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권수정 인터넷기자] 예쁜 색감을 위해 함께 식탁에 올리는 두 채소 오이와 당근. 두 채소 다 영양분이 풍부한 만큼 함께 섭취하는 경우가 많지만, 알고 보면 서로 궁합이 맞지 않은 음식의 대표적인 예다.
2015-2016 KCC 프로농구에서도 오이와 당근 같은 궁합이 보여지곤 한다.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난 이재도와 조성민이 함께했을 때 그 효과가 크지 못한 것. 부산 케이티는 현재 이들의 ‘조합’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음식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궁합이 존재한다. 합이 맞을 경우 좋은 성향이 빛을 발하고, 합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서로 좋은 성향의 빛이 바랠 수도 있다. 각자 너무나 좋은 성향을 가지고 있어도 둘의 합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혼자서 하는 농구는 없다. 우리는 팀이다.” -10월 23일 서울 SK전 이후 조동현 감독
농구는 5명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장점을 이끌어주며 조화로운 플레이가 동반되어야 한다.
케이티는 조성민의 대표팀 복귀 후 11경기를 치렀지만, 아직 주축 두 선수의 호흡은 ‘최고의 궁합’이라 일컫기에는 아쉬운 점이 보인다.
사실 비시즌 때 이재도와 조성민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이재도가 2015 광주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으로 뽑혀 자리를 비웠고, 조성민 또한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를 다녀온 탓에 이들은 마주할 기회가 적었다.
각자의 장점이 서로의 좋은 합이 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재도는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휘저으며 기회를 만든다. 이러한 이재도의 움직임이 조성민을 더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돌파에 강점이 있는 만큼, 앞만 보기에 전체 상황을 읽는 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그래서 다른 선수의 기회를 살려주지 못하고, 본인이 해결해내려는 모습이 적지 않게 나타난다. 그렇다 보니 손발을 맞춰 가던 초반, 코트위에서 공의 흐름에 답답해하던 조성민의 모습이 비추어지곤 했다.
“이재도가 최근 좋아 보인다. 하지만 이재도가 공을 잡는 시간이 쏠려서 조성민의 활약이 아직 미미한 것 같다. 다른 면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는 듯하다.” -10월 17일 케이티를 상대한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
“조성민 복귀 후, 이재도가 코트에서 제자리를 못 찾고 있다. 점차 공 없는 농구도 배워가야 한다. 1라운드 초반 조성민이 없어 자신의 장점을 살렸기에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10월 17일 고양 오리온전 이후 조동현 감독
이들의 시너지효과가 미미하다는 문제점이 비춰졌지만, 조동현 감독은 둘을 동시 기용 할 수밖에 없었다. 조성민 복귀 전 케이티의 승률은 이재도가 책임져왔다. 또한 식스맨 기용을 생각해봤던 조 감독은 이재도의 기량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선수자원이 부족한 케이티로서는 ‘둘의 합’ 보다는 ‘두 선수 각각의 능력’을 더 높이 샀다.
연신 고민해오던 조 감독은 둘의 합에 대해 조심스레 입을 뗐다. “조성민과 이재도가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없었다. 요새 서로의 플레이에 대해 의논도 많이 하며 맞춰가는 중이다.”
더불어 팀 내의 새로운 궁합을 찾고 있었다. 조 감독은 “최창진과 김현수가 돌아오면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 최창진을 1번, 김현수를 1번이나 2번 포지션으로 기용할 수 있다. 이재도 백업으로 김현수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어 “또한 조성민의 자리를 강호연이 대신해주고 있다. 가드가 많은 반면, 3번 포지션은 박상오 뿐이기에 조성민을 3번으로 기용할 수 도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한 조합을 구상 중이었다. 여기에 상무에 있는 김우람까지 군 제대를 하게 되면, 조 감독의 근심이 조금 더 줄어들지 않을까.
케이티에는 심스-마커스 블레이클리에 이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찰떡궁합’도 있다. 복귀를 앞둔 김현민과 블레이클리 조합이다. 조감독은 시즌 전부터 호흡이 좋았던 이들을 보며 이번 시즌을 그려왔다고 전했다. 4라운드부터는 외국선수가 2쿼터부터 뛸 수 있는 만큼, 심스의 체력안배를 위해서는 골밑에서 김현민, 블레클리의 호흡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선수로 ‘최고의 합’을 맞춰보고 있는 조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조성민 혹은 이재도. 개개인 기록이 좋게 나오는 경기가 아니라 코트위에서 상생할 수 있는 열쇠를 찾을지, 아니면 또 다른 조합으로 풀어나갈지 케이티의 행보가 궁금하다.
# 사진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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