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홍아름 인터넷기자] 매 경기가 끝나면 항상 그 경기를 빛낸 수훈선수가 정해진다. 주로 많은 득점을 하거나 승부처에 득점을 한 선수를 수훈선수로 꼽곤 한다. 물론 그 선수들이 경기에서 잘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코트에 함께 뛰는 또 다른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뒷받침되기에 승리를 일궈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팀 승리에 있어 ‘명품 조연’이라고 할 수도 있을 그들을 또 다른 ‘주연’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다.

이승현 (고양 오리온, 197cm, Forward)
평균 35분 41초, 12.4득점, 6.4리바운드 3어시스트
드러난 주연들 : 애런 헤인즈, 문태종
“힘이 좋아서 상대 외국선수를 힘으로 밀어낼 수 있다. 슛도 좋아 상대팀이 막기 힘들 뿐더러 설령 막는다 하더라도 나에게 돌파 공간이 생기게 된다. 그로 인해 공격적인 면에서 팀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이번 시즌이 갓 시작한 9월 15일, 이승현의 복귀에 대해 팀 동료 애런 헤인즈가 했던 말이다. 헤인즈의 말은 이승현이 국가대표로부터 복귀한 후 그대로 현실이 됐다. 이승현은 상대 팀 외국선수와의 매치업에서 밀리기는커녕 오히려 우위를 점하며 팀의 주득점원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오리온의 주요 득점원인 헤인즈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은 수비 부담을 줄이며 자유롭게 코트 위를 휘젓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의 수비력에 대해 “웬만한 외국선수보다 낫다”고 평가할 정도로 외국 선수와의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다. 자연스레 오리온의 상대 외국선수 수비 담당은 이승현이 됐다. 이승현의 존재로 오리온은 골밑의 부족함마저 없애며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승현의 역할은 수비에만 지나지 않는다. 2대2플레이와 더불어 헤인즈와의 하이-로우 게임 등 공격의 옵션이 되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2년차가 되며 여유가 생긴 덕인지 넓은 시야로 경기당 어시스트 3개를 기록, 팀 내에서 이현민(178cm, G) 다음으로 어시스트가 많은 선수다. 박스아웃도 강해 리바운드 싸움에도 적극 가담한다. 득점에 욕심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득점이 낮지는 않다. 평균 12.4점을 만들며 꾸준히 보탬이 되고 있다.
이승현은 이렇듯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과 함께 힘 있는 수비로 상대까지 묶어내며 오리온 1위 독주의 주역으로 자리하고 있다.

양희종(안양 KGC인삼공사, 194cm, Forward)
평균 26분 54초, 4.7득점, 5.8리바운드, 2.5어시스트 1.8스틸
드러난 주연들 : 이정현, 찰스 로드
초반 4연패 이후 ‘승-승-패’ 주기를 이어가던 KGC인삼공사가 현재 그 주기를 깨고 4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선수와 외국선수 할 것 없이 득점에 가세, 주특기인 스틸에 이은 속공을 앞세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그러나 그 와중에 득점 같은 보이는 기록보다는 궂은일을 묵묵히 해주는 선수가 있다. 바로 주장 양희종이다.
“자신이 해야 할 것을 하기에 팀플레이가 되는 것 같다. 공격을 하고 싶어 본인이 해야 할 수비를 안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던 김 감독대행과 마음이 통한 것일까. 양희종은 10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공격적 활용도가 좋은 선수들이 많기에 그 선수들이 미처 하지 못하는 부분을 내가 해야 경기를 이길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본인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이런 양희종에게 김 감독대행은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외국선수의 수비를 전적으로 맡겼다. 이와 더불어 “오늘 경기에서 이긴다면 다 희종이 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양희종은 치열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수비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열심이었다. 실제로 KGC인삼공사가 이겼던 이날, 양희종은 전반 3분을 남기고 벤치로 들어갈 때까지 리카르도 포웰과 안드레 에밋에게 파울자유투를 제외하고 2점슛 1개씩만을 허용했다.
“수비해야 할 선수의 영상을 보고 그 선수가 좋아하는 플레이를 파악한다. 그 플레이를 막기 위해선 거칠게 해야만 한다. 파울이 안 날 정도의 거친 몸싸움으로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내 노하우다.” 선수라면 기록 욕심도 나기 마련인데, 양희종은 상대를 어떻게 막을 지부터 생각하는 듯 했다.
양희종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은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엿볼 수 있다. 10일 경기의 시작과 동시에 나온 연이은 득점이 양희종의 스틸에서 비롯되는 등 현재 경기당 1.75개의 스틸로 동료 이정현(2.0개)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또한 리바운드는 경기당 5.8개로 찰스 로드(8.9개) 다음으로 팀 내 2위에 올라있다.
홈에서의 연승 이유를 팬에게 돌리며 응원하러 오는 팬들에게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양희종. ‘무득점’을 기록한다 해도 그 점이 무색할 만큼 공수에서 빛나고 있는 양희종이 있기에 KGC인삼공사가 현재 홈 무패 행진 속 상승세에 있는 것이 아닐까.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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