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LK
해시태그로 돌아보는 스타이야기
#상명대 최초 신인왕 #미국행 #김시래 #까만 병아리 #반전매력
[점프볼=강현지 기자] 창원 LG 정성우(23, 178cm). 올해 스물 셋. 상명대학교 출신 프로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6순위)로 프로에 데뷔했고, 신인상도 차지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미국으로 스킬 트레이닝을 떠났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그와 해시태그를 주제로 그간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상명대 출신 최초 신인왕
올 시즌 37게임에 나선 정성우는 경기당 평균 21분 21초를 뛰며 4.2득점 1.7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마지막까지 전자랜드 한희원과 신인왕 경쟁을 펼친 결과 정성우는 2월 22일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신인 선수 중 출전 시간 1위, 득점 2위, 어시스트 1위에 오른 그는 상명대학교 출신 최초 신인왕이었다. 시상식이 있기 전, 정성우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승호가 적어준 열 줄이 넘는 수상소감 가이드라인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무대에 오른 그의 수상소감은 짧고 간결했다. “한 번뿐인 상을 받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올해 신인선수들이 많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데 다음 시즌에는 그런 평가를 뒤집는 선수가 되겠다.”
수상에 확신이 없었다는 정성우의 마음은 부담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너무 정신없었고, 온통 ‘내가 이 상을 받기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뿐이었죠. 무대에서 내려오니 형들이 ‘시상식의 주인공은 감독님, 신인 선수, MVP인데 그렇게 짧게 말하면 어떡하냐’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다음 날 긴장이 풀리니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말이에요”라며 못다 한 소감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시상식 이후 여기저기 감사인사를 다니느라 바빴다. 많은 축하 전화가 북새통을 이뤘고, 술자리도 잦았다. 정성우의 소속팀인 LG의 형들도 ‘축하 턱을 내라’는 성화가 이어졌다.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한희원을 0.5씩 막아줬다’라는 게 형들의 말. 휴가 중 정성우는 상금으로 형들을 위해 치킨 회식을 열었다. 모교인 상명대학교를 찾아 후배들에게도 간식도 쐈다. 남은 상금은 고스란히 부모님께 드렸다.
또 하나의 목표를 이뤄 기뻤지만, 정성우의 마음은 무거웠다. “대학교 때 ‘신인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막상 받고 나니 폭탄을 안고 있는 느낌이에요. 앞으로 더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만족스럽기보다 걱정이 앞서요.” 앞으로의 목표를 ‘기량 발전상’으로 설정한 이유도 무거운 마음 때문이었다.
# 미국행
4월 15일, 정성우를 비롯하여 김종규, 최승욱, 한상혁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LG는 비시즌동안 유망주 4인방에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한 단계 성장할 기회를 잡은 정성우는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 배워왔던 것과는 다른 것을 경험할 것 같다. 이번을 계기로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라며 부푼 마음을 드러냈다. 본인에게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 인사도 빼먹지 않았다. “내가 한 뼘 성장하길 바라시며 배움의 기회를 주셨다. 많이 보고 배워서 그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라고 다부진 각오도 덧붙였다.
한 달간 영어권 나라에서 생활할 정성우의 영어 실력이 궁금했다. 정성우의 영어실력은 “딱 기본이에요”라고 답했다. 이어 “읽는 건 잘해요. 쓰는 건 아주 조금 하죠. 그리곤 못해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팀에서는 누가 영어 실력이 좋을까? 바로 한상혁이다. “지금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혁이가 샤크 (매키식)와 카카오톡을 주고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상혁이가 영어를 잘하는 것 같아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상혁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영어책을 집어 들며 농구뿐만 아니라 언어에도 열의를 보였다고. 라스베이거스로 떠난 이들은 한 달간 트레이닝을 받고, 5월 17일에 귀국한다.
# 김시래
정성우는 프로 데뷔전부터 스피드를 잘 활용하는 점과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힘을 가진 김시래(상무)를 롤 모델로 꼽았다. 이어 중·고등학교 때는 양동근(모비스)과 김선형(SK)도 좋아했다고 밝혔다. 이들처럼 ‘상대가 막기 힘든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이며 말이다. 아직 이른 이야기지만 김시래는 오는 2017년 1월 26일 전역을 앞두고 있다. LG가 김시래를 선수로 등록한다면 당장 다음 시즌부터 두 선수가 코트에서 함께 뛸 수 있다. 롤 모델과의 만남에 정성우는 두 가지 마음이 들 것 같다고 전했다. 첫 번째는 ‘주전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것’, 또 하나는 ‘함께 뛰지 못하더라도 김시래의 경기를 꼼꼼히 보고 싶다’라며 함께 코트 위를 누비는 날을 그렸다.
# 까만 병아리
정성우의 이름 앞에 ‘돌격 대장’, ‘까만 병아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수비수를 따돌리며 골밑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올리는 주특기에 돌격 대장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까만 병아리는 프로 데뷔 이후 팬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본인의 수식어에 “돌격대장은 어느 날 기사에서 언급해서 이어진 것 같아요. 까만 병아리는 상혁이가 병아리에요. 근데 저는 병아리 같지 않고, 오골계 같은 느낌이에요.”(하하)
함께 프로데뷔를 한 한상혁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시즌 중에도 두 선수를 보기 위해 학원을 빼먹고 LG의 코트 훈련을 보러 오는 학생들이 많았다. 서로의 인기에 대해 묻자 “(한)상혁이가 워낙 인기가 많아요. 거기에 밀린 분들이 절 좋아해 주는 거 같아요”라며 본인의 인기를 부정했다. 이어 정성우는 “팬들이 종이나 사인볼, 유니폼에 사인을 요청하세요. 그런 곳은 다른 선수들 사인을 같이 받으니 제 사인이 주목받지 못해요. 그런데 어느 날 경기 전에 팬분이 휴대전화에 사인을 요청하셨어요. 근데 이름을 잘못 적은 거예요. 서로 당황했죠. 하하. 근데 경기가 끝나고 지워서 다시 오셨더라고요. 지금은 열 명 정도 이름을 외우고 있는 것 같아요. 실은 제가 짧게 만나도 얼굴은 기억을 잘하는데, 이름은 기억을 잘 못해요”라며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연예계에도 정성우의 까만 이미지와 닮은 사람이 있다. 바로 국민가수 김건모다. 공교롭게도 정성우가 좋아하는 가수도 김건모라고. “대학 때 (이)현석이 형이 잘 놀렸거든요. 별명을 잘 짓고, 사람에 대한 특이점을 발견해서 잘 따라 했어요. 하루는 저보고 ‘건모야, 건모야’라고 부르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라고 했더니 현석이 형이 저보고 김건모를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이상하게 김건모의 노래가 좋아졌어요.” 그리고 정성우는 “그렇게 닮았어요?”라고 필자에게 반문하며 웃었다.
# 반전 매력
“한 시즌 동안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정성우는 구단 행사에 참석하며 그간 받은 팬들 관심에 보답했다. 정성우는 유소년 행사를 비롯해 팬 사인회 등 다양한 비시즌 행사에 참여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처음 가진 정성우는 “시즌 중에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건 경기가 끝난 후 잠시잖아요. 바쁘게 마무리해서 함께하는 시간이 적다고 생각했었는데, 시즌이 끝나고 팬들을 찾아갈 기회가 생겼어요. 행사에 참여하며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팬들이랑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팬분들이 적극적이셨고 덕분에 재밌게 다녀온 것 같았어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평소 본인의 성격에 “낯을 가려서 편한 사람들과 있으면 장난도 치고 하는데, 어려운 자리나 어려운 분이 있으면 말수가 없어져요. 저의 본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에요. 두 살 터울의 형이 있는데, 형은 아쿠아 리스트예요. 수족관을 만들고 꾸미는 일을 하죠. 저와 다르게 사교성도 좋고, 사람 대하는 걸 어려워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소년 팬들을 만난 정성우는 이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불구하고 선수가 아닌 형으로 다가서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계속된 사진 요청에도 정성우는 이들과 장난을 주고받으며 포토타임 시간을 가졌다.
남자답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섬세했고, 특히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정성우의 아기 같은 말투를 팬들은 ‘그의 반전 매력’으로 꼽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효근이와 같은 중학교에 다녔었어요. 대경중을 졸업하고 저는 용산고, 효근이는 대경정보산업고를 갔죠. 한동안 못 보다가 오랜만에 연락했더니 ‘목소리가 왜 그렇게 징그러워졌냐’라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목소리가 콤플렉스가 됐어요”라며 목소리를 콤플렉스로 꼽았다.
BONUS ONE SHOT | 프로필 사진 어떻게 바꾸나요?
인터뷰를 마무리할 때 쯤, 팀내 인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LG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는 단연 김종규다. LG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김종규의 인기는 만약 현재 중·고등학생들에게 투표권이 있었으면 김종규는 창원 시장에 출마해도 될 정도라고. 정성우도 “(김)종규 형은 ‘넘사벽’이죠. 창원에 있으면 경호원이 필요할 정도죠”라며 형의 인기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형들이 인기가 정말 많아요. (기)승호 형, (양)우섭이 형, (김)영환이 형, (유)병훈이 형, (박)래훈이 형…. 모두 인기가 많아요. 외모로 따지면 제가 더 처참해지죠”라며 본인이 인기가 가장 없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급작스럽게 정성우가 “그런데 프로필 사진은 어떻게 바꾸는 거예요?”라고 필자에게 물어왔다. 이어 그는 “사진을 보고 있으면 ‘내가 그렇게 생겼나’ 싶어요. 심지어 주변에서도 사진이 왜 그러냐고 물어요. 바꿀 수 없냐고…”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 ‘정성우’를 검색해 보았다. 프로필 사진은 2013 KB국민은행 농구대잔치 당시 한양대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념으로 촬영한 사진이 되고 있다. 또 다른 포털 사이트는 2015년 8월 점프볼과의 인터뷰 당시 찍은 사진이 프로필로 설정되어 있었다. 순박해 보이기도, 어려 보이기도 한 사진이었지만 프로 데뷔 이후 헤어스타일을 다듬고 말끔하게 나온 사진도 많았다. 데뷔 이후 사진을 보면 볼살이 빠져 한층 성숙해보이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 스포츠 섹션 담당자님! 정성우 선수 사진 좀 더 근사한 사진으로 바꿔주실 수 없나요?
#사진 - 유용우,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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