을 보인 선수에게 주는 기량발전상.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지금까지의 활약상만 보고 그 주인공을 미리 예상해보자.
▲ 허재 아들? 이젠 에이스 허웅!
2014-15시즌
평균 4.8점 1.5어시스트 1.2리바운드 0.6스틸 야투 39.7% 3점슛 30.2% 자유투 75.5%
2015-16시즌
평균 14점 3.3어시스트 1.9리바운드 1.1스틸 야투 52.6% 3점슛 37.9% 자유투 88.9%
2014년 신인선수 드래프트. 허웅이 전체 5순위로 원주 동부에 지명 될 때만 하더라도 팬들에게 허웅은 그 이름보다는 허재 아들로 통했다. 이는 프로 무대 데뷔 이후에도 마찬가지. 데뷔 시즌, 대학 3년만 마치고 프로에 온 신인치고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음에도 ‘농구 대통령’인 아버지의 이름을 넘어서기엔 벅차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젠 허재 아들이 아닌 허웅 그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허웅은 직전 시즌과 비교해 모든 개인기록이 올라갔다. 특히 평균 득점이 10점 가까이 올랐다. 평균 득점 14점은 국내선수 중 5위. 자유투 부근에서 던지는 중거리슛과 3점슛 성공률 증가가 득점 상승에 한몫했다. 슛이 좋아지자 자연스레 돌파를 이용한 득점도 쌓기 편해졌다.
슈팅가드에서 포인트가드로 변신에 성공한 모습도 눈에 띈다. 시즌 전 허웅은 “감독님 주문으로 1번 연습을 하고 있어요. 1번 역할을 하면서 형들을 도와주면서 패스위주로 경기를 하려고 해요. 그래도 제가 제일 잘하는 게 공격이니까 그 부분도 잊지 않고 하려고요”라고 밝힌 바 있다.
허웅은 대학 때만 하더라도 공격성향이 짙은 슈팅 가드였다. 프로 입단 후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 보통 슈팅가드에서 뒤늦게 포인트가드로 전향한 선수는 폭발적인 득점력에 비해 경기 조율과 동료에게 빼주는 패스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
하지만 허웅은 시즌 전 자신이 내뱉은 발언을 지키고 있다. 본인이 원래 잘했던 공격과 더불어 전반적인 경기 조율과 어시스트 또한 늘면서 이젠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완전히 입지를 굳혔다.
▲ 이재도, 지난 시즌에 이어 한 번 더?
2013-14시즌
평균 2.13점 1.3어시스트 1.4리바운드 0.7스틸 야투 36.5% 3점슛 20%
2014-15시즌
평균 8.46점 2.9어시스트 2.8리바운드 1.5스틸 야투 43% 3점슛 30.4%
2015-16시즌
평균 16.27점 4.3어시스트 3.7리바운드 1.3스틸 야투 47.9% 3점슛 41.2%
이재도가 KBL 최초 2시즌 연속 기량발전상에 도전한다. 3시즌 만에 부활한 지난 2014-15 시즌 기량발전상의 주인공은 이재도였다.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스틸은 물론이고 약점으로 꼽혔던 외곽슛 성공률이 몰라보게 성장하며 기량발전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재도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평균 득점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서 경기 조율과 어시스트 능력 또한 향상됐다. 평균 득점은 국내선수 중 2위, 어시스트는 전체 3위다. 팀의 주축 선수를 넘어 차기 국가대표 포인트가드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3점슛 성공률. 이재도는 데뷔 당시 ‘기동력을 이용한 돌파는 좋으나 슛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슛에 약점을 보였다.
케이티 입단 후 조성민에게 슈팅 과외라도 받은 것일까? 데뷔 이후 매 시즌 10% 이상 3점슛 성공률이 증가했다. 올 시즌 3점슛 성공률은 40%가 넘는다. 데뷔 3년차 만에 자신의 단점이 가장 강력한 무기로 변했다.
이재도는 시즌 전 “기량발전상을 한 번 더 수상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도가 KBL 최초로 2시즌 연속 기량발전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매 시즌 발전하는 이재도, 남은 시즌 또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 박철호, 케이티 골밑의 믿을맨
2013-14시즌
평균 2.52점 0.5어시스트 2리바운드 0.1블록슛 야투 45.8%
2014-15시즌
평균 10.8점 2.3어시스트 5.4리바운드 0.4블록슛 야투 48.2%
이재도의 기량발전상 2연패를 저지할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팀 동료 박철호가 그 주인공. 지난 시즌 송영진과 김승원의 백업으로 출전시간이 적었지만 올 시즌,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눈부신 성장을 보이며 부산 케이티 골밑의 기둥으로 거듭났다.
케이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송영진의 은퇴, 김승원의 상무 입대와 김현민의 불법도박 혐의로 골밑이 텅텅 비자 박철호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자 개막전 경기부터 선발출전 하더니 바로 다음날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21점을 폭발시켰다.
박철호는 골밑에서의 움직임이 좋고 이번 시즌 중거리슛의 정확도가 올라가면서 지난 시즌에 비해 평균득점이 8점 넘게 올라갔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의 궂은일과 리바운드, 스크린 플레이에 열심히 하며 어느새 팀에선 없어선 안 될 주요 선수가 됐다.
박철호는 비시즌 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한 선수다. 조동현 감독 아래 혹독하게 운동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고 그 결과가 이제 나오고 있다. 박철호의 활약으로 한 팀에서 2시즌 연속 기량발전상의 주인공이 나올 확률이 높아졌다.
▲ 전자랜드의 만능 살림꾼, 정효근
2014-15시즌
평균 4.76점 0.8어시스트 2.3리바운드 0.4스틸 0.7블록슛 야투 43.3% 3점슛 23.2%
2015-16시즌
평균 9.5점 0.9어시스트 6.9리바운드 0.9스틸 0.9블록슛 야투 43.4% 3점슛 35.4%
정효근은 올 시즌 들어 인천 전자랜드의 만능 살림꾼으로 거듭났다. 안드레 스미스와 정영삼이 부상으로 빠진 후 커진 공격과 수비에서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스미스가 부상으로 빠지며 무주공산이 된 전자랜드 골밑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 외국선수 빅맨을 상대하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크게 밀리지 않으며 수비에서도 발전된 모습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골밑에서 있는 시간이 늘면서 리바운드 수치도 증가했다. 올 시즌, 지난 시즌에 비해 3배나 늘어난 6.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이는 평균 리바운드 전체 10위, 국내선수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격에서의 발전도 인상적이다. 3점슛 성공률은 떨어졌으나 골밑슛과 일명 ‘받아먹는 득점’은 늘어나며 평균 득점이 5점 가까이 늘었다. 득점과 리바운드 부분에서 동시에 발전하며 엘리트 빅맨으로서의 자질도 엿보인다. 지난달 30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선 21점 10리바운드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득점, 10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27일에도 팀은 패했지만 10점 11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올렸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훌륭한 하드웨어(201cm의 큰 키, 뛰어난 운동능력과 농구 센스)에 경험이 더해지며 플레이가 한층 더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유도훈 감독은 정효근을 전체 3순위로 선택하며 “잠재력을 보고 뽑았다. 2번부터 4번까지 가능한 선수다.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도훈 감독의 계산은 불과 1년만의 현실이 되었다. 정효근은 전자랜드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KBL 최고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2년 만에 팀의 주축 포인트가드로, 김기윤
2014-15시즌
평균 3.64점 1.6어시스트 0.8리바운드 0.6스틸 야투 43% 3점슛 44.4% 자유투 73.7%
2015-16시즌
평균 8.88점 3.2어시스트 1.8리바운드 0.9스틸 야투 47.2% 3점슛 34% 자유투 88.9%
안양 KGC인삼공사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박찬희, 강병현, 이정현, 양희종 등 전·현직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로 채워져 있다. 2년차 가드 김기윤은 올 시즌 이런 선수들 사이에서 당당히 팀의 주축 포인트가드로 자리를 꿰찼다.
KGC인삼공사는 시즌 초반 위기가 있었다. 박찬희와 이정현의 국가대표 차출로 인해 가드진에 구멍이 생긴 것. 하지만 이 구멍을 김기윤이 기대 이상으로 메워줬다.
김기윤은 1라운드 9경기 평균 31분 43초를 뛰면서 팀의 주축선수로 올라섰다. 김윤태와 함께 KGC인삼공사의 앞선을 책임지며 팀을 이끌었다. 대학시절부터 돋보인 안정적인 경기 조율과 패스능력, 거기에 외곽슛까지 갖추며 주축선수들의 공백을 잊게 했다.
박찬희, 이정현이 돌아온 2라운드부터 출전시간과 역할은 줄었지만 최근 3경기 평균 8.7점, 6어시스트로 활약은 여전하다. 박찬희, 이정현, 강병현 등 상대적으로 공격 성향이 짙은 가드들 사이에서 정통 포인트가드인 김기윤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 이제는 당당한 주전 포인트가드, 최원혁
2014-15시즌
평균 0.77점 0.3어시스트 0.8리바운드 0.2스틸 야투 38.5%
2015-16시즌
평균 5.47점 3.8어시스트 3.7리바운드 1.1스틸 야투 42.1%
최원혁 마저 없었으면 어땠을까? 서울 SK로선 상상도 하기 싫은 가정일 것 이다. 최원혁은 불법도박 혐의로 이탈한 김선형의 공백으로 비상이 걸린 SK 가드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당초 기대는 적었다. SK는 김선형의 팀이다. 지난 시즌 백업 가드로 출전한 최원혁에게 기회는 많지 않았다. 평균 3분 55초의 출전시간은 무언가를 보여주기엔 터무니없이 적었다.
올 시즌, 갑작스런 김선형의 공백으로 기회를 잡은 최원혁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첫 2경기는 좋지 못했다. 2경기 5분 남짓한 평균 출전시간에 평균 1점, 1어시스트, 1리바운드. 하지만 이후 늘어난 출전시간 만큼 자신감도 늘어나며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최원혁은 “처음에 뛸 땐 잘 안보였다. 이제 많이 뛰다보니 상대 수비가 보이고 우리 동료들의 움직임도 보여서 어시스트가 잘 나오는 것 같다”며 경기를 소화할수록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최원혁의 말대로 어시스트가 증가하며 올 시즌 평균 어시스트는 3.8개에 이른다. 전체 평균 어시스트 6위.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김선형이 돌아온다고 해도 적지 않은 출전시간을 보장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사진 유용우, 신승규,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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