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농구] 2016년 우승팀 분석 ③ ‘수비 강화가 과제‘ 경복고

이민욱 기자 / 기사승인 : 2016-05-30 02: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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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2016년 5월까지 고교농구 전국대회는 세 차례 개최됐다. 그런데 올해는 한 팀이 우승을 독식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라고 표현해도 될 만 하다. 아마도 6월 4일부터 각 지역에서 시작될 중고농구 주말리그를 비롯 남은 대회에서도 이들의 경쟁은 꽤 볼 만할 것 같다. 점프볼에서는 춘계연맹전, 협회장기, 연맹회장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경복고, 삼일상고, 중앙고의 전력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보았다. 마지막 순서는 경복고등학교다.

2016년 성적
춘계 연맹전_ 우승(결승 경복고 65-48 제물포고)
협회장기_ 준우승(결승 경복고 79-83 삼일상고)
연맹회장기_ 1차 결선 진출(경복고 57-61 휘문고)


춘계연맹전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경복고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이 없었다. 2015년 FIBA-아시아 U-16 선수권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양재민(201cm, 포워드)이 건재했지만, 작년 팀 전력의 여러 부분에서 많은 영향력을 끼쳤던 김경원(199cm, 센터)의 졸업 공백이 커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고 나니 경복고에서는 김경원의 공백을 상쇄할 ‘예상치 못한 영웅’ 이 등장한다. 바로 대회 MVP에 선정된 김진영(195cm, 가드 겸 포워드)이었다.


‘김진영의 활약=경복고의 춘계연맹전 우승’ 이었다. 리듬감이 넘치는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와 퍼스트 스텝 그리고 상대 수비의 빈틈을 교묘하게 공략하는 돌파까지 선보였다. 춘계연맹전이 낳은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 할 만 했다. 강한 승부욕도 돋보였다.


왼손잡이 가드인 전형준(185cm, 가드)의 귀환도 경복고에게 큰 힘이 되었다. 부산 동아중 시절부터 전형준은 재기발랄한 센스를 코트에서 마구 뿜어대던 전국구 유망주였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입은 정강이 부상이 아쉬웠다. 이 때문에 전형준은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했고 경기에 나와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춘계연맹전 대회에서 전형준은 다시 돌아왔다. 좋은 템포 조절과 날카로운 패스 알토란같은 득점을 앞세워 경복고의 우승에 기여한 것이다.


기세가 오른 경복고는 다음 대회였던 협회장기 대회에서도 우승을 노렸다. 결승에서 경복고는 삼일상고를 만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3, 4쿼터가 이 날 승부의 백미였다. 2쿼터까지 25-33으로 뒤졌던 경복고는 김진영의 미친 활약을 앞세워 반격을 시작한다. 김진영은 이 날 공격에서 못하는 것이 없었다. 후반에만 29점을 몰아치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양재민은 림 근처에서 확률 높은 공격으로 삼일상고 수비를 적절히 공략했다.


하지만 25점을 기록한 하윤기(202cm, 센터)와 3점슛 4개를 포함해 24점을 넣은 김준형(201cm, 포워드)을 앞세운 삼일상고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고 결국 경복고는 4점차(79-83) 석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어 벌어진 연맹회장기 대회는 경복고에게 있어 부상으로 빠진 김진영의 공백을 실감하게 해주는 대회였다. 예선에서 부산 중앙고에게 지난 춘계 연맹전 대회에 이어 올해에만 2연패(59-80)를 당하며 휘청거리던 경복고는 휘문고와의 1차 결선에서 57-61로 패배하며 대회를 조기에 마감했다.


김진영은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선수라고 말할 수 있다. 아마 올해 MIP(기량발전상)가 있다면 김진영은 첫 손에 꼽혀야 마땅하다.


가지고 있는 능력은 현재 고교농구에서 수준급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몸에 힘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얇은 몸이 향후 상위 리그로 올라갈수록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요해 보인다. 3점슛도 향상이 필요하다.


양재민은 작년에 비해 힘이 붙으면서 림 근처에서 득점을 올리는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 농구 센스도 여전하다. 하지만 볼이 없을 때 상대 선수를 살피는 수비는 개선이 필요하다. 집중력도 마찬가지. 전형준은 왼손잡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장점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빠른 경기 운영을 강조하는 최근 농구 추세에 비교할 때 다소 타이밍이 늦는 것이 아쉽다.


수비가 좋은 다부진 신경민(177cm, 가드)과 좋은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돌파가 뛰어난 정호영(190cm, 가드)도 경복고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자원들이라고 볼 수 있다.


경복고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장신 선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백보드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내, 외곽을 넘나드는 득점력이 있으며 힘과 투지가 있는 신승민(196cm, 포워드 겸 센터), 기술이 있는 서정현(202cm, 센터), 높이가 좋은 권준수(203cm, 센터)는 충분히 상대를 압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자신들의 잠재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 여하에 따라 남은 전국대회에서 경복고의 성적을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경복고의 과제는?


올해 경복고가 패배했던 경기들을 잘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힘과 기술을 고루 갖춘 빅맨들(양홍석, 하윤기, 박민우, 한승희)에게 고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힘과 기술을 갖춘 빅맨을 보유한 고교 팀들의 경우 앞으로도 경복고의 인사이드를 공략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에 대항하여 경복고는 다양한 수비법으로 상대 빅맨의 공격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득점에서 양재민과 김진영 그리고 전형준 외에 다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지금보다 더 많아야 한다. 현재 김진영과 양재민 그리고 전형준에게 쏠려 있는 득점 부담을 분산시키면서 상대 수비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장기 결승전 삼일상고와의 경기를 예로 살펴보자. 이 날 경복고가 득점한 총 79점 중 김진영(33점)과 양재민(23점)이 합작한 점수는 무려 56점이었다. 거기다가 전형준이 부진했었기에 김진영과 양재민에게 가는 짐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무거웠다.


사실 경복고 농구는 선수의 창의력과 개인기를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일대일 위주의 농구보다 정돈된 시스템 농구를 하는 편이 경기를 풀어가기 수월하다. 현재 경복고는 선수 개개인을 살리려다가 경기 정리가 안 되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선 수비와 뒷선 수비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 팀 수비가 무너지며 상대에게 쉬운 득점을 허용할 때도 있다. 경복고의 수비는 대부분 개인의 수비 역량으로 팀 수비까지 상쇄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수비해야 할 공격자를 놓치면 그것으로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5대5 경기인 농구에서 수비를 혼자만 잘한다는 건 한계가 명확하다. 어떤 수비법을 들고 나오건 코트에 있는 5명의 호흡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공격과 수비에서 선수의 재능으로 농구를 한다는 점이 경복고만이 가진 큰 자산이다. 하지만 농구는 일대일 싸움이 아니다. 코트 위에서 다섯 명이 하는 경기다. 남은 전국대회에서 경복고는 수비 조직력 강화에 많은 신경을 써야만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 사진= 유용우, 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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