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인천/곽현 기자] 전자랜드에 단순한 외국선수 이상이었던 리카르도 포웰(32, 197cm)이 인천을 찾았다. 잠시 옛 정은 잊고 적이 돼 서로를 상대했다.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5-2016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전주 KCC의 2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포웰의 이번 시즌 첫 인천 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전자랜드에서만 4시즌을 뛴 포웰은 지난 2시즌 주장 역할까지 맡으며 팀을 이끈 선수다. 화려하면서도 성실한 플레이,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십 덕에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가 SK를 3-0으로 물리치고 4강에 진출하기까지 절대적인 활약을 보였고, 동부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챔프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만들며 전자랜드를 화제의 팀으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선수 제도가 바뀌며 모든 외국선수들이 팀과 재계약을 하지 못 했다. 포웰도 KCC에 지명되며 처음으로 전자랜드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게 됐다. 전자랜드 유니폼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은 포웰. 지난 시즌까지는 상상하기 싫은 장면이었을 것이다.
경기 전 전자랜드는 옛 동료인 포웰을 환영하기 위한 시간을 마련했다. 경기 시작 전 포웰을 코트 중앙으로 불렀고, 포웰과의 추억을 담은 영상을 상영했다. 포웰이 처음 전자랜드와 인연을 맺었던 2008년부터 지난 시즌까지의 영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전자랜드는 영상을 통해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포주장입니다.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전자랜드 서포터즈 대표들이 전자랜드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전달하기도 했다. 포웰은 팬들에게 감사함의 인사를 건넸다.
이날 경기는 포웰이 전자랜드를 상대한 2번째 경기였다. 특히 홈인 인천에서 경기를 해 포웰에겐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경기 전 전자랜드 선수들이 일찌감치 코트에 나와 몸을 풀고 있었다. 이러한 연습은 포웰이 전자랜드에 와 전파한 방식이다. 포웰 역시 KCC 선수 중 유일하게 먼저 몸을 풀러 나왔다. 포웰은 나오자마자 전자랜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경기 전 인터뷰를 하는 정효근에게 다가가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장난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서자 포웰과 전자랜드 선수들은 치열한 경기를 주고받았다. 정효근은 초반 포웰의 골밑슛을 블록했다. 지난 시즌 포웰과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얘기했던 정효근은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포웰을 상대했다. 정효근은 1쿼터 호쾌한 팔로우업덩크를 성공시키며 기세를 이끌기도 했다.
포웰도 뒤지지 않았다. 어려운 페네트레이션 득점을 성공시켰고, 어시스트를 전달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에선 김지완의 레이업을 멋지게 블록해내며 기세를 꺾기도 했다.
영원할 것 같던 포웰과 전자랜드 선수들이 적이 돼 싸우는 모습은 익숙지 않았다. 이현호, 정효근은 포웰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며 움직임을 제어하려 했다.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경기 내내 KCC가 앞서가는 양상이었으나, 4쿼터 전자랜드의 추격으로 동점 상황이 나왔다.
하지만 마지막 뒷심에서 KCC가 앞섰다. KCC는 4쿼터 에밋의 연속 득점과 하승진의 자유투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KCC는 87-80으로 승리를 거뒀다.
포웰은 이날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13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1차전에 이어 친정인 전자랜드에 모두 웃은 포웰이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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