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 마음뿐” 허윤자, 눈물의 인터뷰에 담긴 의미

최창환 / 기사승인 : 2015-11-13 0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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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팀에 항상 죄송한 마음이었다.”


그간의 마음고생 때문이었을까. 용인 삼성생명 센터 허윤자(36, 183cm)가 인터뷰 도중 울먹였다. 팀에 대한 허윤자의 속내는 그렇게 전파를 탔다.


허윤자가 지난 12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깜짝 선발 출전, 삼성생명의 80-56 완승에 힘을 보탰다.


허윤자의 존재감은 골밑에서 빛났다. 외국선수 못지않은 체격을 갖춘 첼시 리를 상대로 터프하게 몸싸움을 펼쳤고, 노련미를 앞세운 공격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도 팀에 활기를 더했다. 3쿼터에는 버니스 모스비, 첼시 리의 파울 트러블을 연달아 유도하기도 했다. 4득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활약이었다.


허윤자는 경기종료 후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가 시작하자마자 울먹이며 소감을 전했다. “삼성생명에 온 후 항상 보탬이 안 돼 죄송한 마음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늘 팀이 승리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기쁘다.” 울먹이는 음성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됐고, 각종 농구 커뮤니티에는 허윤자를 응원하는 글이 쏟아졌다.


허윤자가 울먹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13-2014시즌을 끝으로 KEB하나은행(당시 하나외환)에서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허윤자는 원소속팀과의 3차 협상이 결렬됐다. 당시만 해도 「3차 협상이 결렬된 선수는 1년간 ‘미등록 선수’ 신분이 된다」라는 WKBL 규정이 존재하던 터.


졸지에 ‘FA 미아’가 될 뻔했던 허윤자는 6개팀 사무국장 회의를 통해 극적으로 현역 경력을 이어가게 됐다.


“선수 스스로 계약을 거부했다면, 미등록 선수가 되는 게 맞다. 하지만 원소속팀이 3차 협상을 포기한다면, 이는 팀 스스로 선수에 대한 소유권도 포기한다는 의미 아니겠나. 이들은 보상 규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영입할 수 있게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고, 결국 허윤자는 계약기간 2년에 삼성생명과 계약했다.


하지만 2014-2015시즌은 부상에 발목 잡혔다. 시즌 준비가 원활하지 않았던 허윤자는 지난 시즌 22경기 평균 13분 20초 출전에 그쳤다. 허윤자를 비중 있는 선수로 활용하려던 삼성생명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고, 팀 성적도 4위에 머물렀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그만두겠다’라는 의사를 전할 정도로 (허)윤자의 마음고생이 심했다. 계약기간도 1년 남은 상태였다”라고 귀띔했다.


허윤자를 깜짝 선발 카드로 활용한 임근배 감독은 “윤자는 비시즌에 정말 열심히 운동을 했다. (배)혜윤이가 대표팀에 차출돼 사실상 홀로 골밑을 맡는 와중에도 솔선수범했다. 감독으로서 당연히 기회를 줘야 하는 선수였고, 첼시 리에 대한 수비를 투지 넘치게 해줬다. 오늘의 수훈선수”라며 허윤자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임근배 감독은 이어 “윤자를 매 경기마다 선발로 기용할 순 없지만, 상대팀이나 상황에 따라 요긴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등 떠밀려 은퇴할 위기에 몰렸던 허윤자는 그렇게 조금씩 삼성생명이 보내준 신뢰에 보답하고 있다. 허윤자가 울먹이며 임했던 인터뷰는 그래서 의미가 남달랐다.


# 사진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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