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잇수잇 강근석 대표 “마니아들 사로 잡을 수 있는 한국농구가 되길”

곽현 기자 / 기사승인 : 2016-01-29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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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에 미치다 | 수잇수잇 코리아 강근석 대표
“마니아들 사로 잡을 수 있는 한국농구가 되길”


[점프볼=곽현 기자] 농구계 이곳저곳을 누비다 보면 농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참 많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점프볼에서는 농구인들 뿐 아니라, 농구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농구와 관련된 소소한 추억들을 독자들에게 전달해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동호회농구에서 활동 중이며, 각종 농구대회에 후원을 아끼지 않는 수잇수잇(Suitsuit) 코리아의 강근석(48) 대표다. 그는 농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으로 농구계에 아낌없는 제언을 전했다.


대가 바라지 않는 지원



네덜란드 여행가방 전문브랜드 ‘수잇수잇 코리아’의 강근석 대표는 동호회농구에서는 꽤나 유명한 선수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20대 못지않은 열정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주말마다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게 낙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농구를 해봤어요. 농구 붐이 일었을 때죠. 현대-삼성의 라이벌전이 치열했어요. 현대 이충희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나도 저렇게 슛을 넣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제 백넘버도 6번이었어요.”


또한 여러 농구대회에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프로농구 SK와 동부에도 여행가방을 협찬 중. 이 모든 게 단순히 ‘농구 사랑’만으로 이뤄지고 있다. “10년 전에 에어워크라는 브랜드 마케팅을 했어요. 젊은이들에게 어떤 걸 지원해줄까 찾던 차에 ‘동아리농구방’이라는 인터넷카페를 알게 됐죠. 이런 친구들을 지원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금 지원도 해주고, 물품 지원도 해줬어요. 에어워크배 대학동아리농구대회도 열었죠.”



서울시농구연합회의 요청으로 부회장을 맡으면서 서울시농구를 위해 일하기도 했다. 그가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기에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 대회 유니폼, 팜플렛 제작, 상품 협찬 같은 것들이었다. “서울시는 농구대회가 많아요. 도움을 요청하면 계속해서 지원을 해주고 있어요. MVP 등 3명 정도의 선물은 저희 회사에서 나가죠. 농구 인기가 예전 같이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계속 지원하고 있어요.”



그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대회책자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다방면으로 농구에 미쳐(?)있다보니 얻는 것고 있고, 잃는 것도 있다. “처음에는 농구를 잘 못했어요. 주전이 되고 싶어서 노력을 많이 했죠. 언젠가부터는 저보다 잘 했던 사람들을 앞서면서 성취욕을 느끼게 됐어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농구로 풀고 있고요.” 강 대표의 말이다. 하지만 주말이면 종일 농구장에서 살기에 가족들의 원성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집에서 보면 농구가 마이너스죠. 전국대회 하면 빠져나가고, 해외 출장도 대회 맞춰서 잡거든요. 모든 초점을 농구에 맞추다 보니 집에는 좀 소홀한 부분이 있어요. 이제는 그런 부분을 메우려고 해요.”


40대 농구인들의 열정



강 대표는 현재 ‘스피드’라는 팀의 장년부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 스피드는 동호회농구에서 실력파로 잘 알려져 있다. “저는 3점슛에 능한 편이에요. 속공도 열심히 하고요. 저희 팀에 농구를 했던 친구들이 많아요. 나래에서 농구를 했던 지형근, 성균관대 출신의 김두훈 등이 있죠. 제가 득점이 많은 편인데, 같은 점수를 넣어도 +1점이 되기 때문이죠.”



농구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선수처럼 부상을 달고 다니기도 한다고 전했다. “2년 전엔 어깨 수술도 했어요. 하도 슛을 던지다 보니 어깨가 안 올라가더라고요. 제 한 경기 최다 득점이 55점이에요. 인천 ‘프리즘’이란 팀과의 경기였는데, 저희 쪽의 일방적인 경기였죠. 그 팀에도 슈터가 있고 해서 서로 경쟁이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 득점을 많이 하게 됐죠.”



부상에도 농구공을 놓지 못한 강 대표는 요즘 몸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아프지 않아야 농구도 계속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가장 큰 차이점은 다음 날 회복 속도 같아요. 지금은 회복이 잘 안 돼요. 예전에는 스트레칭도 안 하고 바로 했는데, 지금은 꼭 스트레칭을 하죠. 테이핑도 꼭 하고요.”



강 대표는 40대 이상 동호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My Basket’ 카페도 만들어서 운영 중이다. 직접 팀 소개도 하고, 수필을 올리는 등 글 솜씨에서도 재능을 보이고 있다. “40대가 넘어서까지 농구를 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들이에요. 그들이 뛰는 걸 조명해주는 데가 없어요. 그들만의 리그죠. 그런 사람들을 조명해주는 카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처럼 활발한 활동 덕분에 그는 현역 농구선수들과도 친분을 쌓기도 했다. 양동근(울산 모비스)이 대표적이다. 그는 양동근의 상대팀으로 만나 강압수비까지 당해봤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어느 동호회 팀에 양동근과 함지훈, 박구영이 있더라고요. 비시즌이다 보니 함께 한 것 같았어요. 3명이 번갈아 투입됐는데 우리에게 밀리는 거예요. 생활체육은 40대 이상에게는 1점을 더 주다보니 그렇게 된 거죠. 결국 나중에는 3명이 모두 출전해 강압수비를 붙더군요. 하하. 그러면서 동근이와 알게 됐죠. 나중엔 편하게 얘기했어요. 필요한 게 있으면 도와주겠다고요. 대표팀에 있을 때 가방이나 스피커 등을 지원해주기도 했습니다.”



농구계에 전하는 제언



프로농구단을 후원하고, 대회란 대회는 빠짐없이 출전하는 만큼 그는 전문 경기인과 비전문 경기인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 만큼 현 농구계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강 대표는 연고지에 있는 동호회 팀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9개 도시에 연고를 두고 있는 프로농구인 만큼, 각 지역 동호회 팀들을 참가시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수천 개의 동호회가 있다. 그만큼 농구를 즐기는 인원은 많지만, 농구 관람에는 인색한 편이다. 직접 뛰는 것에 비해 매력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그들이 농구장을 찾도록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각 프로팀 경기장에서 동호회 팀들의 리그제를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동호인들이 언제 또 그런 경기장에서 뛰어보겠어요. 동호인들한테 프로농구를 어필할 수도 있고요. 프로농구가 팬들을 만족시키려면 일단 농구 마니아들을 만족시켜야 해요.”



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KBL도 그렇고 생활체육도 그렇고, 농구인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팀하고 경기하는 걸 좋아해요. 외국대표팀과 A매치를 하면 어떻게든 사람들이 몰리고, 언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겠죠. 근데 예산이 없다는 이유,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추진이 안 돼요. 다람쥐 쳇바퀴 돌듯 안 되는 이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죠. 우리나라에 필리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만약 필리핀 팀하고 친선경기를 갖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홍보는 필리핀 기업과 함께 하고요. 엄청나게 몰려들 겁니다. KBL이 소스 가공을 잘 해야 해요. 아시아쿼터제도 역시 활용할 수 있겠죠.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해요. 필리핀 선수들을 쓰고 필리핀 기업에 홍보를 맡긴다든지요.”



강 대표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농구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나라도 더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인기가 올라가 저변이 확대되고 좋은 선수들이 콘텐츠를 살찌운다면, 그와 겨룰 동호회도 더 늘어날 테니 말이다. 끝없는, 그리고 한결 같은 강근석 대표의 농구사랑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지속되길 기대한다.


# 본 기사는 점프볼 2016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사진_ 유용우 기자,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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